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 한국투자증권 제공)
“금융의 핵심은 돈과 사람입니다. 이제 돈은 있습니다. 필요한 건 여러분과 같은 사람입니다”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이 또다시 인재 채용을 위해 직접 나섰다. 올해도 어느덧 23년째 개근이다.
16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글로벌공학교육센터에서 열린 한국투자증권 채용설명회에서 김 회장이 직접 강연자로 나섰다. 이날 현장에는 대학생·취업준비생 등 약 500명의 청년들이 참석해 빈 자리 없이 강당을 가득 채웠다. 청년들은 김 회장이 전하는 한국투자증권의 기업 철학과 채용 인재상에 귀를 기울였다.
김 회장은 취업난에 대해 기성세대로서의 미안함을 전하며 0%대 저성장과 낮은 금리 상황에서 근로소득만으로 생계를 잇기가 어렵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자산을 불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 행복을 위한 방안을 제공하는 것이 한국투자증권의 의의”라며 “자금을 모아 새 업종, 기업에 투자해 보다 나은 수익을 창출 더 나은 미래를 꿈꾼다”고 말했다.
향후 경제는 제조업이 국가를 이끌던 시대에서 금융이 주도하는 시대로 변화할 환경이 조성됐다고 진단했다. 김 회장은 “과거엔 몸으로 제조업을 일구고 돈이 없었지만 현재 가계자산 규모가 1경5000조원으로 인구를 감안하면 1인당 자산이 일본을 앞설 정도로 금융이 부흥할 환경이 조성돼 있다”며 “앞으로는 머리로 할 수 있는 일에서 최고로 올라섰으면 한다”는 소망을 전했다.
김 회장은 인재상에 대해서도 밝혔다. 정량적 스펙보다 같은 꿈을 꿀 의지를 지닌 사람을 선호한다는 게 그의 이야기다.
김 회장은 “자격증 많고, 영어 잘하는 사람이 꼭 필요한 건 아니다. 임원 중에서도 그런 사람은 많지 않다”며 같은 꿈을 꾸고, 밤낮없이 정진하는 헝그리 정신을 갖출 것을 강조했다. 이어 “한국투자증권은 예전엔 동원 출신의 조그만 증권사였지만, 이제는 반기 이익이 1조원을 넘어섰고 아시아 1위인 노무라 증권을 제칠 날을 눈앞에 두고 있다”며 “아시아 1위로 올라서고, 이후 글로벌 넘버원을 향해 달리기 위해 여러분의 도전이 필요하다”고 청년들을 격려했다.
(사진=16일 한국투자증권 채용설명회가 열린 서울대학교 모습. 문재혁 기자)
이날 설명회에선 챗GPT를 이용해 한국투자증권의 강점과 약점, 입사 시 어려운 점에 대해 사회자가 질문하면 김 회장이 답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먼저 김 회장은 한국투자증권의 강점으로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대단한 수준이고, 카카오뱅크, 토스 등 핀테크 기업과 제휴해 디지털혁신에도 힘쓰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약점으로는 IB부문 수익변동성이나 글로벌 브랜드 인지도 부족 등이 꼽히자 김 회장은 “미국 월가의 금융 상품을 한국에 소개하며 세일즈 포스를 갖추고 있다”며 “현재는 낮지만 앞으로 인지도가 점점 높아질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또한 김 회장은 한국투자증권의 별명이 ‘군드만삭스(군대+골드만삭스)임을 언급하며 “막대한 자금을 수시로 다루는 만큼, 의사결정 전까지는 자유롭게 의을 나누나 결정 이후엔 빠른 실행을 위해 군대식 수직적 구조로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사진=강연 후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는 김남구 회장 모습. 문재혁 기자)
성과 압박을 묻는 질문에는 “워라밸을 지키면서 높은 성과를 내긴 어렵다”며 “다만 확실한 성과급으로 이에 보답한다. 신입사원이 1년 만에 2억원 이상 성과급을 받은 경우도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리테일의 경우 개인 별로 실적을 평가했으나 팀을 이뤄 평가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다”며 “팀장인 선배들이 하나하나 가르쳐주며 성장을 이끌어 준다. 당장의 성과보다는 신입사원의 성장 역량을 본다"고 첨언했다.
강연 말미에 김 회장은 “한국투자증권은 꿈을 펼칠 수 있는 무대를 제공할 것”이라며 “최고의 선배, 동기, 후배와 함께 협력하고 경쟁해 성장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인재가 되길 바란다”고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