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 디타워 돈의문 사옥. (사진=DL)
DL건설에서 추락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포스코이앤씨 사망사고 이후 불과 며칠 만에 또 대형 건설사 현장에서 근로자가 숨지는 추락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번 사건을 직접 보고받고 12일 국무회의에서 산재 방지 대책 강화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대형 건설사의 잇단 사망사고가 사회적 파장을 키우는 가운데, DL건설은 임원 전원 사표, 전 사업장 작업 중지 등 초강수 대응에 나섰다.
■ 안전고리 없이 진행?…"안전장비 지급해, 아직 수사중"
11일 DL건설, 경찰 조사 등에 따르면, 사고는 지난 8일 DL건설이 시공 중인 의정부 'e편한세상 신곡 시그니처뷰' 공사 현장에서 발생했다. 하청업체 소속 50대 근로자가 18층 외벽에 설치된 그물망을 해체하는 과정에서 일부가 6층에 걸리자 이를 해소하려고 내려갔다가 지지대가 갑작스럽게 무너졌고, A씨는 6층 높이에서 추락해 숨졌다.
당시 A씨는 추락 방지를 위한 안전고리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로 알려졌다. 경찰은 현장소장 등 관계자들을 상대로 과실 여부를 조사 중이다. 고용노동부도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DL건설은 11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이번 사고로 안타깝게 유명을 달리하신 고인께 깊고도 무거운 애도의 뜻을 표하고, 유가족분들께도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사고 직후 모든 현장의 작업을 즉시 중지하고, 전사적으로 긴급 안전점검을 실시해 안전이 확실하게 확인되기 전까지는 작업 중지를 해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DL건설 관계자는 "안전 대비와 안전 장비는 철저히 하고 있고 현장에도 마찬가지로 안전 장비를 지급했다"면서 "안전고리를 착용하지 않았다는 부분은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어서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작년도 그렇고 올해에도 사망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고 안전에 신경을 쓰고 있었는데 이번에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 DL건설, 임원 전원 사표 제출…"사즉생 각오로 안전 확보"
DL건설은 임원 전원이 사표를 제출했다. 또 안전이 완전히 확보되기 전까지 작업을 재개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DL건설은 대표이사와 CSO(최고안전책임자)를 포함한 전 임원, 팀장, 현장소장이 자발적으로 사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이를 사즉생의 각오로 표현하며 안전 확보를 위해 직책과 명운을 걸겠다고 했다. 향후 본사와 현장별 안전결의대회를 순차적으로 개최해 전사적인 안전문화 확립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 李 대통령 고강도 대응 발언 주목돼…12일 국무회의서 다룰 예정
이번 사건은 불과 일주일 전 포스코이앤씨에서 발생한 사망사고 이후 터져, 정부의 대응 강도는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앞으로 모든 산재 사망사고는 최대한 빠른 속도로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하라"고 지시하며 국무회의에서 고용노동부로부터 산재 예방 사전, 사후 조치 현황과 향후 계획을 보고받기로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이 언론 보도를 통해 뒤늦게 사고를 인지하는 사례를 줄이고 보고 체계를 상시화하려는 조치"라며 "산재를 획기적으로 줄이겠다는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했다.
한편 DL그룹은 이번 건설 현장 사고뿐 아니라 화학 계열사 DL케미칼의 대규모 유상증자 결정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DL케미칼은 여천NCC 유동성 위기 해소를 위해 약 2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하기로 하면서, 공동 투자자인 한화와 사업 운영 실패의 책임 공방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