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기업들이 대거 참여한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3’가 5일(현지시간) 개막한다. 현대차는 CES에서 올해 라스베이거스 현지에서 운전자가 없는 자율주행기술 '레벨4'가 적용된 아이오닉5 로보 택시를 운영한다며 실제 운행 영상을 공개했다. (사진=현대차그룹 유튜브)
우리나라 기업들이 대거 참여한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3’가 우리시각으로 5일 밤 개막한다. 현대차는 운전자 없이 운행하는 자율주행 로보 택시를 선보이고, 삼성과 LG전자는 무선기술과 인공지능(AI)가 접목된 초연결성 가전들을 전시한다. 그룹 총수인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오너 3세인 정기선 HD현대 사장도 직접 CES 현장을 찾는다.
■ 자율주행차 각축전…로보택시 운영 현대차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CES 2023’이 개막해 미래먹거리인 신기술의 향연이 펼쳐진다. 현대차는 이날 행사를 앞두고 유튜브 영상을 통해 라스베이거스에서 올해 말부터 운영될 자율주행 ‘레벨4’ 적용 ‘아이오닉5 로보택시’의 실운행 모습을 선보였다. 레벨4는 운전자 없이 운행되는 수준이다.
현대차 영상에서는 자율주행 로보 택시의 첫 실증 운행지로 라스베이거스를 선택한 이유를 설명한다. 도로가 복잡하고, 승용차 2대를 합친 형태의 리무진 등 다양한 차량들을 만날 수 있어서다. 손님은 운전자가 없는 현대차 자율주행 택시를 타고 이동을 한다. 운행 중 도보에서 축제를 즐기는 사람이 갑자기 도로로 뛰어들어도 로보 택시는 사전에 인지하고 선다.
CES 행사를 앞두고 자율주행 기술 합작 소식도 발표됐다. LG전자는 자동차 전장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이번엔 LG전자와 마구나의 합작 프로젝트로 자율주행기술을 선보이겠다고 공개했다. 애플을 제조하는 폭스콘도 미국 엔비디아와 자율주행 기술에 뛰어든다고 선언했다.
현대모비스도 ‘엠비전TO’라는 자율주행 차량을 전시해 레이더·라이다 등 센서가 장착되고 회전이 가능한 좌석을 탑재한 운전석을 선보인다.
한국경제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자율주행차 시장 규모는 202년 9조원에서 2035년 1270조원으로 40%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완성차 업체뿐 아니라 IT업체까지 자율차시장에 뛰어든 이유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이 5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초연결성 스마트싱스 기술을 소개하고 있다(오른쪽). 버튼 하나로 TV와 조명 등이 연결된 모습 소개 영상(왼쪽). (사진=삼성전자)
■ LG, 선 없는 OLED TV 공개…삼성, 버튼 하나로 TV·조명·IT기기 조정
CES 개막을 앞두고 국내 가전 신기술이 대거 공개됐다.
LG전자는 전원선 하나만 남기고 TV주변 연결선을 모두 없앤 ‘시그니처 올레드(OLED) M’을 처음 선보였다. 크기부터 무선 기술까지 세계 최초라는 수식어들이 붙었다. 이 TV는 현존하는 올레드 TV 중 최대치인 97형이다. 무선 솔루션은 4K를 120Hz(헤르츠)로 전송할 수 있다. TV본체와 AV전송박스를 통해 다양한 주변기기와 무선으로 연결이 가능하다. 이 TV는 ‘CES 2023 혁신상’을 수상했다.
CES 현장을 찾은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모든 혁신의 시작과 끝은 고객, 우리는 혁신을 통해 세상을 미소짓게 하겠다”면서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올레드 TV를 만들어 10주년을 맞았다. 이제는 또다른 10년을 내다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LG는 조 사장과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 정철동 LG이노텍 사장 등 주요 경영진이 CES 현장에 나섰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5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3 현장에서 세계 최초로 무선 IT기기 연결이 강화된 초대형 97형 4K·120Hz 올레드(OLED) TV를 선보였다. (사진=LG전자)
삼성전자도 무선 기술을 적용한 ‘초연결 스마트싱스’를 공개한다.
갤럭시 스마트폰의 스마트싱스 앱과 연동해 취침과 기상 등 사전에 설정한 행동 양식대로 조명이나 TV가 꺼지거나 켜진다. 갤럭시 휴대폰으로 제품의 QR코드를 스캔하면 스마트싱스 앱에 기기를 연결할 수 있다. 이렇게 연결된 가전은 TV, 냉장고, 에어컨, 조명, 커튼과 전원 콘센트 등이다.
라스베이거스를 방문한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삼성전자가 약속한 연결 경험의 완성을 위해 새로운 도전이 필요한 시기”라며 “연결을 통해 모두의 꿈과 바람이 담긴 기술을 현실로 구현하는 것이 비전”이라고 말했다. 그는 “디바이스경험(DX)부문 소속 절반의 임직원들이 커넥티드 기술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은 한 부회장과 경계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사장) 등 대표이사 2명고 노태문 모바일경험(MX) 사업부장(사장), 첫 여성 사장에 오른 이영희 DX부문 글로벌마케팅실장이 현장을 찾는다.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최윤호 삼성SDI 사장,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 등도 CES를 찾아 산업 트렌드 분석과 비즈니스 발굴에 나선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왼쪽)을 비롯한 최고경영진이 CES 2023에 대거 참석한다. SKT 통신 기술이 적용된 도심항공교통(UAM) 전시 모습(오른쪽). (사진=SK그룹)
■ SK 최태원, 경영진과 총출동 ‘넷제로’…정기선, HD현대 선박 신기술 선봬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4대 그룹 총수 중 유일하게 CES에 나선다. 최 회장은 회장 취임 후 CES 첫 참석이다. 그만큼 중요도를 두고 있는데, ‘넷제로(탄소중립) 실천’ 방향을 제시한다.
최 회장과 함께 최재원 SK온 수석부회장,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을 비롯해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 유영상 SK텔레콤 사장, 박성하 SK스퀘어 사장 등 SK그룹 핵심 경영진이 총출동했다.
최 회장과 경영진들은 SK그룹의 ‘탄소중립 실천 행동’을 주제로 넷제로를 알린다. SK 8개사는 친환경 모빌리티, 탄소없는 라이프스타일, 폐기물 자원화, UAM(도심항공교통) 등 에어 모빌리티, 그린 디지털 솔루션, 수소 등 미래 에너지를 소개한다.
정기선 HD현대 사장은 5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3에서 '바다의 근본 대전환'을 주제로 HD현대의 비전을 소개했다. (사진=HD현대)
HD현대(옛 현대중공업그룹)도 CES에 참여한다. 오너 3세인 정기선 HD현대 사장 등 주요 경영진은 올해 두 번째로 CES를 찾았다. 최근 변경한 사명 HD현대와 비전을 알리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정 사장은 CES 개막을 앞두고 ‘바다의 근본 대전환’을 선언했다. 그는 “글로벌 에너지 위기와 기후 변화 등 인류에게 닥친 시급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바다가 품은 무한한 잠재력을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사장은 자율주행선박 기술과 LNG선 기술 등 오션 모빌리티, 오션 와이즈, 오션 라이프, 오션에너지 등의 핵심 비전을 소개했다.
이번 CES에 HD현대는 정 사장을 비롯해 주영민 현대오일뱅크 사장, 이동욱 현대제뉴인 사장, 조석 현대일렉트릭 사장, 이기동 현대글로벌서비스 사장 등 주요 경영진이 함께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