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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이 종이 사용을 줄이기 위해 종이 없는 지점을 속속 도입하고 있는 가운데 업계 내에서는 단번에 없애려고 하기보다 줄일 수 있는 부분부터 시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종이통장의 경우 불필요한 통장들이 만들어져 오히려 낭비가 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3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예치 또는 ELF, ELS 등을 가입할 때도 십여 장 안팎의 종이 통장이 발행된다.
은행은 예금, 적금, ELF나 ELS 등 각종 투자 상품들까지 가입하게 되면 종이통장을 발행하고 있다. 예금이나 적금, 적립식 펀드 등의 경우 거래내역이 기재돼 통장의 마지막 면까지도 쓸 수 있다.
예치하거나 ELF, ELS 등은 사실상 처음 가입시 상품에 대한 설명을 첫 면에만 기재하고 그 뒤에는 사용할 일이 없이 만기된다. 간혹 수익률을 기재해 달라고 요청하면 해주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통장을 쓰는 면보다 남는 면이 훨씬 많다.
금융감독원은 종이통장을 만드는 데 종이와 인쇄비 등 개당 300원과 인지세와 인건비 등을 반영하면 발행 원가는 개당 5000원에서 1만8000원 정도가 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에서 각종 상품 가입시 별도의 비용 없이 제공되지만 실제로는 상당한 사업비가 부담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굳이 끝까지 쓰지 않는 종이통장은 가입서류로 대체하거나 종이통장의 면 수를 줄이는 방법을 고민해 봐야 한다는 것이 업계 지적이다.
은행 관계자는 “당국에서 종이통장을 없애려고 했다가 노년층의 이용 어려움 해소를 위해 발급 비용을 소비자가 일부 부담토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은행의 입장에선 단 한명의 소비자라도 원한다면 해드려야 하기 때문에 완전히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상품 가입시 은행에선 해당 서류를 가지고 있지만 각종 거래 증빙을 고객들은 영수증 대신 통장으로 받아가는 것이 당연시 된 것”이라며 “기존 통장에 연결계좌 식으로 기재하는 방법도 있지만 대부분의 고객들은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이러한 방법도 있다는 것을 알리는 홍보나 안내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