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이후 대한민국의 권력자들은 통상, 국방, 외교, 안보 등 글로벌 정책에 화이부동(和而不同), 준조절충(樽俎折衝)의 두 사자성어를 시대정신의 근본 이념철학으로 새겨야 한다. 그래야만 글로벌 경쟁시대에 대비하며 생존번영할 수 있다.
화이부동(和而不同)은 기원전 500여년전 공자(孔子)의 논어(論語) 편에 "남을 이해하기 때문에 함께 잘 어울리 수 있지만 그렇다고 소신없이 그저 남이 하는 대로 따라 하지 않는다"는 말로 화합하지만 정체성을 가지라는 의미를 가진 용어이다.
또 300년 경 동진(東晉) 시기 정치가 장화(張華)의 준조절충(樽俎折衝)은 "술잔과 적대(炙臺, 고기 담는 그릇)로 적의 충차(衝車)를 꺾어 버리다"는 의미로 '무력을 사용하지 않고 술자리에서 외교 협상을 통해 적을 이기는 것'이라는 뜻이다. 무력대신 협상과 전략으로 갈등을 해결하는 능란한 외교술을 비유하는 말이다.
글로벌 미래시대의 지도자들은 강대국과의 외교통상 협상에서는 이 두 사자성어를 근본이념으로 염두해 두어야 한다. 절대 "국가를 위해서는 흐트러짐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왜 대한민국은 강대국 사대주의자들에 의해 상대국에게 이익이 되는 행위를 할까. 탄핵정국의 최근 들어서도 친일, 친미, 친중 고위인사들은 자국의 이익에 우선해야 함에도 그들 특정국가의 편에 서서 그들 나라의 의중에 동조하는 듯한 행동을 보여 줄까.
이는 보는 국민에 따라서는 상대국의 이익을 위한 밀정처럼 보이기도 한다. 결국 국가에 큰 화를 부르기도 한다. 그런데 상대국의 친한 인사들은 우리나라는 안중에 두지를 않는다. 이러한 현상은 권력자들이 국가와 국민을 우선하는 정책을 펼치기보다, 자기 사익에 우선시 하는 국가 왜곡주의적 이념주의에서 그 근거를 찾을 수 있다. 이러한 이념이 '어디에서 왔으며, 어떻게 생성돼 왔는가, 무엇을 위한 이념이며, 누구를 위한 이념인가'에 대한 내용을 역사적 관점에서 살펴보기로 하자.
대한민국 정치주변에서 사용하는 보수주의와 진보주의, 자유주의 그리고 좌익과 우익 등 이념에 대한 기본적 이념을 정리해 볼 필요성이 있다.
첫째, 보수주의(保守主義, Conservatiosm)는 급격한 변화를 반대하고 전통의 옹호와 현상유지와 점진적 개혁을 주장하는 사고방식을 실현하는 이념이다. 보수주의의 가치는 현 사회체제에서 변화를 최소한으로 하여 안정성을 우선시하고, 기존 사회의 틀 내에서 점진적인 개혁과 변화를 허용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보수주의 정당 역사는 '자유당-공화당-민주정의당-민주자유당-신한국당-한나라당-새누리당-국민의 힘'으로 이어진다. 이들 정당은 이념의 흐름이 아닌 친일정권, 독재정권, 구테타 군사정권, 부패정권, 검찰친위정권, 탄핵정권 등으로 이어오다 마침내 반국가적 극우세력으로 변모하기에 이르렀다.
둘째, 진보주의(進步主義, Progressivism)는 기존정치·경제·사회체제의 변혁을 통해 변화를 수용해 나가려는 이념이다. 진보는 상대적으로 자율성, 경제적 평등이라는 가치를 옹호하고 있지만, 우리나라 진보주의는 빨갱이, 종북주의로 묘사되면서 이에 대한 반감인식이 강해 스스로 진보주의, 혹은 평등주의 가치로 공동체주의를 표방하기도 했다.
우리나라 진보주의 정당은 민주당이 진보주의 계열로 분류되기도 한다. 그 역사는 '민주당-신민당-신한민주당-평화민주당/신민주연합-민주당-새정치국민회의-새천년민주당-열린우리당-대통합민주신당-통합민주당-민주통합당-새정치민주연합/더불어민주당'으로 진보주의 정당으로 대표성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는 민중의 항쟁 시대로부터 뿌리돼 내려오고 있다. 200여년전 1862년(철종 13)의 임술민란(壬戌民亂)과 1894년의 동학농민운동으로부터 시작해, 3.1반일운동과 인권과 민주화 운동인 4.19 항쟁, 그리고 유신반독재운동, 5.18(광주)민주화의거, 6.29항쟁과 반인권, 반헌법적 행위로 자발적 국민들에 의한 촛불항쟁, 빛의 항쟁 등으로 이어오며 국민주권 정당으로 발전해 오고 있다. 그 정당의 발자취를 보았을 때, 민주당은 진보정당이 아니고 오히려 보수정당으로 구분되어진다. 현재 진보정당은 녹색정의당, 사회민주당, 진보당, 페미니즘당, 기본소득당 등이 정치세력화해 그 맥을 이어가고 있다.
셋째, 자유주의(自由主義, Liberalism)는 규범에 얽매이기 보다는 개인의 사회적 활동의 자유를 더 추구하는 정치적 사상이며, 자유를 최상의 정치·사회적 가치로 삼는 사회철학적 이념이다. 자유주의는 개인의 자유를 지지하는 사상이며, 어떤 권력자로부터 받는 부당한 지배나 억압, 차별, 견제, 방해 등으로부터 해방을 추구하는 사상이며,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도 않고, 피해를 받지도 않는다. 질서 안에서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개인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고 또한 경제적 자유주의, 즉 시장경제와 경쟁을 통해 경제성장과 소득증대를 가져다주는 주의이다.
넷째, 좌익과 우익(left-right spectrum) 또는 좌파와 우파로 불리기도 하는 이념은 정치적 스펙트럼의 일종이다. 좌익과 우익은 본래 친민중과 친귀족이었지만, 대체로 가난한 사람들의 편에 서는 입장을 좌익, 부유한 사람들을 옹호하는 입장을 우익이라고 했다. 우익이라 하는 보수는 기존의 사상과 시스템을 옹호하며, 좌익이라는 진보는 새로운 사상과 시스템을 선호한다고 한다.
그런데 현대국가에서 좌익과 우익구분없이 경제적 자유와 사회질서의 유지를 지지하며, 경제적 평등을 위한 정부의 개입과 사회의 진보를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좌익과 우익개념은 명확하게 정의하기 어렵고, 현실적으로 구분할 수 없다. 이는 민주와 자유를 표방하는 현재는 좌익과 우익 모두가 국민 속에 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우리나라 정당이념에는 보수주의도 진보주의도, 자유주의도, 좌익도 우익도 없었다. 단지, 통치자의 편의주의, 주관적 의지에 따라 보수도, 진보도, 자유주의도, 좌익도, 우익도 됐다. 그러나 한가지 사실은 국민들은 보수를 참칭하는 그들에게 속아 피를 흘리며, 죽음도 불사하며 나라를 지켜냈으며, 사익추구의 극우로 변한 극우 보수주의자들에게 빨갱이로, 좌파로, 용공으로 내몰리며 이 땅의 모든 국민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켜냈다.
우리는 위에서 언급한 여러 가지 이념이 필요하지 않고, 국가와 국민을 대표할 수 있는 실사구시 실용주의 이념을 추구해야 한다. 이와 같은 이념에 대해 옳고 그름이 없이 시대환경 변화에 따라 국민을 위한 스펙트럼으로 변동하며, 이념적 의미나 맥락은 다를지라도 같은 방향으로 향해가는 우리에게 나침판의 역할을 해야 한다. 제 이념에 대해 학자나 정치인들이 저마다 해석을 달리하고, 사용할지라도 국민을 향한 본래의 의미를 정확하게 확장시켜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는 실용주의 노선을 견지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우리는 극우보수주의자들에게 뭇매를 내릴 때가 됐다. 그들은 친일매국, 군사독재, 검찰독재, 사법반란자들이 보수주의 역할을 대신했으며, 보수주의 탈을 쓰고 특정진영을 선동하며 사익을 추구하는 반국가적 엘리트 파시스트화됐기 때문이다.
보수적 극우주의자들이 개방, 개혁적 글로벌 시대에서 국가이익에 얼마나 역행했는지 그 과정을 보면 알 수 있다. 미국과의 자동차협상, 한미 FTA, 소고기협상, 사드배치, 반도체법, 인플레이션감축법,(IRA) 고율관세정책, 방위비인상 등과 일본의 한국침탈, 68한일협상, 역사교과서왜곡, 강제위안부문제, 일제강제노역동원, 독도주장, 수출규제, 지소미아, 소녀상, 극우의 혐한, 후쿠시마원전오염수 방류 문제, 중국의 마늘협상, 일대일로, 동북공정, 한한령으로 한류금지, 요소수수출금지, 한국제품수입금지, 단체관광객 제한(사드배치) 등 셀 수 없는 이 모든 조치들이 모두 일방적 조치였다는 것이 너무 슬픈 현실이다.
그런데 왜 역사적으로 사대주의적 지도자들은 우리나라 이익보다는 그들 국가의 이익만을 대변하며, 화이부동하지 않는 촌극을 우리나라에서 벌이고 있는가. 혹시 400여 전,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정묘호란(1627)과 병자호란(1636)과 을사조약(1905.11)을 잊었기 때문이 아닐까. 이제 우리는 치욕적인 역사를 잊지 말아야 한다.
주변 강대국 등과의 원만한 통상, 외교, 안보관계를 위해 윈-윈 협상 또는 51-49 협상, 최소한 49-51 협상전략을 수립해야 그들과 공존하며 생존할 수 있다. 특히, 미국과 중국 등 강대국들의 패권전쟁 속에서 대응해야 하는 방법으로 화이부동(和而不同), 준조절충(樽俎折衝)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우리나라가 글로벌 선진국가로 성장하기 위해서 주변국과 적대적 관계보다는 상호실용적 관계로 접어들었을 때, 경제성장을 할 수 있다. 특히 국민과 정부, 기업 그리고 생산과 소비 그리고 시장, 사용자와 노동자의 순환활동이 균형이 잡혔을 때, 국가의 안정적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
이제 우리나라는 민주적 자유가치를 실현 할 수 있는 실용적 이념이 필요하다. 그 이념이 보수든 진보든, 우익이든 좌익이든, 자유주의든 신자유주의든 구별없이 국가의 항구적 평화와 이익을 위해서라면 모두 한곳을 바라보아야 한다. 그 것은 태평성대의 대한민국으로 나아가기 위한 이념이다. 따라서 대한민국의 지도자는 매우 스마트해야 하며, 균형잡힌 상태로 유능해야 한다. 그리고 글로벌 환경변화에 대한 습득력이 매우 빨라야 한다.
■이제홍 교수는 조선대학교 대학원장, 경상대학장, 무역학과 교수로서 학문을 연구하고, 30여년간 후학을 양성하는 위치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국제e-비즈니스학회장, 한국통상정보학회장, 한국무역학회부회장, 무역금융보험학회 편집위원장 등의 경험을 토대로 한국무역의 글로벌 위상을 높이고, 한국경제성장의 성장기틀의 초석을 마련하고 있다. 부존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는 무역의존도가 매우 높아 물적, 인적, 기술적, 문화적 글로벌화가 필수 요건이 되고 있다. 이와 관련한 글로벌 제반 담론을 리뷰형식으로 논의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