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전 세계적으로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사업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CDMO기업들이 전문성을 강화를 통해 글로벌 제약사들과 잇달아 수주계약을 체결하며 세계무대를 휩쓸고 있다.

11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매출 상위 20개 의약품 중 다수가 3~5년내 특허 만료를 앞두고 있어 바이오시밀러 등의 개발-생산 경쟁이 치열해 지는 가운데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롯데바이오로직스, 에스티팜 등이 수주를 늘리며 글로벌 시장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유럽·아시아 소재 제약사와 3억1957만 달러(약 4405억원) 규모의 CMO 계약 2건을 체결하며 연간 누적 수주 금액 3조원을 돌파했다. 1월 첫 계약을 시작으로 미국·아시아·유럽 등 글로벌 전역에서 신규 수주를 이어가며 5개월 만에 전년도 연간 수주 금액(5조4035억원)의 60%를 넘어서는 3조2525억원의 수주 실적을 기록했다. 이로써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에만 공시 기준 총 4건의 신규 계약을 체결하며 글로벌 제약업계에서 한국 CDMO에 대한 신뢰도를 입증했다.

또한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시밀러 사업 부문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인적분할 방식으로 분리하겠다고 발표했다. 10월부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CDMO 전문 기업으로 새 출발하게 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분할을 통해 이해상충 문제를 해결하고 위탁생산(CMO)과 위탁개발(CDO)에 집중해 전문성을 극대화함과 동시에 주주 가치를 제고하겠다는 판단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22년 뉴욕주 시러큐스에 있는 BMS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장을 약 2080억원에 인수해 대규모 항체의약품 생산 역량을 확보했고 국내에서도 인천 송도에 2030년까지 총 36만리터 규모의 항체의약품 생산능력을 갖출 계획이다. 지난달에는 아시아 바이오기업과 ADC 임상시험용 후보물질 생산 계약을 체결하며 출범 이후 첫 수주를 달성했다. 또한 미국의 생물보안법과 관세 문제 등 국제 정세 변화가 미국 내 생산 거점을 보유한 롯데바이오로직스에게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업계 분석도 나오고 있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12월 자회사 셀트리온바이오솔루션스를 신설하고 바이오의약품 개발부터 생산까지 원스톱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하고있다. 셀트리온은 수년간 바이오의약품을 직접 생산하며 축적된 노하우와 설비 역량을 바탕으로 CDMO 시장 내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서정진 회장은 2031년 최대 3조원 매출 달성이라는 야심찬 목표를 내세웠다.

올리고핵산치료제 원료 의약품 CDMO 분야에 특화된 기업인 에스티팜도 연이어 글로벌 수주를 따내며 시장에서 약진하고 있다. 에스티팜은 지난 9일 유럽 소재 글로벌 제약사와 1489만 달러(약 203억원) 규모 저분자 신약 원료의약품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또한 지난 4일에는 미국 바이오텍과 약 183억원(1328만달러)의 올리고핵산 치료제 원료의약품 공급계약을 맺었다. 이 공급계약은 앞서 올해 3월 이뤄진 계약의 2026년 1차 공급 물량에 추가된 건이다.

에스티팜의 수주잔고 역시 가파르게 늘고있다. 지난해 말 약 2320억원(1억6933만달러)에서 현재 약 4079억원(2억9779만달러)로 76% 증가했다. 올리고핵산치료제는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하거나 단백질 생성을 억제해 질병을 치료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에스티팜은 올리고핵산치료제의 기본 단위인 모노머를 자체 기술로 합성할 수 있는 기업으로 전 공정 수직계열화를 통해 생산 효율성과 품질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시장이 성장하면서 기존 CDMO 기업 외에도 많은 기업들이 CDMO 시장에 진출할 전망"이라며 "경쟁이 치열해지는 만큼 각 기업들의 전문성 강화와 대규모 투자가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CDMO 시장은 2030년 기준 438억 5000달러(약 61조 7054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