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크래프톤)
국내 게임업계는 지난 몇 년간 '3N'이라 불리는 3사가 주도했다. 하지만 크래프톤이 이들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 증시에서는 상장과 함께 '대장주' 자리를 꿰찼다. '배틀그라운드'라는 빅스타가 원동력이다. 크래프톤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후속작과 함께 글로벌 M&A 등 큰 꿈을 꾸고 있다. 뷰어스는 크래프톤의 역사와 미래를 조망하는 기획을 마련했다. -편집자주-
"전진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시행착오를 겪어야만 한다."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은 위기와 어려움을 겪으면서 '게임 제작의 명가'를 위해 끝없이 달려왔다.
게임 대장주로 올라섰지만 크래프톤에게는 '원 히트 원더(one-hit wonder)' '차이나 리스크' 등이 약점이라는 지적이 계속된다.
■고질적 문제인 '원히트원더'..글로벌 메가 IP 확장으로 해소한다
원 히트 원더는 대중 음악에서 한 곡만 큰 흥행을 거둔 아티스트를 의미하는 말이다. 게임업계에서는 하나의 게임만 큰 흥행을 거둔 게임사를 뜻한다. 크래프톤에게는 대표 게임이 '배틀그라운드' 하나 뿐이라는 것이 매번 약점으로 지적돼 왔다. 그도 그럴 것이 크래프톤 매출의 80% 이상을 '배틀그라운드'가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블레이드앤소울 등의 고유 IP를 가지고 있다. 넷마블은 페이트/그랜드 오더, 세븐나이츠 IP, 마블 시리즈 등을 서비스 중이다. 넥슨도 서든어택, 카트라이더 등 굵직한 게임들을 수차례 내놓았다.
하지만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 하나다. '테라'나 '엘리온' 같은 게임들도 있지만 매출의 핵심이 되는 건 배틀그라운드다.
크래프톤이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은 '배틀그라운드' 세계관 확장이다. 기존 배틀그라운드 IP를 활용해 영화, 다큐멘터리, 웹툰 등 다양한 미디어 분야로 발을 넓히겠다는 의지다.
이를 위해 투자도 아끼지 않는다. 크래프톤은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의 70%를 글로벌 M&A에 사용할 예정이다. 최종 목표인 '글로벌 콘텐츠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몸부림이다.
■"중국에 울고 웃고"..'차이나 리스크', 글로벌 인프라 구축 통해 의존도 낮춘다
크래프톤이 상장을 위한 공모주 청약에서 흥행에 실패한 이유 중 하나는 '차이나 리스크'였다. 중국 의존도가 높다는 게 약점으로 지적되던 때 중국에서 게임을 규제할 수 있다는 보도가 터져나왔다. 중국의 한 매체가 게임을 '정신적 아편'에 비유하면서 파장을 일으킨 것.
중국의 규제 우려가 커지면서 중국 의존도가 높은 게임사에 대한 부정적인 진단이 잇따랐다. 이후 해당 기사가 없어지고 규제에 관한 중국 당국의 행보가 구체화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업계에선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크래프톤은 게임사 중에서도 특히 중국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지난해 매출액 약 1조6700억원 중 95% 가까이가 해외시장에서 나왔다. 여기서 85%는 중국과 인도 등 아시아 시장이 차지하고 있다. 즉, 중국의 규제 여부에 따라 영업이익 변동폭이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차이나 리스크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의존도를 줄여 고르게 분포시키는 것이다. 크래프톤은 최근 인도, 중동, 북아프리카 등 글로벌 지역 영향력 확대를 위해 인프라를 구축하기로 결정했다. 상장 자금 중 70%를 제외한 나머지 30%가 여기에 사용된다.
크래프톤은 현재 흥행 중인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와 출시를 앞두고 있는 '배틀그라운드: 뉴 스테이트'의 사례도 강조했다.
지난달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는 출시 일주일 만에 3400만명의 이용자를 품에 안았다. 신작인 '뉴 스테이트'는 중국 의존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중국을 넘어 그외 지역으로도 크래프톤의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다짐을 직접 보여주고 있다.
크래프톤 사명은 중세 유럽 장인들의 연합인 '크래프트 길드'에서 착안됐다. 여기에는 '장인정신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개발자들의 끊임없는 도전'이라는 의미가 담겼다. 크래프톤이 밝힌 답, '글로벌'이 그들의 약점을 극복시켜 줄 키(Key)가 될지 지켜볼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