보령과 HK이노엔 전경(사진=각 사) 서로의 신약을 공동판매하는 보령과 HK이노엔이 1조 클럽 가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지난해 초 국산신약 '카나브'와 '케이캡'을 상호 공동판매하는 계약을 맺은 후 매출이 빠르게 증가한 덕분이다. 양사는 오늘날 '경제 정글'에서 '어제의 적이 오늘의 아군'이 되어 경쟁사와 공생하는 방식의 '신생존전략'을 제대로 활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보령은 지난해 매출이 1조374억원, 영업이익은 722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HK이노엔 역시 지난해 매출 9121억원, 영업이익은 933억원으로 예상된다. 시장 평가대로 두 기업이 모두 매출 1조를 달성한다면, 국내 제약업계에서 9, 10번째 '매출 1조 기업'이 탄생하게 된다. ■보령·HK이노엔의 이유있는 자신감, '적과의 맞손' 양사의 '1조 클럽' 입성 가능성은 지난해 3분기부터 감지됐다. 보령은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이 76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9% 증가했고, 같은 기간 HK이노엔은 누적 매출 6614억원로 전년 동기 보다 9.3% 성장하는 결과를 내놨기 때문이다. HK이노엔의 경우 매출 1조를 달성하기 위해선 4분기에만 3400억원의 매출을 올려야 하지만, 케이캡의 가파른 성장세와 4분기 숙취해소제 매출 등이 실적을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특히 HK이노엔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무려 47.1%(638억원)나 오르면서 시장의 긍정적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양사 비결은 '코프로모션(약 공동판매·마케팅)'에 있었다. 지난해부터 국내 제약업계에서는 판매·영업·마케팅 등 분야에서 협력을 이어가면서 영업력을 보완하는 사례가 활발해졌는데, 보령과 HK이노엔은 실적 상승까지 이끌어내는 데 성공한 것이다. 과거에는 글로벌제약사와 국내 제약사간 협업이 주를 이뤘지만, 국내 제약사간의 '코프로모션'은 동종업종 경쟁사임에도 손을 잡았다는 점에서 결과가 주목되어 왔다. 앞서 보령은 2023년까지 종근당과 공동판매하던 HK이노엔의 P-CAB 신약 '케이캡'의 다음 파트너사로 선택됐다. HK이노엔과 보령의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 제품군을 함께 판매하며 소화기 영역에서 시너지 효과를 내겠단 전략이었다. 그 결과 보령의 카나브 패밀리의 지난해 3분기 매출은 35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1% 늘었다. 특히 케이캡이 포함된 스페셜 케어(급성질환 및 원내의약품 등) 매출은 코프로모션 계약 이후 1분기 622억원, 2분기 763억원, 3분기 809억원으로 꾸준히 성장했다. HK이노엔 역시 지난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 성장세가 눈부셨다. 케이캡은 지난해 1월~11월까지 1777억원의 원외처방실적을 올리면서 2023년 처방실적 1582억원을 일찌감치 뛰어넘었다. 덕분에 HK이노엔은 전체 매출에서 90%에 이르는 비중을 차지하는 전문의약품 사업의 고른 성장세를 견인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보령과 공동판매하는 카나브가 속한 순환기, 당뇨·신장 의약품 합산 3분기 매출도 94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11.7% 증가면서 공동판매 효과를 톡톡히 봤다. 업계 관계자는 "보령과 HK이노엔의 1조 클럽 진입 도전은 국내 제약사 간 공동판매의 좋은 예시로 남을 뿐만 아니라 국산 신약의 상업적인 성과가 점점 커지고 있다는 것이기도 하다"며 "2025년에도 국산신약의 활약이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제약뷰+] '적과의 동침' 선넘은 보령·HK이노엔, '1조 클럽' 축포 쏜다

매출 1조 입성 예고, 카나브와 케이캡 등 신약 공동판매로 매출 증대 효과 '톡톡'

이한울 기자 승인 2025.01.07 09:02 의견 0
보령과 HK이노엔 전경(사진=각 사)

서로의 신약을 공동판매하는 보령과 HK이노엔이 1조 클럽 가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지난해 초 국산신약 '카나브'와 '케이캡'을 상호 공동판매하는 계약을 맺은 후 매출이 빠르게 증가한 덕분이다. 양사는 오늘날 '경제 정글'에서 '어제의 적이 오늘의 아군'이 되어 경쟁사와 공생하는 방식의 '신생존전략'을 제대로 활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보령은 지난해 매출이 1조374억원, 영업이익은 722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HK이노엔 역시 지난해 매출 9121억원, 영업이익은 933억원으로 예상된다. 시장 평가대로 두 기업이 모두 매출 1조를 달성한다면, 국내 제약업계에서 9, 10번째 '매출 1조 기업'이 탄생하게 된다.

■보령·HK이노엔의 이유있는 자신감, '적과의 맞손'

양사의 '1조 클럽' 입성 가능성은 지난해 3분기부터 감지됐다. 보령은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이 76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9% 증가했고, 같은 기간 HK이노엔은 누적 매출 6614억원로 전년 동기 보다 9.3% 성장하는 결과를 내놨기 때문이다. HK이노엔의 경우 매출 1조를 달성하기 위해선 4분기에만 3400억원의 매출을 올려야 하지만, 케이캡의 가파른 성장세와 4분기 숙취해소제 매출 등이 실적을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특히 HK이노엔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무려 47.1%(638억원)나 오르면서 시장의 긍정적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양사 비결은 '코프로모션(약 공동판매·마케팅)'에 있었다. 지난해부터 국내 제약업계에서는 판매·영업·마케팅 등 분야에서 협력을 이어가면서 영업력을 보완하는 사례가 활발해졌는데, 보령과 HK이노엔은 실적 상승까지 이끌어내는 데 성공한 것이다. 과거에는 글로벌제약사와 국내 제약사간 협업이 주를 이뤘지만, 국내 제약사간의 '코프로모션'은 동종업종 경쟁사임에도 손을 잡았다는 점에서 결과가 주목되어 왔다.

앞서 보령은 2023년까지 종근당과 공동판매하던 HK이노엔의 P-CAB 신약 '케이캡'의 다음 파트너사로 선택됐다. HK이노엔과 보령의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 제품군을 함께 판매하며 소화기 영역에서 시너지 효과를 내겠단 전략이었다. 그 결과 보령의 카나브 패밀리의 지난해 3분기 매출은 35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1% 늘었다. 특히 케이캡이 포함된 스페셜 케어(급성질환 및 원내의약품 등) 매출은 코프로모션 계약 이후 1분기 622억원, 2분기 763억원, 3분기 809억원으로 꾸준히 성장했다.

HK이노엔 역시 지난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 성장세가 눈부셨다. 케이캡은 지난해 1월~11월까지 1777억원의 원외처방실적을 올리면서 2023년 처방실적 1582억원을 일찌감치 뛰어넘었다. 덕분에 HK이노엔은 전체 매출에서 90%에 이르는 비중을 차지하는 전문의약품 사업의 고른 성장세를 견인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보령과 공동판매하는 카나브가 속한 순환기, 당뇨·신장 의약품 합산 3분기 매출도 94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11.7% 증가면서 공동판매 효과를 톡톡히 봤다.

업계 관계자는 "보령과 HK이노엔의 1조 클럽 진입 도전은 국내 제약사 간 공동판매의 좋은 예시로 남을 뿐만 아니라 국산 신약의 상업적인 성과가 점점 커지고 있다는 것이기도 하다"며 "2025년에도 국산신약의 활약이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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