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오피스텔 시장이 회복세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아파트 시장에 고강도 규제가 이어지면서 상대적으로 규제 사각지대에 있는 오피스텔로 수요가 빠르게 이동하는 모습이다. 여기에 전세의 월세화가 가속하고 기준금리가 인하 흐름을 보이면서 임대수익률이 높아진 것도 투자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
11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 오피스텔 매매 거래량은 2만1022건으로 3년 만에 2만건을 돌파했다. 신축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고 분양가도 가파르게 오르자, 아파트와 비슷한 주거환경을 갖추면서도 상대적으로 부담이 낮은 오피스텔이 대안으로 떠오른 영향이다. 실제로 최근 1인 가구가 전국 1000만 세대를 넘어선 상황에서 전용 40㎡ 이하 소형 오피스텔의 수요 기반은 더욱 넓어지고 있다.
반기별 전국 오피스텔 매매 거래 건수 (자료=부동산R114)
■ 공급 절벽 직면한 2026년…신축 프리미엄 부각
2023년 고금리 여파로 오피스텔 분양물량이 6605실까지 급감하면서 2~3년 뒤 입주 물량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았다. 2026년 입주 예정 물량은 1만1762실로, 2010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공급 감소가 장기화하면 신축 오피스텔의 희소성이 강화되고 매매·임대 시장 회복 속도도 빨라질 가능성이 크다.
임대수익률도 상승세다. 올해 3분기 전국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은 4.76%로 4년 연속 올랐다. 금리 인하로 예금금리가 2%대로 떨어진 데다, 월세 전환이 확산되며 임대료가 안정적으로 상승한 것이 수익률을 끌어올리고 있다.
최근 발표된 10·15 대책으로 서울 전역과 경기 주요 지역이 규제지역으로 확대되면서 아파트 대출·청약 부담은 커진 반면, 오피스텔은 여전히 LTV 70% 등 비교적 완화된 규제를 유지하고 있다. 전입 의무가 없고 임대·거주 활용 폭이 넓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다만 오피스텔은 재건축이 사실상 어렵고 아파트 대비 가격 상승 여력이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부동산R114 윤지해 수석연구원은 "수요가 늘고 공급이 줄어드는 구조적 변화가 이어지며 2026년 오피스텔 시장은 본격적인 회복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며 "다만 모든 상품이 상승하는 것은 아니므로 규제지역 내 위치, 신축 여부, 역세권 등 선별 투자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