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석2구역 주민대표회의 사무실. (사진=정지수 기자)
삼성물산이 대안 설계 적용을 제안하며 흑석2구역 공공재개발 사업 수의계약 대상자로 선정됐다. 시공사 선정이라는 최종 절차가 남았으나 수의계약 대상자로 선정된만큼 시공권 확보에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동안 더뎠던 도시정비사업 확대에도 가속페달을 밟을 예정이다.
15일 흑석2구역 공공재개발 주민대표회의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 대의원총회를 열고 삼성물산을 수의계약 대상자로 선정했다.
흑석2구역 주민대표회의 관계자는 "삼성물산을 수의계약 대상자로 선정했으며 내달 29일에 시공사 선정 총회를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흑석2구역 공공재개발 정비사업은 동작구 흑석동 일대에 지하7~지상49층 높이의 아파트 1216가구와 부대복리시설 등을 짓는 프로젝트다. 서울지하철 9호선 흑석역이 코앞에 위치한 준강남급 입지다.
이날 흑석2구역 주민대표회의가 공개한 제안서에 따르면 사업 총 공사비는 6762만원으로 평당 공사비는 765만원 수준이다. 이 같은 공사비는 최근 한남2구역 재개발 조합이 잠정적으로 결정한 공사비 평당 770만원과 유사한 수준이다.
삼성물산은 지난 5일까지 이뤄진 시공사 입찰에 단독으로 투찰했다. 지난 4월 19일 마감한 1차 입찰에도 삼성물산으로 단독으로 응찰하는 등 지속적으로 해당 사업지에 러브콜을 보냈다. 두 차례 단독 응찰로 수의계약 요건을 충족한 후 수의계약 대상자로까지 선정되면서 시공권 확보까지 사실상 8부 능선을 넘었다.
삼성물산의 연간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은 8172억원이나 흑석2구역 사업 수주에 성공할 경우 1조5000억원 가량으로 누적 수주액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은 지난 7일 서울 송파구 '가락상아2차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에서도 우선협상자대상자로 선정됐다. 1988년 준공된 이 단지는 6개 동, 750가구로 이뤄져 있다. 수평증축 리모델링을 통해 지하 3층~지상 22층, 862가구 규모로 탈바꿈한다는 계획이다. 조합 산정 기준 예상 공사비는 약 3000억원이다.
가락상아2차아파트 리모델링 조합은 연말에 최종 시공사 선정을 위해 이르면 연말에 조합원 찬반 투표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두 사업지 모두 시공권 확보에 성공한다면 삼성물산은 도시정비사업 2조 클럽 입성도 가까워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4월부터 도시정비사업 복귀 이후 여덟 차례 수주전에서 모두 시공권을 따내는 등 핀셋 수주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도 방배6구역과 이촌코오롱 리모델링 사업을 안정적으로 따내며 도시정비 수주전에 뛰어들어 실패한 사례가 없다. 흑석2구역과 가락상아2차아파트에서도 수의계약 대상자로 선정된만큼 이 같은 기록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울산 중구 B04 재개발 사업과 서울 한남2구역 등 수주 격전이 예고된 사업지다.
공사비가 1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울산 중구 B04 재개발 사업은 현대건설과 맞대결이 유력한 가운데 롯데건설도 새로운 경쟁자로 부상했다.
서울 한남2구역 재개발사업은 예상 공사비가 8000억원에 가깝다. 강남 알짜 입지로 꼽히면서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의 2파전이 유력하며 삼성물산이 수주전 참여를 저울질 중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수주 계획이 있는 정비사업지에서 조합 일정에 맞춰 차질이 없도록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