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오피스텔 임대차 시장에서 '전세의 월세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전세가격이 하락한 반면 월세와 월세보증금은 오르고 전월세 전환율도 상승하고 있다. 낮아진 예금금리까지 겹치면서 임대인은 월세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월세 비중은 70%를 훌쩍 넘어서며 주거비 부담이 점점 커지는 모습이다.

30일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올해 6월 수도권 오피스텔 임대차 계약 중 월세 비중은 72%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이 75%, 경기도가 71%, 인천은 62%로 모두 월세 계약이 전세를 크게 웃돌았다. 특히 인천은 1년 전 같은 기간 대비 월세 비중이 8%포인트 늘며 증가폭이 가장 컸다.

수도권 오피스텔 월세 거래 비중. (자료=부동산R114)


임대차 구조의 변화는 가격에도 영향을 미쳤다.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수도권 오피스텔 평균 전세가격은 작년 6월보다 0.3% 하락했지만, 월세보증금은 0.2%, 월세는 2.1% 각각 올랐다. 이는 전세 수요가 줄며 가격이 조정된 반면 상대적으로 월세 수요는 유지되거나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월세 상승폭은 소형 면적대에서 두드러졌다. 서울에서는 전용면적 40~60㎡ 오피스텔의 평균 월세가 2만6000원 올랐고, 경기도도 유사 면적대에서 1만6000원 상승했다. 인천은 대형(84㎡ 초과) 오피스텔이 2만5000원, 초소형(40㎡ 이하)도 2만1000원 올라 평균 1만9000원의 상승폭을 보였다.

수도권 오피스텔 평균 월세가격 (자료=부동산R114)


전월세 전환율도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6월 기준 수도권 오피스텔 전월세 전환율은 6.30%로 지난해 9월 6.06%에서 지속 상승하고 있다. 반면 기준금리 인하 영향으로 예금금리는 같은 기간 연 3.41%에서 2%대 초반으로 낮아졌다. 이는 전세보증금을 예치해 얻는 이자보다 월세 임대 수익이 유리해진 환경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경우 월세 전환 확대에 따라 주거비 부담이 장기적으로 더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아파트 전세 수요가 억제된 상황에서 오피스텔로 임차 수요가 옮겨갈 경우는 소형 오피스텔 중심으로 월세 상승세가 가팔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부동산R114 백새롬 책임연구원은 "임대인 입장에서는 낮은 금리 환경에서 전세보다 월세가 더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며 "향후 월세 강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이에 따라 세입자의 주거비 부담도 점점 더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