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뷰어스DB)
‘따상’ 신화가 깨졌다. 카카오게임즈, SK바이오사이언스 등의 뒤를 이어 '따상' 이상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됐던 SK아이이테크놀로지(이하 SKIET)가 기대에 못미쳤다.
SKIET의 부진은 올해 상장할 예정인 카카오뱅크, 크래프톤 등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IET는 전날 상장 첫날 공모가(10만5000원)의 두배인 21만원에 시초가를 형성했다. 이후 22만원까지 상승폭을 확대했으나 곧 매물이 쏟아지며 하락 전환했다. 26.43% 내린 15만4000원에 마감했다.
SKIET는 IPO를 시작할 때부터 ‘따상’ 신화를 이어갈 기대주로 손꼽혔다. 기대감은 공모주 청약에서 역대급 경쟁률로 현실화됐다. 청약 최종 경쟁률 230.06대 1로, 역대 최대 규모인 80조5366억원의 증거금이 몰렸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기대와 달랐다.
⬛애널리스트 “비싸지않다...길게봐야 한다”
이지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수급 이슈로 인해 하락세에 들어갔다고 생각한다”며 “공모희망가 밴드 최상단인 10만5000원으로 시작한 것이 하락세의 이유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SKIET의 전망에 대해 그는 “지금 주가는 기업 벨류에이션대비 비싸다고는 평가하지 않는다”며 “진입이 어려운 산업 분야인 전기차시장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SKIET는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기업이라 '23년 예상 EPS에 Target PER 30배로 장기적 주가 상승을 전망한다”고 내다봤다.
염승환 이베스트증권 부장도 이날 KBS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나스닥시장이 좋지않았고 전기차섹터인 테슬라도 5% 하락을 보였다”며 “SKIET의 지금 주가가 비싸다고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앞서 김현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SKIET 상장 전 목표주가 14만8000원을 제시하기도 했다. 김 연구원은 “SKIET는 부채비율 65%로 경쟁사 및 2차전지 소재 업체 평균 대비 매우 우량하고, SK이노베이션의 자본 15조원을 등에 엎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IPO예정 기업들은 ‘덜덜’
SKIET의 따상 실패로 상장 대기 중인 기업들은 근심에 빠졌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시들해질까 우려하는 것이다.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인 서울거래소에 따르면 SKIET 주가가 하락한 날 마켓컬리는 10.53%, 비바리퍼블리카(토스)도 2.93% , 현대엔지니어링7.14%, 빗썸코리아 4.38% 등이 하락했다.
특히 연내 국내 증시 상장 예정인 대어급 공모주 카카오뱅크와 크래프톤도 악영향이 우려된다.
따상 실패는 공모가가 고평가됐기 때문이라는 진단이 나오면서 공모가를 정할 때도 논란이 벌어질 수 있다. 여기에 '공모주를 받으면 대박'이라는 공식이 깨져 개인투자자들의 공모주 청약 광풍도 잦아들 수 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인플레이션 우려와 금리 상승 등으로 증시 랠리 지속성 여부가 위협받고 있다"며 "공모주 투자 역시 무조건 높은 수익을 낼 거라는 기대를 내려놓아야할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