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tvN '사이코메트리 그녀석' 방송화면)
[뷰어스=손예지 기자] ‘사이코메트리 그녀석’이 예고한대로 시청자들에게 종합선물세트를 안겨줬다.
지난 11일 tvN 새 월화드라마 ‘사이코메트리 그녀석’(연출 김병수, 극본 양진아)이 시청자들을 처음 만났다. 앞서 김병수 PD는 ‘사이코메트리 그녀석’을 여러 장르가 결합한 “종합선물세트”라고 표현한 바, 과연 첫 회부터 스릴러와 청춘물 사이에서 균형을 제대로 잡았다.
‘사이코메트리 그녀석’은 11년 전 의문의 ‘영성아파트 사건’으로 이야기의 시작을 알렸다. 범인이 여자 주민들을 칼로 찔러 살해한 다음 불을 지르고 도망친 사건이다. 이 일로 이안(박진영)은 부모를 잃었으며, 윤재인(신예은)은 아버지가 살인자의 누명을 쓰게 됐다. 시간이 흘러 2019년, 앞선 사건으로 사이코메트리 능력을 얻은 이안은 사고뭉치 소년으로, 재인은 어린 시절 따돌림 당한 트라우마 때문에 자신을 감추는 데 익숙해진 똑쟁이 소녀로 각각 성장했다. 이런 가운데 한 요양병원에서 ‘영성아파트 사건’과 비슷한 살해·방화 사건이 일어나고, 이안과 재인은 학교에서 재회했다.
이같은 내용을 담은 첫회부터 김병수 PD의 연출이 빛을 발했다. 주인공이 초능력을 쓰는 장면에서 나타난 CG효과가 인상적이었다. 어색하거나 과하지 않아 몰입감을 높였다.
또 이야기의 완급조절이 훌륭했다. ‘사이코메트리 그녀석’은 살인·방화 사건이라는 무거운 소재를 다루면서도 적절한 때의 환기를 잊지 않았다. 극 초반 ‘영성아파트 사건’을 보여주거나 중반부 ‘한민요양병원 사건’ 목격자 진술을 재현할 때에는 긴박감 넘치는 연출로 장르물의 특성을 살리는 데 충실한 동시에 캐릭터들이 중심이 되는 장면에서는 통통 튀는 케미스트리에 집중한 것이다.
여기에는 배우들의 연기도 한 몫했다. ‘사이코메트리 그녀석’을 통해 처음 미니시리즈 주연에 나선 박진영(GOT7 진영)은 능청스러운 연기를 보여주며 철부지 고등학생 역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마찬가지로 ‘사이코메트리 그녀석’이 첫 주연작인 신인배우 신예은 역시 똑 부러지는 캐릭터의 면모를 제대로 표현했다. 그런가 하면 냉철한 검사 강성모 역의 김권, 열혈 경찰 은지수를 맡은 김다솜의 만남이 눈길을 끌었다. 두 배우 모두 안정적인 연기력을 선보임은 물론, 대사를 주고받는 것에서부터 케미스트리가 남달라 앞으로의 호흡에 기대치가 높아졌다.
(사진=tvN '사이코메트리 그녀석' 방송화면)
장르물 특성상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특히 초능력이라는 비현실적 설정을 납득하기 힘든 이들에게는 ‘사이코메트리 그녀석’이 그다지 매력적인 콘텐츠로 다가가지 못할 터다.
또한 주연 캐스팅이 다소 약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진영부터 신예은·김권·김다솜까지 젊은 세대에게는 사랑받는 스타들이지만 중장년층 사이에서는 인지도가 다소 부족하다는 것. 그러나 이는 첫 회부터 기대 이상의 연기력을 보여준 배우들이라면 충분히 극복해낼 수 있는 지점으로 보인다.
“생각보다 괜찮다” “기대 이상이다” “신예은 연기가 매력적이다” “김권과 김다솜의 호흡이 좋다” 등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주인공 진영에 대한 평가는 상반됐다. “고등학생 특유의 발랄함이 느껴진다” “귀엽다”는 호평과 “연기가 과장됐다” “코믹 연기가 어색했다” 등 비판이 공존하고 있다. 특히 ‘오버 연기’에 대한 부분은 박진영 역시 제작발표회에서 “고민이 많았다”고 털어놓은 만큼 남은 회차에서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12일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사이코메트리 그녀석’ 1회 시청률은 케이블, IPTV, 위성을 통합한 유료플랫폼 가구 평균 2.4%를 기록했다. 전작인 ‘왕이 된 남자’ 최종회 시청률(10.8%)에 한참 못 미치는 수치인 데다 전체 월화극 중에서는 꼴찌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그런 반면 현재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이름을 올린 월화드라마는 ‘사이코메트리 그녀석’이 유일한 상황. 신예들이 주축을 이룬 장르물이라는 점에서 TV 시청률보다 온라인 화제성에서 보다 유리한 위치에 올랐음을 알 수 있다. ‘사이코메트리 그녀석’이 이 같은 화제성을 기반으로 시청률 상승을 기록할 수 있을지 지켜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