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하반기 전세계 증시를 휩쓸었던 화두는 'AI 버블론'이었다. 인공지능(AI) 기업들이 주식시장에서 과도한 기대와 쏠림을 받고 있다는 주장에 많은 이들이 공감했고, 오라클과 오픈AI는 과잉투자 주체로 시장에서 외면 받았다. 심지어 일각에선 지금의 AI를 과거 실체가 없었던 닷컴 버블에 빗대며 걱정하기도 했다. 이에 2026년 증시 전문가들은 대부분 증시 상승을 예측하면서도 AI 관련 기업보다 그 대안 찾기에 주력하는 이들도 상당수다.
이런 분위기와는 달리, 미국 현지시간으로 2025년 12월 30일 일론 머스크는 자신의 X 계정을 통해 추가적인 데이테센터 확장을 확장하기 위해 세번째 건물을 매입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해당 트윗에서 이번 매입으로 xAI의 훈련 컴퓨팅 용량은 거의 2GW에 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출처> 일론 머스크 X 계정
xAI는 멤피스에 '콜로서스'로 알려진 거대한 AI 데이터센터 건물 하나를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인근 부지에 '콜러서스 2'라는 두번째 건물을 짓고 있다. 그런데 두번째 시설이 아직 완공되지도 않았는데, 세번째 건물을 위한 부지를 확보한 것이다. 심지어 이번 매입은 선제적 부지 확보을 넘어, 당장 연내 데이터센터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참고로 해당 부지에 현재 창고가 있는데 이를 전환할 계획이다. 이 창고는 콜로서스 2 인근에 있고, 인근에 건설 중인 천연가스 발전소와 가깝다. 추가 전력공급원 접근도 용이해 데이터센터에서 가장 중요한 전력 공급이 수월한 위치다.
xAI가 짓는 콜로서스는 막대한 대규모 투자비가 든다. 콜로서스 2 시설에 엔비디아 GPU 55.5만개가 설치될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GPU 구입비용만 약 180억 달러 수준이다. 데이터센터를 짓기 위해선 이 금액에 서버와 냉각 시스템 등 관련 장비 비용과 부동산 비용이 추가되니 총 규모는 이보다 훨씬 더 커질 것이다. 이번에 새로 짓는 세번째 데이터센터도 정확한 규모가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역시 막대한 투자비가 들어갈 것이 분명하다.
xAI는 데이터센터 건설과 운영 면에서도 이미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회사다. 현재 가동 중인 콜로서스는 2025년 2월 15만개 이상의 GPU를 99%의 가동률을 유지하는 대규모 운영을 시작했다. 이를 달성하는데 소요된 시간은 불과 넉달이었다. 24개월이 걸릴 것이란 업계 예상을 크게 앞선 것. 반도체와 인공지능 전문기관인 세미애널리시스는 2025년 12월 31일 자료에서 "xAI의 이런 놀라운 성과는 에너지 전략을 중심으로 한 여러 혁신 덕분"이라면서, "AI연구소들이 기가와트급 데이테센터 건설에 경쟁하는 이 시대에, 속도는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핵심 요소"라고 전했다. 회사 측은 100만 개의 GPU를 목표로 하는 로드맵을 갖고 있는데, 아직까지 이정도 규모와 속도로 데이터센터를 구축한 기업은 없다.
<출처> xAI
xAI의 인공지능(AI) 모델 경쟁력도 우리가 흔히 세계 최고로 인식하는 오픈AI와 구글의 제미나이에 필적한다. 이는 실리콘밸리의 저명한 투자자 중 하나인 게빈 베이커가 2025년 12월 9일 유명 팝캐스트 'Invest Like The Best'에서 공개된 영상에서 직접 언급한 내용이다. 그는 "인공지능(AI) 최전선은 OpenAI, Gemini(Google), Anthropic, xAI 등 4개 연구소가 명확히 주도하고 있으며,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과 같은 거대 기업들이 막대한 자금을 투입했음에도 이들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xAI가 블랙웰 기반으로 훈련된 최초의 인공지능(AI) 모델을 업계에서 가장 빠른 2026년 초에 출시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향후 저비용 생산자로 부상하면서 구글의 전략을 위협할 것"이라 전망했다.
이처럼 xAI는 단순히 일론 머스크가 운영하는 인공지능 회사가 아니라 이미 데이터센터 구축과 운영 및 인공지능(AI) 모델 모두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가졌다. 이런 회사가 지금 두번째 데이터센터 건설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세번째 데이터센터 부지를 마련하고 연내 마무리하기 위해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xAI는 지금 없는 돈을 쥐어짜내면서 전력으로 투자하고 있다. xAI는 지난 2025년 7월 주식투자와 대출 형태로 100억 달러의 자본을 조달했고, 이후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인 PIF를 비롯한 투자자들과 추가로 200억 달러 조달을 위한 협상이 진행 중이다.
이처럼 xAI와 이를 이끄는 일론 머스크는 인공지능(AI) 버블론을 우려하는 시장의 시선과 달리 진심으로 당장 큰 돈을 모아서 투자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는 또다른 빅테크 중 하나인 마이크로소프트가 그동안 인공지능(AI) 투자에 적극적이다가 오픈AI와 갈등이 발생한 뒤 2025년 들어서 다소 속도조절을 하는 것과 대비된다. 사실 마이크로소프트의 이런 행보가 월가를 비롯한 시장의 우려를 촉발한 측면도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월가의 우려가 맞을지 xAI와 일론 머스크가 맞을지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필자는 xAI와 일론 머스크에 손을 들어주고 싶다. 미국 시장에서 2026년 첫 거래일(단 하루이긴 하나) 주가도 xAI와 필자의 생각에 부합하는 종목들(마이크론, 블룸에너지, 버티브 홀딩스, 루멘텀 홀딩스, 시네나 등)이 강세를 보였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 서병수는 미래에셋, 하나증권 등 국내 증권사와 자산운용사에서 주식투자와 관련된 애널리스트와 매니저로 근무했다. 특히 최근 수년동안 주식투자시 국내기업을 넘어 글로벌 기업과 투자자 관점에서 시대를 관통하는 큰 흐름을 찾아내, 그에 부합하는 투자 대상을 선별하는데 노력해 왔다. 이 같은 성과물은 2024년 발간한 '2025년 AI슈퍼사이클이 온다' 책을 비롯해 언더스탠딩, MBC, KBS 등 다수 방송과 유튜브를 통해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