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넷마블게임박물관이 정식 개관했다. (사진=넷마블)
슈퍼마리오, 소닉, 스노우 브라더스… 어릴 적 친구 집, 혹은 오락실에서 즐겼던 게임은 누구에게나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다. 다만 공동체 문화가 점차 사라지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더는 접하기 어려운 체험이라는 씁쓸한 현실도 떠오른다.
최근 넷마블문화재단이 개관한 넷마블게임박물관은 이러한 간극을 좁히는 세대 간 통합의 장으로 기획됐다. 박물관에 전시된 각종 콘솔, 게임팩은 우리가 잊고 있던 즐거운 추억을 떠올리도록 하는 한편, 당시 문화를 모르는 젊은 세대들에게도 색다른 체험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성철 넷마블문화재단 대표는 박물관을 "어린이에게는 색다른 재미를 주고, 어른들은 추억을 되새길 수 있는 공간"이라고 소개했다. 게임의 역사와 문화를 전시함으로써 게임이 지닌 사회적 가치를 발견하고, 게임을 통해 미래 세상을 꿈꾸게 하는 공간으로 설계했다는 것이다.
그는 "넷마블의 게임만이 아닌, 게임 전반을 소개하는 게임홍보관에 대한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며 "지난해 유물 구입, 전시 공간 구성을 위한 TF를 구성했고, 마침내 박물관을 완공해 공개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상영관에서는 게임의 역사를 소개하는 영상을 만나볼 수 있다. (사진=김태현 기자)
본격적인 관람에 앞서 입장한 상영관에서는 게임의 역사를 약 4분으로 압축한 영상을 만나볼 수 있었다. 영상은 선사시대의 수렵활동부터 시작해 이집트의 전통 놀이, 중세 유럽의 체스를 게임으로 규정하고, 디지털 기술의 발달과 맞물리는 게임의 발전 과정을 소개했다. 특히 풀 스크린 화면으로 진행되는 화려한 연출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후 전시관의 '게임 역사' 공간에서는 국내외 게임 산업의 발전사를 돌아보며 게임이 문화와 사회에 미친 영향을 체험할 수 있다. 역사의 흐름에 따라 전시된 다양한 소장품들을 살펴볼 수 있었던 점이 인상깊었다.
역사의 흐름에 따라 옛 게임기가 전시된 모습. (사진=김태현 기자)
'게임 역사' 공간은 '인트로시어터', '보이는 수장고', 게임의 역사를 감상하는 '상설 전시'로 구성됐다. 특히 '보이는 수장고'에서는 추억의 옛 게임팩, 기기 등을 앞뒤로 둘러보며 감상할 수 있어 매니아들의 발길을 사로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게임 세상' 공간은 게임 직업, 게임 캐릭터, 게임 음악 등 게임 속 세상을 만들고 움직이는 메커니즘을 경험해볼 수 있는 체험 공간이다. 관람객은 키오스크를 이용해 나에게 맞는 게임 직업을 알아볼 수 있으며, 마리오, 스타크래프트 등 시대별 게임 음악을 들어볼 수 있다.
또 게임이 만들어지는 직업별 과정을 확인할 수 있는 '게임 제작 프로세스', 게임을 직접 플레이해볼 수 있는 '캐릭터 플레이', 게임 사운드의 역사를 들어볼 수 있는 '게임 사운드트랙'도 눈길을 끌었다.
추억의 오락실게임 스노우 브라더스를 플레이 중인 모습. (사진=김태현 기자)
마지막으로 '게임 문화' 공간은 게임 자료를 학습하고 추억의 게임들을 플레이할 수 있는 체험이 담긴 공간이다. 대표적으로 '라이브러리'에서는 다양한 게임 서적과 디지털 자료들을 열람 가능했다.
특히 '플레이 컬렉션'에서는 테트리스, 퐁, 스노우 브라더스 등 시대를 풍미한 다양한 고전 게임이 발길을 붙잡았다. 모든 게임은 무료로 제공되며, 옛 오락실 감성 그대로 투박한 의자가 놓여 있어 마치 90년대로 돌아간 듯한 기분을 느꼈다. 함께 투어를 온 기자 및 관계자들도 게임에 빠져 쉬이 발을 뗄 수 없을 정도였다.
'플레이 컬렉션'에서 다양한 시대의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사진=넷마블)
넷마블에 따르면 '플레이 컬렉션'의 게임 선정 기준은 '세대를 불문하고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넷마블 관게자는 "보다 폭넓은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게임은 때에 따라 교체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넷마블은 향후 각종 기획전을 통해 다양한 전시 방향성을 선보일 계획이다. 첫 역사 전시가 PC게임이었다면, 이후에는 콘솔·모바일 플랫폼으로, 혹은 장르를 바꿔 '게임과 스포츠', '게임과 예술' 등 여러 테마로 확장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 둔 셈이다.
전시를 보다 폭넓게 경험할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도 선보인다. 4월부터 초등학생~대학생까지 참여할 수 있는 심층 프로그램(가칭)이 대표적으로, 관람에 더해 현직에서 일하는 게임 전문가들까지 만나는 자리를 마련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