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이앤씨 송도 사옥 전경. (사진=포스코이앤씨)
포스코이앤씨가 도시정비사업 신규 시공권을 연이어 확보하고 있다. 비교적 낮은 공사비 사업장에서도 입지가 좋다고 판단되면 과감하게 수주를 이어가고 있다. 경쟁사들이 주택사업 불황기에 공사비 문제로 주저하는 가운데 유독 눈에 띄는 행보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이앤씨의 12일 기준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은 3조1870억원이다. 포스코이앤씨 다음으로 많은 수주액을 올린 현대건설이 1조5804억원으로 2배 이상 많은 수주액이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 7월 22일 부산 부민2구역 재개발정비사업을 수주하면서 올해 건설사 중 처음으로 도시정비사업 수주 3조원을 넘어섰다. 여기에 멈추지 않고 이달 10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공공재건축 1호 사업장 서울 광진구 중곡아파트 공공재건축 시공권을 따냈다.
포스코이앤씨의 적극적인 도시정비사업 수주로 시공사 선정에 난항을 겪고 있는 일부 조합을 포함한 시행사는 한숨을 돌리고 있다. 서울 광진구 중곡아파트 공공재건축 공사비는 초기 3.3㎡당 650만원이었으나 나서는 시공권을 따내려는 건설사가 나오지 않았다. 이에 공사비를 800만원까지 인상했음에도 포스코이앤씨 외에는 응찰한 건설사가 없었다.
포스코이앤씨는 계속해서 도시정비사업지에 단독 입찰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수주액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 광주 서구 양동3구역 재개발사업에도 두 차례 단독 입찰에 나서면서 수의계약이 유력하다. 앞서 성북2구역 재개발과 시흥목감2 재개발에도 단독 입찰에 나선 바 있다.
수주 경쟁도 마다하지 않는 모양새다.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 사업과 부산 시민공원주변촉진2-1구역 재개발 사업 등 경쟁사와 수주전이 예상되는 사업지에서 물러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이앤씨는 현대건설과 맞대결이 점쳐지는 여의도 한양아파트에서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공사비를 내세울 것으로 관측된다. 3.3㎡당 공사비를 800만원 이하로 낮춘 조건을 조합원들에게 제안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수익성과 관련해 엇갈린 시각을 보이고 있다.
A건설사 관계자는 "포스코이앤씨가 불황기에 지나치게 많은 수주를 하는 것 같다"며 "원자잿값은 계속해서 오를텐데 공사비를 놓고 향후 갈등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B건설사 관계자는 "인건비와 원자잿값 상승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대부분의 사업장이 시공사 선정 이후 착공 전 실제 계약 과정에서 공사비를 협의한다. 포스코이앤씨가 당장 비교적 낮은 공사비용을 제시해 수주를 한다고 하더라도 공사비로 인해 수익성에 중대한 문제가 생길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올해 특별히 타 사 대비 수주가 많은 배경에는 꾸준히 추진해 온 많은 리모델링 사업에서 시공권을 확보한 게 크다"며 "수익성 문제와 관련해서는 당연히 수주 이전에 검토를 마치고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해 들어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