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뷰어스=문서영 기자] 아이를 임신했을 때 이런 생각을 한 적 있다. ‘산부인과에 이렇게 산모도 많고 애들도 많은데 어디의 누가 아이를 낳지 않아 해마다 정부는 인구 감소라고 울상인걸까’ 그러나 매년의 통계는 곤두박질 치고 있다. 정부와 세계는 발을 동동 구르지만 일반인들로서는 막상 그 결과를 구체적으로 떠올리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기도 하다. 이에 일본 저널리스트이자 인구·사회보장정책 전문가 가와이 마사시가 결정타를 날린다.
그는 인구 감소 사회의 충격적 결말을 예고한 ‘미래 연표’로 일본 사회에 큰 파장을 몰고 왔다. 저자는 2017년부터 앞으로 약 100년간 벌어질 일을 연대순으로 살피며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정확하고 체계적인 분석으로 지방 소멸, 사회 파탄, 국가 소멸이라는 파국을 경고하고 나선다.
오늘의 인구를 알면 미래의 인구도 거의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 앞으로 몇 명이 살 것인지, 연령 분포는 어떠할지, 남녀의 성비는 어떨지, 그리고 몇 명이 태어나고 몇 명이 사망할지도 예측 가능하다. 저자는 지금과 같은 저출산·고령화가 초래할 미래상을 인구 감소 캘린더로 보여주면서 저출산·고령화는 총탄 한 발 없이 한 나라를 소멸시킬 수 있는 재난이라고 강조한다. 특히 인구 감소는 기회라는 일각의 무책임한 낙관론과 무관심에 날카로운 비판을 가한다.
(사진='미래 연표' 책표지)
‘미래 연표’에 등장하는 일본의 경우다. 일본은 2017년 여성 3명 중 1명이 65세 이상 고령자가 되면서 할머니 대국이 되고, 2018년에는 신입생 부족으로 도산 위기에 몰리는 국립대가 나오기 시작한다. 2020년에는 여성 2명 중 1명이 50세 이상이 되며, 2022년에는 혼자 사는 가구가 3분의 1을 넘어 홀로 생활하는 고령자 문제가 본격화된다. 2033년에는 세 집에 한 집 꼴로 빈집이 즐비해진다. 그 뿐인가, 저자의 예측에 따르면 일본은 2040년 지방자치단체의 절반이 소멸 위기에 처하고, 2065년 현재 주거지의 20%에 달하는 영토에 아무도 살지 않게 된다. 고령자 인구가 정점에 달하면 빈곤한 노인들이 거리에 넘쳐나고 재정은 무너지고, 국가 기능이 원활하게 작동하지 않게 되고 마침내 빈 땅이 되어가는 영토는 외국인들이 차지하기 시작한다. 저자는 이러한 미래를 맞지 않기 위해 위기 극복을 위한 현실적 대책을 10가지 처방전으로 제시하면서, 우리에게 다가올 미래를 제대로 인식하고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는 기회를 말한다.
‘미래 연표’ 속 미래의 연표가 제시하는 사건들이 정확히 그 시점에 발생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그 시점을 전후해 연표에 제시된 사건 또는 그와 유사한 일들이 발생할 가능성은 매우 크다는 것은 두려운 진실이다. 미래에 어떤 일이 언제 발생할지 알 수 있다면 불확실성을 현저히 줄일 수 있기에, 책에서 제시한 미래 연표를 통해 미래의 불확실성을 크게 줄여나가고 변화하는 사회에 선제적으로 대응해나갈 수 있다는 점은 위안이다. 저자는 인구가 급격하게 감소한 후의 상황을 염두에 둔, 작지만 알차고 효율적인 국가로 다시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이야기하면서 우리 모두가 저출산·고령화와 인구 감소 문제에 대해 자신의 문제라는 절박함을 가지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함께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렇지 않더라도, 적어도 일반 독자들에게 인구 감소가 가져올 미래를 체감하게 만드는 지표가 된다. 가와이 마사시 | 한국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