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영화 '나쁜 녀석들: 더 무비' 스틸
마동석이 이번에도 자신의 개성을 그대로 담은 ‘나쁜 녀석들’로 돌아왔다. 손익분기점을 넘기며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마동석 자체의 매력은 크게 빛나지 못했다.
17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나쁜 녀석들: 더 무비’(이하 ‘나쁜 녀석들’)은 누적 관객수 287만 8641명을 기록, 개봉 5일 만에 손익분기점인 2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승승장구 중이다.
개봉 첫날인 11일에는 같은 날 개봉한 ‘타짜: 원 아이드 잭’에 밀려 2위를 기록했지만, 이틀 만에 박스오피스 1위를 수성했으며 추석 연휴 내내 정상을 유지했다.
이로써 마동석은 ‘범죄도시’ 이후 또다시 추석 극장가의 승자가 됐다. ‘범죄도시’는 2017년 개봉해 청소년 관람불가라는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680만 관객을 동원하며 깜작 흥행에 성공했었다.
‘범죄도시’는 마동석 특유의 매력이 극대화된 것은 물론,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의 조화가 영화 자체의 완성도를 높였다. 이 영화에서 제대로 통한 쾌감 넘치는 액션과 무심하게 던지는 대사에서 나오는 유쾌한 웃음은 이제 마동석의 장기이자 캐릭터가 됐다.
사진=영화 '악인전' 스틸
직전 작품인 ‘악인전’과 ‘나쁜 녀석들’에서도 이 패턴은 그대로 유지된다. 두 영화 모두에서 마동석은 조직폭력배로 등장한다. ‘나쁜 녀석들’은 장르가 장르인 만큼 유쾌한 성격이 강조됐을 뿐이다. 그가 연기한 ‘나쁜 녀석들’ 속 박웅철은 존재만으로도 위협적이며, 마음먹고 주먹을 휘두르면 상대를 한방에 기절시키는 저력도 가지고 있다. 무식한 말을 태연하게 내뱉어 듣는 이들을 웃음 짓게 하는 특유의 허무 개그도 적당할 때 분위기를 환기시킨다.
‘성난 황소’ ‘동네사람들’ ‘챔피언’ 등 유사한 캐릭터들은 반복됐다. 이제는 ‘마동석 유니버스’라는 세계관까지 등장할 정도로 대중들의 뇌리에도 이미지가 강하게 박혔다.
그러나 어느 순간 정체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성적은 물론, 새로운 평가를 받은 사례도 드물다. ‘범죄도시’ 이후에는 ‘챔피언’(112만 명) ‘동네사람들’(46만 명) 등 고배를 마신 작품들이 꽤 있었다. 가장 최근작인 ‘악인전’은 330만 관객을 동원하며 손익분기점을 넘겼지만, 뻔한 범죄 영화의 공식을 답습했다는 평가를 받아야 했다.
‘나쁜 녀석들’ 또한 손익분기점은 넘겼지만, 영화 자체의 만듦새에 대한 평가는 극과 극이다. 악인이 악인을 응징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시원한 쾌감이 원작 드라마만큼 강하지 않다는 평가가 있다. 폭넓은 관객층을 수용하기 위한 유쾌함은 늘어났지만, 원작의 개성이 줄었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표한 이들도 있다.
물론 마동석은 이 영화에서 적재적소에 웃음을 주고, 시원한 액션으로 쾌감을 선사한다. 그러나 모두가 아는 익숙한 매력에만 기대 스스로 빛나지도, 영화에 어떤 차이를 만들어내지도 못한다.
비슷한 패턴을 반복하는 일련의 과정들이 과연 ‘마동석 유니버스’에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을지 의문이다. 새로운 도전을 앞둔 중요한 시기다. 마블 영화인 ‘이터널스’ 출연을 확정한 그가 이 영화에서는 새로운 매력으로 관객들을 또 한 번 매료시킬 수 있을까. 세계관 확장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