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두산아트센터 ‘포스트 아파트’는 네모난 액자 안의 다양한 사진과 영상을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연극, 퍼포먼스, 강연도 들을 수 있는 다원 예술이다. 정이삭 연출가는 ‘포스트 아파트’ 내부를, 아파트를 떠올리게 하는 공간으로 떠올리게 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공부했다. “건축가지만 아파트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기본적인 상식은 있지만 아파트에 대해 해박한 것은 아니다. 지식을 습득하면서 어떻게 다가가고 생각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거주에 대한 고민을 작품에 많이 녹였다.” 공연 중, 아파트에 대한 에피소드, 추억과 생각, 앞으로 바라는 점을 인터뷰 형식으로 관객들에게 전해진다. 정이삭은 자신이 생각하는 아파트에 대해 “안정된 가정이 떠오른다”라고 말했다. “아파트에 살지 않으면 나부터가 ‘보통의 삶을 살지 않는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는데 그런 내가 싫어질 때가 있다. 어릴 적 우리 동네에 사는 사람 중 일반적으로 사는 사람들이 몇이나 될까, 몇 없을 거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아파트에 살지 않는 사람들은 안정되지 않고, 뭔가 정상적인 삶에 편입하지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 언젠가부터 아파트는 투기와 투자의 대상이 됐다. ‘거주하는 곳’이 아닌 부의 개념, 단절되고, 폐쇄된 공간이 돼 버렸다. 옆집 앞집에는 누가 사는지도 모르게 됐지만 또 아파트에 사는 것이 꿈이 돼버리기도 했다.   “집은 당연히 누구에게나 있어야 하는 공간인데, 없는 사람도 많지 않나. 아파트가 아니면 집 취급을 하지 않는다. 보통이 아니고 정상적이지 않다고 본다. 그런 생각이 비정상적인 사람들을 생산하는 것 같다.” “아파트라는 공간은 이미 폐쇄적이고 양분돼 있다. 아파트는 ‘누군가가 이룩한 공간’이 돼 버렸고, 진입하는 장벽도 높아졌다. ‘우리는 특별하다’라는 인식으로 대기업에서 짓는 아파트는 ‘성’ 같은 공간으로 만들어진다. 아무도 들어갈 수 없고, 특별하고 검증된 사람들만 입주할 수 있게 문을 높이 만들고 닫아버리는 것이다. 아파트들이 특성화시키는 방식이 ‘우리는 특별해!’라는 생각 아닌가. 특별한 사람들만 사는 ‘성’같은 곳이라, 아무도 들어가지 못하고, 특별하고 검증된 사람만 들어갈 수 있는 공간으로 문을 닫아버리는 것이다.” 사진=두산아트센터 특히 ‘포스트 아파트’에서는 눈을 감고, 다양한 감각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귀에는 다양한 소리가 울리고, 그 소리 때문인지 바닥에도 울림이 느껴진다. “매일 느끼는 감각이 아니라, 다른 감각을 경험할 수 있는 여지를 관객들에게 드리고 싶었다. 그 감각이 자신도 모르게 스며들어, 어느 날 ‘아파트’라는 공간에 대해 고민할 때 작품에서 느낀 감각이 살아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작품 안에는 우리가 사는 다양한 얘기, 원초적이고 순수한, 동시에 세상이 원하는 탁한 가치, 속물적인 것이 뒤섞여 있다. 그것을 다소 과장된 방식으로 관객들에게 전하는 거다. 사실 우리가 잘 자각하지 않는, 둔감한 것들인데 그 감각을 예술 작품을 통해 다시 각성하고 생각하게 하는 기회인 것이다.” ‘포스트 아파트’는 7월 6일까지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마주보기②] ‘포스트 아파트’ 정이삭 건축가 “제가 생각하는 아파트는...”

김진선 기자 승인 2019.06.30 23:48 | 최종 수정 2139.01.06 00:00 의견 0
사진=두산아트센터
사진=두산아트센터

‘포스트 아파트’는 네모난 액자 안의 다양한 사진과 영상을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연극, 퍼포먼스, 강연도 들을 수 있는 다원 예술이다.

정이삭 연출가는 ‘포스트 아파트’ 내부를, 아파트를 떠올리게 하는 공간으로 떠올리게 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공부했다.

“건축가지만 아파트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기본적인 상식은 있지만 아파트에 대해 해박한 것은 아니다. 지식을 습득하면서 어떻게 다가가고 생각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거주에 대한 고민을 작품에 많이 녹였다.”

공연 중, 아파트에 대한 에피소드, 추억과 생각, 앞으로 바라는 점을 인터뷰 형식으로 관객들에게 전해진다. 정이삭은 자신이 생각하는 아파트에 대해 “안정된 가정이 떠오른다”라고 말했다.

“아파트에 살지 않으면 나부터가 ‘보통의 삶을 살지 않는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는데 그런 내가 싫어질 때가 있다. 어릴 적 우리 동네에 사는 사람 중 일반적으로 사는 사람들이 몇이나 될까, 몇 없을 거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아파트에 살지 않는 사람들은 안정되지 않고, 뭔가 정상적인 삶에 편입하지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

언젠가부터 아파트는 투기와 투자의 대상이 됐다. ‘거주하는 곳’이 아닌 부의 개념, 단절되고, 폐쇄된 공간이 돼 버렸다. 옆집 앞집에는 누가 사는지도 모르게 됐지만 또 아파트에 사는 것이 꿈이 돼버리기도 했다.
 
“집은 당연히 누구에게나 있어야 하는 공간인데, 없는 사람도 많지 않나. 아파트가 아니면 집 취급을 하지 않는다. 보통이 아니고 정상적이지 않다고 본다. 그런 생각이 비정상적인 사람들을 생산하는 것 같다.”

“아파트라는 공간은 이미 폐쇄적이고 양분돼 있다. 아파트는 ‘누군가가 이룩한 공간’이 돼 버렸고, 진입하는 장벽도 높아졌다. ‘우리는 특별하다’라는 인식으로 대기업에서 짓는 아파트는 ‘성’ 같은 공간으로 만들어진다. 아무도 들어갈 수 없고, 특별하고 검증된 사람들만 입주할 수 있게 문을 높이 만들고 닫아버리는 것이다. 아파트들이 특성화시키는 방식이 ‘우리는 특별해!’라는 생각 아닌가. 특별한 사람들만 사는 ‘성’같은 곳이라, 아무도 들어가지 못하고, 특별하고 검증된 사람만 들어갈 수 있는 공간으로 문을 닫아버리는 것이다.”

사진=두산아트센터
사진=두산아트센터

특히 ‘포스트 아파트’에서는 눈을 감고, 다양한 감각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귀에는 다양한 소리가 울리고, 그 소리 때문인지 바닥에도 울림이 느껴진다.

“매일 느끼는 감각이 아니라, 다른 감각을 경험할 수 있는 여지를 관객들에게 드리고 싶었다. 그 감각이 자신도 모르게 스며들어, 어느 날 ‘아파트’라는 공간에 대해 고민할 때 작품에서 느낀 감각이 살아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작품 안에는 우리가 사는 다양한 얘기, 원초적이고 순수한, 동시에 세상이 원하는 탁한 가치, 속물적인 것이 뒤섞여 있다. 그것을 다소 과장된 방식으로 관객들에게 전하는 거다. 사실 우리가 잘 자각하지 않는, 둔감한 것들인데 그 감각을 예술 작품을 통해 다시 각성하고 생각하게 하는 기회인 것이다.”

‘포스트 아파트’는 7월 6일까지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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