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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지주가 계열사들의 손을 빌어 하나은행과 하나카드의 몸집불리기에 한창인 모양새다.
26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 계열사 직원들이 내부지시에 등 떠밀려 급여이체계좌, 신용카드 영업 등에 나서고 있어 직원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은행과 카드뿐만 아니라 하나생명, 하나캐피탈 등 계열사 직원들은 2주마다 급여이체계좌나 청약통장, 하나카드 신규고객을 유치해 보고해야 한다. 계열사마다 약간씩 다르게 운영되고는 있지만 계열사 고객을 만들어 와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이들이 직접 가입까지 할 수는 없기 때문에 보고시에는 가입상품, 가입자명, 계좌번호, 가입지점, 가입일자 등이 필요하다.
은행지점에선 중소기업에 대출을 명목으로 전 직원의 새로운 급여이체통장 개설과 하나카드 가입을 유도하고 있다.
최근 은행들은 대포통장 개설을 막기 위해 통장 개설 목적에 대해서 체크하고 확인할 수 있는 증빙서류 등을 확인한다. 이처럼 까다로운 요건에도 은행지점에선 중요서류들을 택배로 주고받으며 신규고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지난 2015년 하나멤버스 출시 때도 계열사 직원들이 하나멤버스 고객 유치를 위해 안간힘을 쓴 바다. 추천직원에는 직원들의 코드를 입력하도록 했다.
은행업계는 이 같은 몸집불리기가 사실상 무의미하다는 지적이다. 실질적으로 필요해서 가입하고 지속적으로 신용거래가 이뤄져야 하는데 이름만 있는 텅 빈 계좌나 거래실적이 없는 카드고객은 실적에 도움이 될 리 없기 때문이다.
하나금융 계열사 한 직원은 “이 같은 영업행태는 그룹사 콜라보라는 이름으로 오랫동안 행해지고 있다”며 “실적을 채우지 못하면 사내에서도 분위기가 좋지 않아 눈치가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은행업계 관계자는 “은행이나 카드사에서 고객 유치를 위해 신규 모집 이벤트 등을 진행한다”며 “금융계열사들에게 고객 DB는 중요한 자산이 될 수 있지만 유효하지 않은 무분별한 고객 모집은 큰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인터넷은행까지 생겨나면서 은행들의 고객을 유인하려는 움직임이 더욱 활발해 지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