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건배달 때문에 소득이 줄었다는 쿠팡이츠 배달 파트너들의 불만이 조만간 사그라질 전망(사진=쿠팡이츠 배달파트너 앱 캡처)
배달의민족이 쿠팡이츠 배달 파트너들을 살렸다?
단건배달 때문에 소득이 줄었다는 쿠팡이츠 배달 파트너들에게 단비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쿠팡이츠가 배달기사 등급제를 도입해 건당 5900원에서 6500원의 배달료 하한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배달기사에게 강경한 정책을 잇따라 내놓던 쿠팡이츠가 변한 것.
쿠팡이츠의 변화는 배달의민족이 유발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배민이 단건배달에 나서자 배달기사 이탈을 막기 위해 쿠팡이츠가 정책을 바꿨다는 얘기다.
27일 쿠팡이츠는 내달부터 배달 건당 최대 6500원의 배달료를 보장해주는 배달파트너 리워드 프로그램 테스트를 진행한다. 파트너가 충족한 조건에 따라 등급이 부여된다.
등급별로 다르게 책정되는 배달료는 5900원에서 6500원으로, 정액요금이 아니라 하한선이다. 예를 들어 가장 높은 등급의 파트너가 2500원짜리 콜을 받아 배달을 완료했을 때 6500원으로 올려 받는 것. 피크시간대 등 7500원의 배달료가 책정된 콜 이행 시에는 그대로 받는다. 정확히 6500원에 맞춰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쿠팡이츠의 건당 배달료 최대 6500원은 최저단가(2500원)에 비해 2.6배가 높은 수준이다.
쿠팡이츠는 내달부터 배달 건수나 완료율 등 특정 조건을 달성하면 이에 맞는 등급을 부여해 배달비 우대 적용 등 혜택을 제공하는 리워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등급은 레전드, 에픽, 마스터 순으로 나뉜다. 등급별로 각각 건당 6500원, 6100원, 5900원의 배달료가 책정된다.
성실히 한만큼 돈을 많이 주겠다는 것이다. 다만 이는 단순 테스트로, 프로그램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거나 효과가 크지 않을 경우 정식으로 시행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테스트에 참여하는 배달파트너는 5월 등급별 조건을 충족한 파트너 중 일부 선별된 파트너다. 기준을 충족한 파트너 중 아주 소수에만 문자로 안내한 뒤 테스트해보는 과정이다. 쿠팡이츠는 이번 테스트 결과에 따라 앞으로 확대될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한편, 쿠팡이츠의 이같은 변화는 전향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쿠팡이츠는 단건배달서비스를 무기로 출시 2년 만에 점유율 20%를 달성했다. 특히 강남3구에서는 단건배달이 폭발적 인기를 끌며 배달의민족 점유율을 앞질렀을 것으로 관측된다.
문제는 단건배달은 배달기사 입장에서 수익 하락 원인이라는 것. 특히 쿠팡이츠는 지난 3월 기본 배달수수료를 기존 3100원에서 2500원으로 삭감해 라이더들의 반발을 샀다. 여러 음식을 묶어서 배달할 수 없어 소득도 줄었는데 기본 수수료까지 삭감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최근에는 배달 콜을 과도하게 거절하는 배달 파트너에 대해 영구적으로 쿠팡이츠 업무를 할 수 없도록 하는 삼진아웃 제도도 운영 중이다. 내달부터는 쿠팡이츠로부터 받은 최근 10건의 콜 중 무시나 거절, 배정 후 취소가 3회 이상인 경우 최소 1분에서 최대 30분간 업무 위탁을 일시 중지하는 쿨다운 타임 제도도 운영할 계획이다.
쿠팡이츠의 강경한 정책에 배달 파트너들의 불만은 고조됐다.
강경한 정책에 브레이크를 건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경쟁자인 배달의민족이다. 배민이 단건배달 서비스 진출을 선언하자, 쿠팡이츠로서는 배달원 이탈을 우려해야하는 상황에 몰렸다. 배달원 이탈이 지속되면 단건배달 서비스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배달의민족은 라이더들에게도 주식을 나눠줄 정도로 두터운 유대감을 쌓아왔다. 특히 쿠팡이츠는 콜 거절 횟수에 따라 패널티를 주는 반면 배달의민족은 관련 불이익을 주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