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 일봉차트(키움증권 HTS 캡처)
라이프자산운용이 KCC에 보유중인 삼성물산 주식에 대한 활용 계획을 요구하는 공개 주주서한을 발송했다. 삼성물산 지분 보유목적을 '경영참여'로 공시한만큼 이에 부합하는 구체적인 주주활동 계획도 요구했다.
라이프자산운용은 25일 KCC 이사회와 경영진에 공개 주주서한을 보내 삼성물산 주식에 대한 활용 계획을 공시할 것을 요구했다.
전일(24일) KCC는 공시를 통해 자기주식 활용 계획을 밝혔다. KCC가 보유한 자기주식은 153만 2300주로 발행주식총수의 17.2%다. 이중 88만 2300주(9.9%)는 EB로 발행하고 30만주(3.4%)는 사내근로복지기금에 출연하며 나머지 35만주(3.9%)는 소각할 계획이다.
라이프자산운용은 기본적으로 자기주식을 기초로 하는 EB 발행이 재무적으로는 적절한 판단으로 보고 있다. 무이자 EB를 발행해 2019년 모멘티브(Momentive) 인수로 불어난 차입금을 줄여 이자비용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자기주식 활용 계획과 더불어 KCC가 보유하고 있는 삼성물산 주식에 대한 활용 계획도 함께 공시됐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KCC가 보유한 삼성물산 주식은 2025년 상반기말 기준 1700만 9518주(지분율 10.01%)로 24일 종가 기준으로 가치를 따지면 3조 2947억원에 이른다. KCC의 시가총액(3조 2702억원)을 웃돌 정도다.
라이프자산운용은 EB 발행이 차입금 부담을 줄이려는 취지였다면 자기주식보다 비핵심·저수익 자산을 먼저 활용했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오랫동안 수익 기여가 제한적이었던 삼성물산 주식을 기초로 EB를 설계할 수 있었지만 자기주식을 먼저 활용하면서 시장에 충격을 줬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KCC가 HD한국조선해양 주식을 기초로 8496억원 규모 EB 발행 계획을 공시한 7월 3일부터 10영업일간 KCC 주가는 23.2% 상승했다. 시장이 우호적인 반응을 보인 것이다. 하지만 자기주식을 기초로 EB 발행 계획을 공시한 전날(24일)에만 장중 17.0% 하락했으며 11.8% 하락한 채 거래를 마쳤다.
라이프자산운용은 KCC가 본업만 고려해도 5조원 이상의 가치를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 3조원이 넘는 삼성물산 주식을 모두 처분하면 KCC의 가치는 8조원까지도 이를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에 더해 라이프자산운용은 공개 주주서한에서 만약 KCC가 삼성물산 주가가 낮아 활용을 유보했다면 KCC가 판단하는 삼성물산 주식의 적정가치와 그 근거를 제시할 것을 요구했다. 또 KCC가 장기간 삼성물산에 투자하면서 얻은 실익이 불투명하고, 과도한 지분에 대한 보유목적을 ‘경영참여’로 명시하고 있는 만큼 적극적인 주주활동 계획도 제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강대권 라이프자산운용 대표는 “KCC의 이번 자기주식 처분 계획이 시장에서 부정적 평가를 받았지만 현재 시가총액보다도 큰 비핵심 자산인 삼성물산 지분에 대한 활용 계획을 밝힌다면 시장의 신뢰는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며 “주주서한에서 밝힌 제안에 대한 이사회 논의 결과와 향후 일정을 조속히 공유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