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층간소음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지난해 접수된 층간소음 민원이 역대 최다를 기록하는 등 최근 층간소음으로 인한 사회적 문제는 어느 때보다 부각됐다.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진 것은 물론 유명 연예인들의 층간소음 이슈까지 겹쳤다. 이에 각 건설사들은 층간소음 문제 해결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가 층간소음 사전 인정제도를 폐지하고 사후 확인제도를 도입하기로 하면서 건설사들의 층간소음 문제 해결도 변곡점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2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형 건설사들을 중심으로 층간소음 방지를 위한 연구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국토부가 그동안 층간소음 기준으로 제시한 사전 인정제도를 폐지하고 2022년 상반기부터 사후 확인제도를 마련하겠다고 나서면서다. 이 가운데 DL이앤씨(옛 대림산업 건설부문)가 층간소음 해결에 선두를 달리는 모양새다. 노이즈 프리 3중 바닥구조(사진=DL이앤씨) DL이앤씨는 코로나19 장기화와 연예인 층간소음 이슈가 부각되기 전인 지난해 6월부터 3중으로 층간소음을 잡아낼 수 있는 바닥구조를 개발해 특허를 출원했다. DL이앤씨가 개발한 3중 바닥구조는 성인과 아이들의 발걸음이 바닥에 미치는 충격 패턴을 분석한 결과물이다. 패턴 분석을 통해 중량 충격음을 기존 60㎜ 차음재를 사용한 기존 완충구조보다 더 줄이는 데 성공했다. 이보다 앞서 DL이앤씨는 대림산업 시절인 2007년에도 특수재질 완충제를 적용하면서 층간소음 저감기술 1등급의 기술성적서를 취득했다. DL이앤씨 관계자는 "기술을 개발하고 당장의 적용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아직은 확대 과정에 있다"며 "사후 확인제도가 도입돼 개·보수를 진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는 만큼 이 같은 기술을 통해 처음부터 건물을 잘 짓는데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층간소음 연구소 실험 이미지(사진=삼성물산) 가장 최근엔 삼성물산이 층간소음과 관련한 기술 개발 성공을 알렸다. 삼성물산은 층고에 영향을 주지 않고 바닥슬래브 두께를 높여 층간소음을 줄일 수 있는 '슬래브 두께 변화를 통한 바닥충격음 저감 공법' 특허출원을 마쳤다. 기존 210mm 바닥슬래브에서 특정 부분의 슬래브 두께만 250mm로 높이는 방법을 개발한 것이다. 이는 국토부가 현재 내놓은 사전인정제도와 추후 도입될 사후관리 제도를 동시에 겨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층간소음과 관련해 2013년부터 슬래브 두께 기준을 210mm까지 강화했다. 국토부는 슬래브 두께 기준을 높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으나 두께 기준을 높일 경우 층고에 영향을 주면서 시공성과 사업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 이는 사후관리 제도의 문제와도 맞닿았다. 사후관리 제도가 도입되면 건설사들은 시공단계서부터 슬래브 두께를 높여야 한다. 결국 시공 비용 증가와 함께 제한된 건물 층고로 인해 필연적으로 건물 층수도 낮아지게 된다. 삼성물산은 특정 부분의 슬래브 두께만 높이는 방식으로 층고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사업성을 확보하고 슬래브 두께 기준 강화에도 맞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은 이외에도 입주민들이 직접 층간소음에 대비할 수 있는 기술을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기술 개발 외에도 당장 현장에서 층간소음 자동센서와 같은 기술이 일부 적용돼 층간소음으로 일정 데시벨 이상이 발생할 경우 알림음이 뜨는 아파트 등이 있다"고 밝혔다. 대우건설이 개발한 스마트삼중 차음구조 (사진=대우건설) 대우건설도 층간소음 해결에 나섰다. 대우건설은 층간소음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스마트 3중 바닥구조’를 개발해 지난달 특허 출원을 마친 상황이다. 이 바닥구조는 기존 아파트 바닥구조 보다 재료의 두께가 두꺼워지고 성능이 강화됐다. 롯데건설은 친환경 소재 전문기업 롯데케미칼과 층간 완충재 우수기술을 다수 보유한 전문기업과 업무 협약을 통해 층간소음 해결에 나섰다. 롯데건설은 롯데케미칼, EPS KOREA와 ‘고성능 바닥충격음 차단구조 공동개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업무 협약을 통해 롯데건설은 친환경 소재인 EPP(Expanded Poly Propylene: 발포 폴리프로필렌)를 주 원료로 사용하는 완충재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 EPP소재는 기존의 층간 완충재 주 재료인 EPS소재에 비해 특히 경량 충격음 저감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상대적으로 양호한 중량 충격음 저감 성능도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처럼 층간소음 사후 확인제도 도입에 앞서 건설사가 다양한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으나 업계에선 사후 확인제도 도입 실효성에 대해서는 물음표를 던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사전 인정제도가 폐지되고 사후 인정제도가 도입되면서 건설사가 시공단계에서부터 층간소음을 신경을 쓰게 되는 것은 긍정적이다. 그러나 비용 부담이 커지고 사업성 악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아파트 조합 측에서도 비용 문제를 얼마나 납득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라고 밝혔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층간소음 기준에 대한 명확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관계자는 "층간소음 두께와 관련해 건설사들이 한순간에 기존 사전규제 제도와 다른 방법으로 시공하기는 어려울 것이다"라며 "결국 기존 두께 규제에 맞춘 시공을 할 것으로 보이는데 사후 확인에서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나오면 억울한 부분이 있을 수밖에 없지 않겠냐"고 말했다.

층간소음 방지, 문제는 사업성 해결..앞서가는 롯데건설·DL이앤씨·삼성물산

정지수 기자 승인 2021.03.24 11:39 | 최종 수정 2021.03.24 13:18 의견 0
(사진=연합뉴스)

층간소음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지난해 접수된 층간소음 민원이 역대 최다를 기록하는 등 최근 층간소음으로 인한 사회적 문제는 어느 때보다 부각됐다.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진 것은 물론 유명 연예인들의 층간소음 이슈까지 겹쳤다. 이에 각 건설사들은 층간소음 문제 해결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가 층간소음 사전 인정제도를 폐지하고 사후 확인제도를 도입하기로 하면서 건설사들의 층간소음 문제 해결도 변곡점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2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형 건설사들을 중심으로 층간소음 방지를 위한 연구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국토부가 그동안 층간소음 기준으로 제시한 사전 인정제도를 폐지하고 2022년 상반기부터 사후 확인제도를 마련하겠다고 나서면서다. 이 가운데 DL이앤씨(옛 대림산업 건설부문)가 층간소음 해결에 선두를 달리는 모양새다.

노이즈 프리 3중 바닥구조(사진=DL이앤씨)

DL이앤씨는 코로나19 장기화와 연예인 층간소음 이슈가 부각되기 전인 지난해 6월부터 3중으로 층간소음을 잡아낼 수 있는 바닥구조를 개발해 특허를 출원했다.

DL이앤씨가 개발한 3중 바닥구조는 성인과 아이들의 발걸음이 바닥에 미치는 충격 패턴을 분석한 결과물이다. 패턴 분석을 통해 중량 충격음을 기존 60㎜ 차음재를 사용한 기존 완충구조보다 더 줄이는 데 성공했다. 이보다 앞서 DL이앤씨는 대림산업 시절인 2007년에도 특수재질 완충제를 적용하면서 층간소음 저감기술 1등급의 기술성적서를 취득했다.

DL이앤씨 관계자는 "기술을 개발하고 당장의 적용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아직은 확대 과정에 있다"며 "사후 확인제도가 도입돼 개·보수를 진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는 만큼 이 같은 기술을 통해 처음부터 건물을 잘 짓는데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층간소음 연구소 실험 이미지(사진=삼성물산)

가장 최근엔 삼성물산이 층간소음과 관련한 기술 개발 성공을 알렸다. 삼성물산은 층고에 영향을 주지 않고 바닥슬래브 두께를 높여 층간소음을 줄일 수 있는 '슬래브 두께 변화를 통한 바닥충격음 저감 공법' 특허출원을 마쳤다. 기존 210mm 바닥슬래브에서 특정 부분의 슬래브 두께만 250mm로 높이는 방법을 개발한 것이다.

이는 국토부가 현재 내놓은 사전인정제도와 추후 도입될 사후관리 제도를 동시에 겨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층간소음과 관련해 2013년부터 슬래브 두께 기준을 210mm까지 강화했다. 국토부는 슬래브 두께 기준을 높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으나 두께 기준을 높일 경우 층고에 영향을 주면서 시공성과 사업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

이는 사후관리 제도의 문제와도 맞닿았다. 사후관리 제도가 도입되면 건설사들은 시공단계서부터 슬래브 두께를 높여야 한다. 결국 시공 비용 증가와 함께 제한된 건물 층고로 인해 필연적으로 건물 층수도 낮아지게 된다.

삼성물산은 특정 부분의 슬래브 두께만 높이는 방식으로 층고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사업성을 확보하고 슬래브 두께 기준 강화에도 맞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은 이외에도 입주민들이 직접 층간소음에 대비할 수 있는 기술을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기술 개발 외에도 당장 현장에서 층간소음 자동센서와 같은 기술이 일부 적용돼 층간소음으로 일정 데시벨 이상이 발생할 경우 알림음이 뜨는 아파트 등이 있다"고 밝혔다.

대우건설이 개발한 스마트삼중 차음구조 (사진=대우건설)

대우건설도 층간소음 해결에 나섰다. 대우건설은 층간소음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스마트 3중 바닥구조’를 개발해 지난달 특허 출원을 마친 상황이다. 이 바닥구조는 기존 아파트 바닥구조 보다 재료의 두께가 두꺼워지고 성능이 강화됐다.

롯데건설은 친환경 소재 전문기업 롯데케미칼과 층간 완충재 우수기술을 다수 보유한 전문기업과 업무 협약을 통해 층간소음 해결에 나섰다. 롯데건설은 롯데케미칼, EPS KOREA와 ‘고성능 바닥충격음 차단구조 공동개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업무 협약을 통해 롯데건설은 친환경 소재인 EPP(Expanded Poly Propylene: 발포 폴리프로필렌)를 주 원료로 사용하는 완충재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 EPP소재는 기존의 층간 완충재 주 재료인 EPS소재에 비해 특히 경량 충격음 저감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상대적으로 양호한 중량 충격음 저감 성능도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처럼 층간소음 사후 확인제도 도입에 앞서 건설사가 다양한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으나 업계에선 사후 확인제도 도입 실효성에 대해서는 물음표를 던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사전 인정제도가 폐지되고 사후 인정제도가 도입되면서 건설사가 시공단계에서부터 층간소음을 신경을 쓰게 되는 것은 긍정적이다. 그러나 비용 부담이 커지고 사업성 악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아파트 조합 측에서도 비용 문제를 얼마나 납득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라고 밝혔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층간소음 기준에 대한 명확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관계자는 "층간소음 두께와 관련해 건설사들이 한순간에 기존 사전규제 제도와 다른 방법으로 시공하기는 어려울 것이다"라며 "결국 기존 두께 규제에 맞춘 시공을 할 것으로 보이는데 사후 확인에서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나오면 억울한 부분이 있을 수밖에 없지 않겠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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