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어스=이소희 기자] 어느 순간 확 달라진 공기, 플레이리스트 속 넣어뒀던 발라드 가수의 음악을 꺼내게 되는 계절이다. 최근만 해도 윤건, 정승환, 로이킴, 김동률, 남우현, 임창정 등이 컴백하며 가을의 시작을 알렸다. 음원차트에서는 발라드 가수들이 선전하며 리스너들이 선호하는 감성을 보여주고 있다. 비와 함께 날이 더욱 쌀쌀해지면서 안그래도 짧은 가을이 빨리 도망갈 것 같다면, 각기 다른 감성으로 계절의 여운을 남기는 이들의 노래와 함께 계절을 맞이하기를.
■ 김동률·윤건·임창정, '믿고 듣는 발라더'의 귀환
김동률, 윤건, 임창정까지, 근래 발라드계의 우상들이 연이어 컴백했다. 이들은 이름에 걸맞은 섬세한 음악으로 대중의 기대를 충족시키고 있다. 김동률은 지난 11일 싱글 ‘노래’를 발표했다. ‘노래’는 싱글 ‘그럴 수밖에’와 함께 지난 1월 발표한 앨범 ‘답장’의 연장선상에 있는 노래다. ‘노래’는 ‘답장’의 마지막 트랙으로 염두에 두었던 곡이다. 청춘을 지난 어른들의 현실을 담담하게 그린다. 트랙은 조용한 항해처럼 시작되지만 점점 웅장한 연주와 드라마틱한 흐름을 연결 지으며 하나의 짧은 여행을 떠올리게 한다.
윤건은 지난 7월 그룹 비투비 멤버 임현식과 함께 자신의 곡 ‘비오는 압구정’을 리메이크한 데 이어 두 달 만에 신곡을 발표했다. 지난 14일 낸 신곡 ‘가지마요’는 어쿠스틱하고 멜로디컬해 산뜻한 느낌을 선사한다. 주로 정통 발라드보다 산뜻한 알앤비(R&B)를 선보여온 윤건 스타일에 가깝다. 특히 ‘가지마요’는 더욱 미니멀한 구성을 띠고 있어 기존의 노래들과 또 다른 촉촉함을 선사한다.
임창정은 지난 19일 정규 14집 앨범 ‘하루도 그대를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를 발매했다. 정규앨범은 2016년 낸 ‘I’M’ 이후 꼬박 2년 만이다. 앨범과 동명인 타이틀곡은 그가 기존 해오던 스타일에 알앤비(R&B), 팝(POP) 장르를 가미해 색다른 변신을 한 트랙이다. 또한 리얼 오케스트라를 기용하던 이전과 달리 미디작업을 곁들여 보다 깔끔한 인상을 준다. 여러 변화에도 임창정의 힘은 통하고 있는 모양새다. 그는 별다른 홍보 없이도 각종 음원차트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갓창정’이라는 수식어를 증명하고 있다.
■ 남우현·정승환·로이킴, 섬세하고 묵직한 한 방 날리는 이들
선배 가수들에 이어 후배 발라더들도 대중성과 음악성을 모두 지닌 노래들로 대중을 사로잡고 있다. 그룹 인피니트 멤버 남우현은 솔로가수로서도 성장하고 있다. 그는 지난 3일 두 번째 미니앨범 ‘세컨드 라이트..(Second Write..)’를 발표했다. 지난 미니앨범 이후 2년 4개월 만에 나온 작품인 만큼 앨범은 이전보다 더 깊어진 남우현의 감성을 잘 담고 있다. 타이틀곡 ‘너만 괜찮다면’은 ‘끄덕끄덕’에서 보여줬던 것처럼 너무 무겁지 않은 분위기를 유지한다. 그러면서도 절절한 보컬과 짙은 표현들로 발라더 남우현의 면모를 더욱 부각한다.
본인의 곡뿐만 아니라 드라마 OST로도 순위에 이름을 올리는 가수 정승환이 이번에도 실력을 발휘했다. 정승환은 지난 11일 드라마 ‘라이프’ OST ‘잘 지내요’를 발표했다. 이 곡은 음원차트 상위권을 유지하며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같은 소속사 가수 이진아가 작편곡한 ‘잘 지내요’는 정승환 특유의 부드러운 매력을 잘 살려, OST가 아닌 그의 정식 싱글처럼 느껴진다.
로이킴은 지난 18일 싱글 ‘우리 그만하자’를 발표했다. 지나치지 않은 호소력과 표현법으로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지녔던 그는 이번 곡에서도 여전하다. ‘우리 그만하자’는 로이킴 특유의 올드함으로 편안함을 자아낸다. 동시에 섬세한 스트링으로 만들어진 서정적인 멜로디는 노래를 세련되게 만든다. 조심스럽게, 하지만 묵직하게 마음을 울리는 로이킴은 가을과 이별의 쓸쓸함을 부족함 없이 담아낸다. ‘우리 그만하자’는 발매 직후부터 음원차트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것을 보니 그의 감성은 대중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된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