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한양아파트에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의 홍보 현수막이 걸려있다. (사진=뷰어스DB)
포스코이앤씨가 서울 여의도 정비사업 수주전을 주도하는 모양새다. 한양 아파트 재건축에 이어 공작 아파트 재건축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두 사업지 모두 포스코이앤씨가 나선다면 경쟁입찰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 올해 건설업계 도시정비사업 최대 격전지인 여의도 수주전에서 칼자루를 쥔 셈이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20일 오후 2시까지 입찰 마감이 이뤄지는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 사업에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가 응찰할 전망이다.
1975년 준공된 여의도 한양아파트는 8개동 588가구로 이뤄졌다. 신속통합기획에 따른 재건축을 통해 지하 5층~최고 56층, 4개동 956가구로 탈바꿈한다. 기존 용적률은 252%이나 재건축 이후 용적률은 600%에 달한다.
당초 하이엔드 브랜드 '디에이치'를 앞세운 현대건설이 지난 5월 수주를 위한 출정식을 갖기도 하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그러나 초고층 시공경험을 갖춘 포스코이앤씨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포스코이앤씨는 올해 여의도에서 도시정비사업 확장에 방점을 찍는다는 계획이다. 앞서 방배 신동아 재건축 사업에서도 '오티에르'를 앞세우면서 시공권 확보에 성공했다. 강남권에서 비교적 소규모 정비사업을 수주하면서 존재감을 키운 뒤 800세대가 넘는 대단지 규모급 일감까지 따냈다. 당초 현대건설과 경쟁이 예상됐으나 최종적으로는 현대건설의 무응찰로 수주전이 불발됐다.
업계에서는 포스코이앤씨가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와 함께 비교적 저렴한 공사비로 한양 아파트 수주전에 뛰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여의도 초고층 랜드마크 '파크원' 시공 경험도 갖추고 있어 한양 아파트를 또다른 여의도 랜드마크로 만들어 내겠다는 포부다.
다만 포스코이앤씨가 3.3㎡당 800만원 이하에 공사비를 책정한다면 수익성이 너무 떨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시공권 확보를 위해 실현 가능성이 없는 제안을 한다는 평가다. 최근 서울 주요 도시정비사업지 공사비는 3.3㎡당 800만원에서 900만원 사이로 형성되고 있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여의도 재건축 공사비 수준이 800만원 이하라면 조합 입장에서는 파격적인 제안"이라면서도 "조합이 공사비로 내야할 비용이 줄어든다는 건 결국 건설사의 수익 감소를 의미하고 본계약 체결에서는 또 공사비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포스코이앤씨 측은 수익성에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으로 "응찰하기 이전에 사업성에 대한 검토를 마치고 수주전에 나서는 것"이라고 밝혔다.
포스코이앤씨의 여의도 도시정비사업 수주전 행보가 공작아파트까지도 이어질지도 관건이다.
공작아파트는 1976년 준공했으며 재건축을 통해 지하 5층~지상 49층, 3개동, 570가구 규모로 재탄생한다. 앞서 지난달 열린 현장설명회에는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DL이앤씨 ▲포스코이앤씨 ▲롯데건설 ▲SK에코플랜트 ▲HDC현대산업개발 등 대형건설사를 포함해 총 12개사가 참석했다.
공작아파트 재건축은 오는 21일 입찰 마감을 앞둔 가운데 대우건설이 유력한 응찰 후보로 압축됐다. 이 가운데 포스코이앤씨도 투찰 여부를 저울질 중이다. 포스코이앤씨가 공작아파트 입찰에 나선다면 대우건설과 경쟁입찰이 예상된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한양아파트 재건축 사업 외에 공작아파트 재건축 사업도 입찰 참여 여부를 검토 중인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