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평택시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정문 모습. (사진=쌍용차)
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쌍용자동차가 에디슨모터스와 결별 후 세 곳에서 인수 의향을 새로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일각에서는 청산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하지만 그에 따른 산업‧고용 분야의 부정적 파장이 더 크다는 전문가 분석이 나온다. ‘새 인수자 찾기’가 주목되는 이유다.
■ ‘새 인수자’ 찾기 의지 보여… 전기차 경쟁력도 확보
쌍용차는 31일 새로운 인수의향자가 나타났는지에 대한 본지 질의에 “복수 업체가 인수의향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다만 인수의향자가 구체적으로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았다. 쌍용차는 서둘러 새 인수자를 찾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앞서 지난 29일 서울회생법원은 에디슨모터스컨소시엄과의 인수합병(M&A) 내용이 담긴 회생계획안에 대해 배제 결정을 내렸고, 다음달 1일로 예정된 관계인집회도 취소했다. 이는 에디슨모터스가 기일 내 잔여 인수대금을 납부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쌍용차와 에디슨모터스는 지난 1월 10일 본 계약을 맺고 인수대금 3048억원의 10%인 계약금 304억8000만원을 냈다. 하지만 관계인 집회일인 다음달 1일의 5영업일 전까지 납부해야 하는 잔금 2743억2000만원을 내지 못하면서 M&A는 무산됐다. 법원은 후속 조치로 회생계획안 제출기간을 오는 5월 1일로 연장한 상태다.
쌍용차는 법정 인가 기한인 오는 10월 14일 전까지 새 업체를 찾아 본계약 체결과 회생계획 수립·인가를 완료해야 하는 상황이다. 쌍용차에 따르면, 개발 여부가 불투명했던 J100 출시를 올해 6월로 확정했고, 내년 하반기엔 전기차 U100을 출시하는 등 경쟁력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특히 전기차 U100은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의 전환을 통해 향후 전망성을 높인다는 측면이 반영됐다. 또 사우디아라비아에 반조립 제품 공장을 건설해 3만대 규모의 수출 물량을 확보할 예정이다.
■ “청산하면 국내생산 20만대 잃고 중산층 타격 예상”
일각에서는 기업을 계속 운영하는 것보다 청산하는 게 낫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지만 전문가는 이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나타냈다. 재무적 관점뿐 아니라 산업적 관점에서 포괄적으로 들여다볼 때 청산 시 부정적 파급이 더 크기 때문이다.
청산될 경우 쌍용차 직원 4300여명이 실직하는 것은 물론 700여개의 1~3차 협력사 직원들이 직장을 잃을 수 있다. 국내 자동차산업도 취약해질 우려가 나온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자동차 생산이 지난 10년간 120만대가 줄었고 관련 고용은 최근 4년간 3만명 이상이 줄었다”며 “쌍용차 청산 시 국내 생산이 최소 20만대가 줄어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연구위원은 “자동차산업 일자리는 중산층 형성의 기반으로 볼 수 있다”며 “자동차는 종합산업이고 고용효과가 높기 때문에 연관 산업까지 고려하면 청산 시 그 부정적 파급은 더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GM 군산공장 문 닫을 때 군산시가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바 있다”는 점도 덧붙였다.
또 쌍용차 인수대금 3048억원, 공익채권을 포함한 부채까지 합산하면 1조원대의 자금이 필요한데 청산하는 게 더 낫지 않느냐는 일부 의견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이 연구위원은 “자동차브랜드 하나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금액이 2조원이 든다”며 “삼성전자가 글로벌 오디오그룹 하만을 인수할 당시 약 9조원이 들었던 점을 고려해보면 가능성은 완전히 없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