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불거져 있는 리스크를 다 털어내고 2025년부터 정상 궤도에 진입하겠다.”
지난해 3월 취임한 성무용 IM증권 대표가 한 말이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대한 의존도가 무려 90% 수준까지 치솟았던 비정상에 가까운 수익구조였다. 수천억원대 우발채무로 인한 그림자는 상당히 짙었다.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에 갇힌 직원들 사이에서 반감과 불안감이 새어나오는 건 당연한 이치.
그로부터 정확히 1년 후, 필사적인 노력 끝에 iM증권이 반등의 시그널을 내비치기 시작했다. 허공의 외침 같던 성 대표의 말이 현실로 그려지고 있다.
(사진=성무용 iM증권 대표이사)
■ 턴어라운드 신호탄 쏜 성무용 효과에 지주도 '방긋'
23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iM금융지주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대비 27.93% 증가한 1429억원 수준으로 전망된다. 특히 지방금융지주 3사(BNK, JB, iM) 중 유일한 성장이란 타이틀도 고무적이다.
실적의 희비를 가른 요인 중 하나는 바로 충당금을 통한 부동산 부문의 리스크 완충 장치 마무리 여부였다. iM증권은 지난해 3060억원 규모의 충당금을 쌓으면서 1630억원이라는 역대급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지주 전체 실적에도 영향을 미치며 지난해 iM금융지주의 영업이익 역시 전년대비 반토막 수준인 2634억원에 그쳤다.
성 대표는 취임 직후 내부 통제 시스템 재정비부터 연말 리테일 구조조정까지 조직 전체를 훑는 수술에 나섰다. 후순위와 브릿지론 등에 집중돼 있던 PF 규모를 대폭 줄이고 자기자본 대비 우발채무를 50%대까지 낮췄다. 부동산 뿐만이 아니다. 기업금융(IB), 리테일, 홀세일 모든 사업 부문에서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한 구조로 체질을 바꿔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부동산 대출 중개 및 주선 업무도 시작했다.
혹독한 겨울이 지나고 올해 1분기 iM증권에도 드디어 봄이 찾아왔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iM증권은 1분기 별도기준 250억원 이상의 당기순이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올해 내부적으로 세운 영업이익 1000억원, 당기 순이익 800억원을 달성하기 위한 첫 단추로서도 고무적인 성적표다.
특히 지난해에 이어 채권 운용 수익은 실적 개선에 든든한 버팀목이다. 1분기 주식시장이 변동성 장세를 보이며 부침을 겪었지만 채권 시장이 상대적으로 안정된 흐름을 보이며 운용 수익확대에 기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 '만년 과제' 리테일 혁신, 조직문화 되살리기도 '집중'
리테일 부문 혁신도 진행 중이다. 매년 200억원 안팎의 손실을 안겼을 정도로 리테일 부문은 iM증권에게 만년 과제였다. 리테일 시장에서 국내 중소형사의 한계, 디지털화로 인한 지점 축소 흐름 등에 맞물린 현실 극복을 위해 성 대표는 지난해 말 전국의 지점을 11개로 통폐합함으로써 메가센터 체제로 뜯어고쳤다.
동시에 공동 영업이라는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했다. 일반적으로 개인 역량에 따라 성과를 창출하고 평가받는 것과 달리 2~3명의 직원들이 함께 움직이는 공동 영업 체제를 통해 영업 추진력과 성과 향상을 만들어내겠다는 게 성 대표의 복안이다.
아직까지는 적응 중이다. 그럼에도 서서히 나타나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장 먼저 느끼는 것 역시 내부 조직원들이다. iM증권 한 관계자는 “사내 게시판을 통해 영업활동 내용이나 새로운 영업 아이디어를 올리기도 하는데 각 센터에서 재미있는 방식의 마케팅 후기 등을 공유하기도 한다. 전체적인 분위기가 함께 고조되는 효과가 있다”고 전했다. 수동적이었던 영업 방식을 능동적으로 바꾸면서 효율적인 마케팅 방안을 고민하는 직원들도 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공동 영업 자체가 새로운 형태의 방식이다보니 직원에 따라 적응이 필요한 요소들도 있고 성과 체계 등 동기부여 차원에서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리테일 혁신 노력은 지속돼야 하는 부분이지만 이를 제외하고 본다면 1분기 긍정적 실적이 나오면서 조직 전체 분위기가 확실히 달라졌다”면서 “올해부터 본래 iM증권의 조직 문화를 되살려서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방향으로 가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성 대표 역시 이 같은 조직의 분위기를 감지하고 있다. 최근 직원들에 대한 승진 인사 규모를 예년보다 확대한 것 역시 조직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사기를 진작시키겠다는 성 대표의 의지 표현이기도 하다.
‘최악의 PF 하우스’라는 불명예를 딛고 본격적인 턴어라운드의 신호탄을 울린 iM증권은 2025년 정상화 고지에서 웃을 수 있을까. 성 대표를 해결사로 점찍었던 지주 역시 그의 손 끝에 시선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