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판교 사옥. (사진=넥슨)
게임 이용자들의 트럭시위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게임사들의 소통 부족과 차별적인 운영행태에 대한 분노가 식지 않는 거다.
하지만 넥슨은 게임 이용자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지난해 트럭시위를 겪은 후 소통을 강화하며 체질을 개선했기 때문이다.
넥슨의 개발 자회사 넥슨게임즈는 오는 23일 'HIT2 DAY(히트투데이)'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21일 밝혔다. 오는 28일 '히트2(HIT2)' 첫 번째 대규모 업데이트를 앞두고 이용자들의 궁금증에 대한 답변과 모험가의 편지를 통해 전달된 의견 개발 관련한 스튜디오 답변이 이뤄질 예정이다.
넥슨게임즈의 이 같은 소통 행보는 히트2 출시 당일부터 주목받았다. '히트2' 공식 홈페이지에도 '새소식' 카테고리에 '소통채널'이 따로 존재할 정도로 이용자와 스킨십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출시 이후 부정적인 반응도 있었으나 '개발자의 편지'를 통해 빠르게 이용자 피드백에 나섰다. 모험가의 편지도 지속적으로 받으며 이용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개발자의 편지를 통해 유저와 소통에 나서는 '히트2' (자료=히트2 공식홈페이지)
그 결과 히트2는 이날까지도 구글플레이 매출 2위를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지난 1일 구글플레이 매출 1위 달성 이후 꾸준히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넥슨의 이용자 소통 행보는 히트2에만 국한되지 않고 전방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초 확률형 아이템 논란으로 이용자들의 따가운 눈초리를 받았던 넥슨의 극적인 변화다.
확률 정보는 기존 유료 캡슐형 아이템 확률 정보에 더해 업계 최초로 유료 강화 및 합성류 콘텐츠와 유·무료 혼합형 콘텐츠까지 빠르게 공개했다. 지난해 12월 시행된 게임산업계의 자율규제 개정안에 앞서 선제적인 조치에 들었다. 그달에 '넥슨 나우'까지 도입하면서 게임 내 각종 확률형 콘텐츠 실제 적용 결과를 1시간 단위로 집계해 열람이 가능하도록 했다.
지난해 열린 메이플스토리 고객 간담회. (자료=메이플 스토리 한국 서버 유튜브 채널 영상 갈무리)
정보 공개는 확률형 아이템에 국한되지 않고 이용자와 양방향 소통으로 이뤄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메이플스토리'가 있다.
넥슨은 지난해 2월 '메이플스토리' 확률형 아이템 논란으로 인한 이용자들의 트럭시위 이후 이용자 간담회를 진행하면서 대대적인 개선을 약속했다. 책임을 면하기 위한 공언에 그치지 않았다. '메이플스토리' 개발진은 확률형 아이템 허들을 낮추고 불만이 나온 콘텐츠 편의성을 높이는데 주력했다. 특히 공식 유튜브 채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이용자들에게 지속적으로 개선 사항에 대해 알리는데 주력했다.
이에 ‘메이플스토리’의 지난 7월 월간 활성 이용자수는 확률형 아이템 논란 이전인 2020년 3분기 수준까지 회복됐다. 양방향 소통은 2003년 서비스 시작 이후 20주년을 맞은 장수 게임의 저력을 발휘할 수 있던 발판이 됐다.
상반기 선보인 신작 '던전엔파이터 모바일(이하 던파 모바일)'과 출시 예정인 '베일드엑스퍼트'도 소통 키워드에 방점을 찍고 있다.
던파 모바일은 지난 8일 미니 쇼케이스 '메가폰'을 열고 그동안의 부족한 부분에 대해 가감없이 드러냈다. 옥성태 콘텐츠 디렉터와 고민용 콘텐츠 개발 총괄이 참석해 개선사항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던파모바일' 미니 쇼케이스 '메가폰'에 참석한 옥성태 콘텐츠 디렉터. (자료=던파모바일 유튜브 채널 갈무리)
소통이 가져온 흥행몰이는 매출로 연결됐다. 데이터 조사기관 '센서타워'에 따르면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은 지난달 기준 1억 달러 이상의 누적 순매출을 달성했다.
또 '블루 아카이브'는 지난 7월 개최된 서울 코믹월드에서 공식 부스로 참가해 IP 강화와 동시에 이용자와 더욱 가까운 거리에서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김용하 PD와 차민서 PD가 현장을 방문해 직접 음료를 나눠주기도 했다.
넥슨 관계자는 "지난해 논란이 된 이후 많은 반성의 시간을 가지며 이용자와 접점을 늘릴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유저에게 공개할 수 있는 정보에 대해 최대한 투명하게 공개하고 온·오프라인 채널을 활용해 유저들과 만남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최근 게임사가 논란이 많은데 현장에서 직접 유저와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넥슨처럼 자주 만들었으면 좋겠다"며 "물론 대규모 행사를 개최하는데 비용이 적게 드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 같은 비용을 일종의 투자라고 인식해야한다. 개발 투자에도 많은 비중을 두는 것처럼 이용자를 향한 투자도 필요한 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