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SBS 캡쳐   “내가 동학쟁이들이 말하는 ‘인즉천’(人卽天) 뭐 이런 것은 동의 못하는데, 내가 명색이 군인 출신인데, 왜놈들이 내 땅에서 칼 들고 설치는 것은 못 봐준다. 때려잡아야지.” (7월 5일 방송분, 전주 여각 행수 최덕기 대사) 절묘했다. SBS가 의도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분명 시기적으로 맞아떨어졌다. 5일 오후 방송된 드라마 ‘녹두꽃’은 공주 우금티(우금치) 전투를 그렸다. 녹두장군 전봉준(최무성 분)이 이끄는 의병들이 동학운동 최대 격전지였던 우금티에서 조선 관군과 일본의 연합군에 대항해 싸우는 모습은 방송됐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의병들이 죽었고 시청자들의 반응 역시 뜨거웠다. 수도권 기준 시청률은 41화 5.7%(전국 4.9%), 41화 7.1%(5.9%)를 기록해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닐슨코리아) 사실 우금티 전투는 ‘전투’라기 보다는 ‘학살’이었다. 조선 관군과 일본 연합군을 상대한 동학 농민교도들의 화력은 절대적인 열세였다. 특히 연합군의 개틀링 기관포는 밀집대형으로 몰려온 동학교도들을 학살하는 주요 무기였다. 이날 ‘녹두꽃’의 우금티 전투가 시청자들에게 더 가슴 아프게 다가온 이유는 최근 한일 관계도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일본 아베 정부가 참의원 선거에 한일간의 갈등과 ‘혐한’ 분위기를 이용하려고 수출 규제를 시행한 것과 관련해 국내에서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의 확산이 드라마 속 상황과 연결된 것이다. 온라인상에서는 자동차, 전자기기, 패션잡화, 의류 등 여러 분야의 일본산 제품을 불매하자며 해당 브랜드 리스트가 공유되고 있다. 유니클로 등 의류 브랜드와 아사히·기린 등 맥주, 제트스트림 등 필기구, 도요타 등 자동차 브랜드까지 종류도 수백 가지다. 일본 여행을 가지 말자는 의견도 올라오고 있다. 소비자 뿐 아니라 유통업자들 역시 일본산 제품을 판매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드라마와 역사에서 일본군만 동학 농민교도를 향해 총부리를 겨눈 것이 아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조선 관군 역시 같은 동포를 향해 총을 쐈다. 명령을 받은 일선 군인은 둘째치더라도, 이 같은 명령을 내리고 집행한 이들에 대한 분노는 고스란히 온라인에 표출됐다. 그리고 이는 아직도 정치권을 중심으로 현재진행형이라는 점 역시 네티즌들은 지적했다. 일본이 과거 역사에 대해 부정하고 ‘없었던 역사’로 만들려고 하는 것은 물론 한일 관계의 문제를 한국에 떠넘기려 한다. 이에 한국 국민들은 불매운동으로 일본의 잘못을 알려주려 하는 상황에서 드라마 ‘녹두꽃’이 5일 방송으로 방향을 한번 더 잡아준 셈이다.

[유명준의 시선] 일본 불매운동 그리고 ‘녹두꽃’ 우금티 전투의 처절함

유명준 기자 승인 2019.07.06 10:24 | 최종 수정 2139.01.08 00:00 의견 0
사진=SBS 캡쳐
사진=SBS 캡쳐

 

“내가 동학쟁이들이 말하는 ‘인즉천’(人卽天) 뭐 이런 것은 동의 못하는데, 내가 명색이 군인 출신인데, 왜놈들이 내 땅에서 칼 들고 설치는 것은 못 봐준다. 때려잡아야지.” (7월 5일 방송분, 전주 여각 행수 최덕기 대사)

절묘했다. SBS가 의도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분명 시기적으로 맞아떨어졌다.

5일 오후 방송된 드라마 ‘녹두꽃’은 공주 우금티(우금치) 전투를 그렸다. 녹두장군 전봉준(최무성 분)이 이끄는 의병들이 동학운동 최대 격전지였던 우금티에서 조선 관군과 일본의 연합군에 대항해 싸우는 모습은 방송됐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의병들이 죽었고 시청자들의 반응 역시 뜨거웠다. 수도권 기준 시청률은 41화 5.7%(전국 4.9%), 41화 7.1%(5.9%)를 기록해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닐슨코리아)

사실 우금티 전투는 ‘전투’라기 보다는 ‘학살’이었다. 조선 관군과 일본 연합군을 상대한 동학 농민교도들의 화력은 절대적인 열세였다. 특히 연합군의 개틀링 기관포는 밀집대형으로 몰려온 동학교도들을 학살하는 주요 무기였다.

이날 ‘녹두꽃’의 우금티 전투가 시청자들에게 더 가슴 아프게 다가온 이유는 최근 한일 관계도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일본 아베 정부가 참의원 선거에 한일간의 갈등과 ‘혐한’ 분위기를 이용하려고 수출 규제를 시행한 것과 관련해 국내에서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의 확산이 드라마 속 상황과 연결된 것이다.

온라인상에서는 자동차, 전자기기, 패션잡화, 의류 등 여러 분야의 일본산 제품을 불매하자며 해당 브랜드 리스트가 공유되고 있다. 유니클로 등 의류 브랜드와 아사히·기린 등 맥주, 제트스트림 등 필기구, 도요타 등 자동차 브랜드까지 종류도 수백 가지다. 일본 여행을 가지 말자는 의견도 올라오고 있다. 소비자 뿐 아니라 유통업자들 역시 일본산 제품을 판매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드라마와 역사에서 일본군만 동학 농민교도를 향해 총부리를 겨눈 것이 아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조선 관군 역시 같은 동포를 향해 총을 쐈다. 명령을 받은 일선 군인은 둘째치더라도, 이 같은 명령을 내리고 집행한 이들에 대한 분노는 고스란히 온라인에 표출됐다. 그리고 이는 아직도 정치권을 중심으로 현재진행형이라는 점 역시 네티즌들은 지적했다.

일본이 과거 역사에 대해 부정하고 ‘없었던 역사’로 만들려고 하는 것은 물론 한일 관계의 문제를 한국에 떠넘기려 한다. 이에 한국 국민들은 불매운동으로 일본의 잘못을 알려주려 하는 상황에서 드라마 ‘녹두꽃’이 5일 방송으로 방향을 한번 더 잡아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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