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 기기 착용한 트와이스 (사진=KT뮤직 제공)
1995년, 전 세계적으로 히트를 친 영화 ‘쥬만지’의 속편이 최근 개봉했다. 보드게임에서 비디오게임으로 매체만 바뀌었을 뿐 두 작품 모두 가상현실(Virtual Reality, 이하 VR)을 다룬다. 20여 년 전에도 가상현실이라는 단어는 빈번하게 사용되고 ‘매트릭스’ ‘토탈리콜’같은 영화가 등장할 정도로 우리에게 익숙한 존재였다. 다만 과거엔 이 세계가 상상에 불가했다면 현재는 기술의 발달로 직접 체험이 가능하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다. 영화는 결국 현실이 됐다. 점점 확장되어 가고 있는 VR 시장을 짚어봤다. -편집자주-
[뷰어스=한유정 기자] VR 콘텐츠가 대중문화 속에도 침투했다.
지난해 방영된 Mnet ‘프로듀스 101 시즌2’의 후폭풍은 어마어마했다. 11위안에 들어 데뷔한 워너원을 비롯해 MXM, JBJ, 레인즈 등 파생팀들까지 주목을 받았다. 우승을 하지 않아도 참가자들이 모두 주목을 받을 수 있는 데에는 1인 직캠의 공을 무시할 수 없다. 1인 직캠은 가수의 움직임을 제대로 잡지 못해 발카메라 지적을 받는 음악방송의 아쉬움을 채워줬다.
이런 팬들의 니즈를 더 충족시켜줄 수 있는 게 VR 콘텐츠다. VR 콘텐츠는 360도를 담아내기 때문에 내가 좋아하는 스타를 어느 방면에서도 볼 수 있고 VR 기기를 착용하는 것만으로도 손에 닿을 것 같이 더 가까게 접할 수 있다.
아이돌, 대중음악계는 꾸준히 VR 콘텐츠를 제작해 왔다. 2015년 인피니트가 국내 최초로 360도 VR 기법으로 뮤직비디오를 제작했고 포미닛, 윤상, 버즈 등도 VR 뮤직비디오를 내놓았다. 엑소는 지난해 신곡 ‘코코팝’ 발매 당시에 VR 프로모션을 진행하기도 했다.
음악 사이트도 VR 콘텐츠 제작에 나섰다. 지난 2016년 KT뮤직 지니는 국내최초 음악VR 서비스를 선보였다. 지니 앱에는 VR 영상 섹션이 따로 존재하는데 그 안에는 공연, 콘서트 메이킹, 뮤직비디오에 방송 콘텐츠까지 담겼다. 참여한 스타들도 트와이스, 아이콘, 갓세븐, 정승환, 장미여관 등 다양하다.
음악사이트 멜론을 보유한 로엔엔터테인먼트는 자사 동영상 채널인 원더케이를 통해서 VR 적용 예능인 ‘아이돌 360월드’를 내놓았다. 지상파도 뛰어 들었다. SBS는 지난해 VR 콘텐츠인 ‘인기가요 360° VR’과 드라마 콘텐츠인 ‘아이돌 VR 드라마’를 제작했다. VR 콘텐츠는 짧은 영상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드라마를 제작해 스토리텔링까지 담아냈다.
로엔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원더케이에 오리지널 콘텐츠가 많다 보니 아티스트 성향에 따라서 콘텐츠를 적용한다. VR 콘텐츠가 상시적으로 제작되는 것은 아니다. ‘아이돌 360월드’를 내놓았을 당시 신선하고 반응도 좋았기 때문에 제작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 극장도 이제 VR 체험관
짧게만 접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VR 콘텐츠가 영화로도 나온다. 송윤아, 한상진 주연의 영화 ‘나인 데이즈’(Nine Days)는 국내 최초 극장형 VR 영화로 1월말 개봉을 앞두고 있다. 중동전쟁 중 종군기자가 피랍돼 9일 동안 일어나는 사건을 담은 작품으로 멀티플렉스 극장에서 관람할 수 있어 화제다. (주)바른손이앤에이와 VR콘텐츠제작사 (주)이브이알 스튜디오는 극장용 VR 영화 '기억을 만나다-첫사랑'를 제작한다. 주인공으로는 서예지, 김정현이 확정돼 올해 공개될 예정이다.
극장가도 VR 콘텐츠를 제공해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CJ CGV는 용산아이파크몰에 V버스터즈
CGV V버스터즈(사진=CGV 제공)
와 벌’의 CG 작업을 한 덱스터스튜디오와 협업했으며 첫 작품은 네이버 웹툰서 연재 중인 ‘DEY 호러채널’의 에피소드 ‘살려주세요’가 선정됐다.
롯데시네마는 국내 최초로 ‘VR 영화 특별 상영전’을 진행한다. 월드타워점에서 오는 24일부터 3주간 진행되는데 5개의 섹션으로 나눠 총 9개의 작품을 상영한다. 그 중 하나가 ‘나인 데이즈’다.
CGV 홍보 관계자는 “원래 CGV는 복합 문화공간으로 관객들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찾다 보니 ‘VR TOON’을 기획하게 됐다. 컬쳐플렉스의 일환으로 보면 될 것 같다”며 “‘살려주세요’라는 웹툰을 360도로 감상할 수 있게 재작업을 했다. 이제 막 오픈을 한 단계로 덱스터스튜디오와 협의를 통해 작품을 선정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