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진 셀트리온그룹 명예회장. (사진=셀트리온그룹)
‘왕의 귀환’ 셀트리온그룹 명예회장 서정진이 돌아온다. 셀트리온그룹은 최근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예상보다 더 심각한 양상을 보이자 서 명예회장의 빠른 판단과 의사 결정 등 강한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경영 복귀를 적극 추진했다.
7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그룹은 지난 3일 서정진 명예회장을 2년 임기로 셀트리온홀딩스를 비롯해 셀트리온그룹 내 상장 3사인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의 사내이사 겸 이사회 공동의장 후보자로 추천하는 선임 안건을 의결했다. 서 명예회장의 선임은 오는 28일 각 사 주주총회와 이사회의 승인을 받아 최종 확정된다.
서 회장은 지난 2021년 은퇴를 선언하며 모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당시 서 회장은 그룹을 둘러싼 환경에 급격한 변화가 있을 경우 ‘소방수’로서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경제위기뿐 아니라 전략제품 승인 및 출시, 신약 파이프라인 확보, 계열사 합병 등 굵직한 현안이 산적한 상황”이라며 “서 명예회장의 빠른 판단과 의사 결정이 절실히 필요해 이번 이사회에서 일시 경영 복귀를 적극 추진한 것”이라고 말했다.
■ 금융투자업계 “서 회장 경영 복귀, 주가와 기업가치 상승 이끌 신호”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서 회장의 경영 복귀가 주가 및 기업 가치 상승을 이끌 신호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셀트리온그룹의 중장기 전략 수립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며 “현재 진행 중인 투자는 오는 2026년 이후 셀트리온그룹의 성장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유플라이마와 램시마SC의 미국 시장 출시가 이어지며 셀트리온 그룹의 매출 성장은 지속될 것”이라며 “특히 셀트리온만이 보유한 램시마SC 의 유럽 내 시장 침투율을 볼 때 미국 시장에서도 빠르게 시장 침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강은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서 회장의 복귀 소식도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유플라이마는 오는 5월 승인 후 론칭도 문제없다고 판단한다”고 진단했다.
개인투자자들도 서 회장의 복귀 소식에 긍정적인 반응이다. 개인투자자 A씨는 “지금껏 욕했던 거 취소한다. 서 회장을 다시 한번 믿어보겠다”며 “허물어져갔던 셀트리온을 보면서 스트레스가 늘었다. 서 회장이 복귀한다고 하니 신뢰가 생긴다”고 말했다.
B씨는 “서 회장의 복귀는 셀트리온의 가장 큰 호재다. 다만 서 회장은 주주들의 심정을 잘 읽어야 한다”면서 “왜 이렇게 신뢰가 떨어졌는지,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등 여러 방면으로 깊이 생각해야 한다. 그래도 다시 복귀한다니 응원한다”고 전했다.
■ 셀트리온, 올해 미국 사업 확대…“서 회장 리더십 기대”
현재 셀트리온그룹은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 공략, 신약 개발 등을 통한 신성장동력 마련이라는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셀트리온그룹 내에서도 서 회장의 리더십을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셀트리온그룹의 가장 큰 현안은 미국 사업이다. 셀트리온그룹은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 미국에서 성장동력을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다.
셀트리온그룹은 올해 미국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는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유플라이마’와 자가면역질환 피하주사 ‘램시마SC’에 집중하고 있다.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유플라이마가 포함된 미국 휴미라 시장은 약 21조원 규모다. 이 제품의 완제를 담당하는 해외 제조소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실사에서 지적받아 승인이 지연되고 있다. 그러나 셀트리온그룹은 올해 5월 허가 획득을 예상하고 있고 오는 7월부터는 판매에 돌입할 수 있도록 개발사와 특허 합의도 완료한 상태다.
램시마SC의 경우 올해 말 FDA 승인을 기대하고 있다. 이 제품은 유럽에서 지난해 3분기 기준 14.3%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성장하고 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서 명예회장이 공동의장으로서 주요 제품을 미국에 신속히 출시하고 현지 유통망의 전열을 가다듬는데 필요한 핵심 사안들의 의사결정을 적극적으로 이끌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주주총회 및 이사회의 승인을 받아 이번 선임안이 최종 확정되면 지속 가능한 미래 성장 발판을 마련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