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현대건설 사옥 전경 (사진=현대건설) 현대건설이 기후변화 대응에 역행하는 석탄발전소 수주로 노르웨이 중앙은행 블랙리스트에 올랐다. 라이벌인 삼성물산이 일찌감치 석탄화력발전소 사업에 철수한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7일 현대건설 관계자는 "현재 수주한 석탄 사업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수주 작업이 진행된 사업들이다"라며 "차차 석탄 관련 사업 수주를 줄인 뒤 철수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 노르웨이 중앙은행 투자위원회는 현대건설이 지구 환경을 훼손할 우려가 크다고 판단해 4년 동안 투자 대상 적정성 여부 관찰에 들어갔다. 노르웨이 중앙투자위원회는 "중대한 부패에 기여하거나 책임을 지고 있는 용납할 수없는 위험 때문에 현대건설를 관찰하기로 했다"고 홈페이지에 공시했다. 이번 노르웨이 중앙투자위원회의 결정으로 현대건설은 노르웨이 은행 투자관리가 운용하는 국부펀드 투자를 받지 못하게 됐다. 노르웨이 중앙투자위원회의 이 같은 결정이 나온 배경은 현대건설의 석탄화력발전소 수주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은 그동안 ▲베트남 꽝빈성 꽝짝1 석탄화력발전소 ▲방글라데시 마타바리 석탄화력발전소 ▲인도네시아 찔레본 석탄발전소 등을 수주했다. X 베트남 꽝빈성 꽝짝1 석탄화력발전소 조감도(자료=베트남전력공사) ■현대건설, 탈석탄 역행에 투자처 외면 우려 사업을 진행하는데 막대한 자금을 필요로 하는 건설업계의 경우 투자처의 결정을 무시하기 힘들다. 건설업계가 최근 앞다퉈 ESG경영을 천명한 것 역시 투자자들로부터 외면을 받지 않기 위해서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사업 비용 단위가 수천억에서 수십조 단위까지도 나오는 건설업의 경우 투자자들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며 "환경을 생각하는 ESG경영이 금융권에서 하나의 트렌드가 된 이상 건설업계도 발맞출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대건설도 ESG경영을 내세운 상황이다. 2020 기후변화 대응 전략 최우수 기업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기도 했으나 석탄 사업의 발목이 잡힌 모양새다. 노르웨이 중앙은행 투자위원회는 노르웨이 국부펀드의 투자를 결정하는 기구다. 세계 최대 규모의 국부펀드로 자산이 1000조원을 넘는다. 위원회는 지난 2017년에도 한국 기업을 대상으로 칼을 휘둘렀다. 지구 환경을 파괴하는 기업으로 한국전력을 포함해 10개의 한국기업에 대해 투자금지대상으로 지정하고 2개 기업은 관찰대상으로 지정했다. 이후 한전에 투자한 1500억여원 상당의 자금을 회수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미국 캘리포니아 공무원 연금 '캘퍼스' ▲스웨덴연기금 ▲네덜란드 공적 연금 등도 석탄 산업 투자 중단을 선언했다. 국내에서는 최근 국민연금이 석탄 투자 배제 기준 마련에 나섰다. 이처럼 현대건설이 석탄 화력발전소 수주를 지속할 경우 각종 투자처로부터 외면 받을 우려가 크다. ■석탄 사업 철수한 삼성물산..해외수주 '왕좌의게임' 앞서 나가 지난해 비금융사 최초로 탈석탄을 선언해 주목받은 삼성물산은 화력발전소 입찰에 참여하지 않는 결정을 내렸다. 삼성물산은 화력발전소 입찰을 배제하고도 올해 해외수주 '왕좌의 게임'에서 승기를 잡았다. 삼성물산은 상반기 34억 달러의 해외 사업을 수주했다. 16억달러를 수주한 라이벌 현대건설을 큰 차이로 앞서나가고 있다. 삼성물산은 석탄 사업 철수 이후로도 해외수주에서 큰 타격이 없었다. 지난해 상반기 해외 사업에서 36억 달러를 수주했다. 지난해보다 올해 5% 가량 수주액이 줄어든 것에 그쳤다. 건설사의 탈석탄이 해외 사업에서 큰 리스크로 작용하지 않는다는 방증이다. 국제 금융 기구와 각국 중앙은행은 기후 리스크와 사회적 책임 요소를 산업에 적극 반영하려는 움직임이 커진만큼 석탄 사업에서 빠른 철수가 기업에게 오히려 득이 될 수 있는 지점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석탄 사업에서 철수하기전부터 포트폴리오가 다각화 됐다"며 "석탄 사업 철수로 매출이나 수주 잔고에 문제가 생기거나 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현대건설, 탈(脫)석탄 대세 역행에 발목..“철수 방향으로 가닥”

정지수 기자 승인 2021.07.07 10:59 | 최종 수정 2021.07.07 11:04 의견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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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사옥 전경 (사진=현대건설)

현대건설이 기후변화 대응에 역행하는 석탄발전소 수주로 노르웨이 중앙은행 블랙리스트에 올랐다. 라이벌인 삼성물산이 일찌감치 석탄화력발전소 사업에 철수한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7일 현대건설 관계자는 "현재 수주한 석탄 사업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수주 작업이 진행된 사업들이다"라며 "차차 석탄 관련 사업 수주를 줄인 뒤 철수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 노르웨이 중앙은행 투자위원회는 현대건설이 지구 환경을 훼손할 우려가 크다고 판단해 4년 동안 투자 대상 적정성 여부 관찰에 들어갔다.

노르웨이 중앙투자위원회는 "중대한 부패에 기여하거나 책임을 지고 있는 용납할 수없는 위험 때문에 현대건설를 관찰하기로 했다"고 홈페이지에 공시했다.

이번 노르웨이 중앙투자위원회의 결정으로 현대건설은 노르웨이 은행 투자관리가 운용하는 국부펀드 투자를 받지 못하게 됐다.

노르웨이 중앙투자위원회의 이 같은 결정이 나온 배경은 현대건설의 석탄화력발전소 수주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은 그동안 ▲베트남 꽝빈성 꽝짝1 석탄화력발전소 ▲방글라데시 마타바리 석탄화력발전소 ▲인도네시아 찔레본 석탄발전소 등을 수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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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꽝빈성 꽝짝1 석탄화력발전소 조감도(자료=베트남전력공사)

■현대건설, 탈석탄 역행에 투자처 외면 우려

사업을 진행하는데 막대한 자금을 필요로 하는 건설업계의 경우 투자처의 결정을 무시하기 힘들다. 건설업계가 최근 앞다퉈 ESG경영을 천명한 것 역시 투자자들로부터 외면을 받지 않기 위해서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사업 비용 단위가 수천억에서 수십조 단위까지도 나오는 건설업의 경우 투자자들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며 "환경을 생각하는 ESG경영이 금융권에서 하나의 트렌드가 된 이상 건설업계도 발맞출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대건설도 ESG경영을 내세운 상황이다. 2020 기후변화 대응 전략 최우수 기업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기도 했으나 석탄 사업의 발목이 잡힌 모양새다.

노르웨이 중앙은행 투자위원회는 노르웨이 국부펀드의 투자를 결정하는 기구다. 세계 최대 규모의 국부펀드로 자산이 1000조원을 넘는다.

위원회는 지난 2017년에도 한국 기업을 대상으로 칼을 휘둘렀다. 지구 환경을 파괴하는 기업으로 한국전력을 포함해 10개의 한국기업에 대해 투자금지대상으로 지정하고 2개 기업은 관찰대상으로 지정했다. 이후 한전에 투자한 1500억여원 상당의 자금을 회수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미국 캘리포니아 공무원 연금 '캘퍼스' ▲스웨덴연기금 ▲네덜란드 공적 연금 등도 석탄 산업 투자 중단을 선언했다.

국내에서는 최근 국민연금이 석탄 투자 배제 기준 마련에 나섰다.

이처럼 현대건설이 석탄 화력발전소 수주를 지속할 경우 각종 투자처로부터 외면 받을 우려가 크다.

■석탄 사업 철수한 삼성물산..해외수주 '왕좌의게임' 앞서 나가

지난해 비금융사 최초로 탈석탄을 선언해 주목받은 삼성물산은 화력발전소 입찰에 참여하지 않는 결정을 내렸다.

삼성물산은 화력발전소 입찰을 배제하고도 올해 해외수주 '왕좌의 게임'에서 승기를 잡았다.

삼성물산은 상반기 34억 달러의 해외 사업을 수주했다. 16억달러를 수주한 라이벌 현대건설을 큰 차이로 앞서나가고 있다.

삼성물산은 석탄 사업 철수 이후로도 해외수주에서 큰 타격이 없었다. 지난해 상반기 해외 사업에서 36억 달러를 수주했다. 지난해보다 올해 5% 가량 수주액이 줄어든 것에 그쳤다. 건설사의 탈석탄이 해외 사업에서 큰 리스크로 작용하지 않는다는 방증이다.

국제 금융 기구와 각국 중앙은행은 기후 리스크와 사회적 책임 요소를 산업에 적극 반영하려는 움직임이 커진만큼 석탄 사업에서 빠른 철수가 기업에게 오히려 득이 될 수 있는 지점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석탄 사업에서 철수하기전부터 포트폴리오가 다각화 됐다"며 "석탄 사업 철수로 매출이나 수주 잔고에 문제가 생기거나 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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