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경기 성남시 엔씨소프트 사옥 앞에 리니지m 이용자들이 보낸 시위 트럭이 서 있다. (사진=연합뉴스)
내달 4일부터 시작되는 올해 국정감사에 엔씨소프트와 카카오게임즈 대표이사가 증인으로 채택되지 않았다. 이용자 권익 보호를 두고 기업의 개별적인 이슈보다는 업계 전반을 들여보겠다는 의중으로 풀이된다.
28일 국회에 따르면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전날 전체회의를 열고 내달 5일 열릴 예정인 문화체육관광부 대상 국정감사 증인·참고인 명단을 의결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상헌 의원이 '국내 게임업계 이용자 권익 보호 실태 및 권익 강화를 위한 대안 청취'를 목적으로 참고인 명단에 게임 유튜버 '김성회의 G식백과'를 올렸다. '김성회의 G식백과'는 77만6000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로 판교역 마차 시위 현장을 생중계하기도 했다.
국감 출석이 유력할 것으로 거론됐던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와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대표는 모두 명단에서 제외됐다.
앞서 카카오게임즈 모바일 게임 '우마무스메'는 운영 미숙으로 일부 이용자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판교역에는 지난달 마차 시위가 일어났으며 이달에는 유저들이 카카오게임즈에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집단 소송에 나서기도 했다.
엔씨소프트 리니지2M 이용자들도 게임사의 콘텐츠 크리에이터 프로모션이 불공정 경쟁을 초래한다면서 트럭 시위를 전개했다. 우마무스메 이용자들과 소송 연대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도 이에 주목해 게임 이용자의 권익 보호에 대한 논의를 이어갈 전망이다. 문체부 산하기관인 강신철 한국게임산업협회장도 증인 출석 명단에 거론됐으나 여당 반발로 불발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이번 문체부 국감은 개별적인 기업 이슈에 대한 논의보다는 게임업계 전반에 걸쳐 소비자 보호 방안을 강구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 소비자 권익 보호 부담될 수 있지만…자율 규제·판호 발급 역차별 해소 첫발 뗄까
게임사 입장에서 긍정적으로 다뤄질 부분은 확률형 아이템 자율형 규제 논의다.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 당시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완전 공개를 공약으로 내건 부분은 부담이지만 그동안 자율형 규제가 가진 국내 게임사 역차별 논란 해소에는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문체위 국정감사에서도 다뤄진 게임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논의는 자율형 규제 선에서 그쳤다. 이후 자율형 규제에 대한 실효성 논란은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특히 국내게임사가 비교적 자율형 규제를 준수하고 있으나 해외게임사는 이를 대다수 지키지 않고 있어 팔이 밖으로 굽는 모양새인 탓이다.
지난달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이하 GSOK)가 한국게임산업협회에서 시행하는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 미준수 게임을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자율규제 미준수 게임물은 총 21개로 국가별로는 중국이 12건, 미국이 4건 등으로 드러났다. 국내 게임사가 유통을 맡은 게임 중 자율 규제를 지키지 않은 게임은 '더프레이 MMORPG'로 1건에 불과했다.
게임사의 해외수출을 돕기 위한 전략적 논의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가 지난해 6월을 마지막으로 외산 게임을 대상으로 한 외자 판호 발급을 멈췄으나 중국에서 개발한 게임은 잇따라 국내에 신규 서비스에 나서고 있다.
올해 국산 게임이 중국의 빗장을 연 사례는 카카오게임즈 산하 넵튠의 자회사 님블뉴런이 개발한 '이터널 리턴' 뿐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이용자 시위가 업계 제일 큰 화두이나 기업 입장에서는 해외 진출에 대한 고충 등도 해소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 중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