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한 고비를 넘겼지만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향후 EC의 조건부 승인을 조만간 받는다 하더라도 실제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부 매각 현실화 가능성, 미국이나 일본 등 경쟁국들의 합병 승인 여부 등도 변수다.
아시아나항공은 전일인 2일 이사회를 열고 대한항공이 EC에 제출하는 시정조치안에 동의했다. 해당 시정조치안은 1.5조원 규모 신주를 대한항공이 인수하는 신주인수 거래종결 후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부 분할 방안을 포함하고 있다. 즉, EC의 기업결합 승인을 얻기 위해 아시아나항공 화물 사업부를 분할하는 안을 아시아나항공이 승인한 것이다. 다만 증권가에선 아직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대한 불확실성은 해소되지 않았다는 평가다.
배세호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3일 보고서를 통해 해당 이슈에 대한 3가지 불확실성을 내놨다. ▲ 대한항공의 시정조치안을 EC가 수용해 조건부 기업결합 승인(아시아나항공 화물 사업부 매각 조건)을 받을 지 여부 ▲ 아시아나항공의 화물 사업부의 매각 딜의 성공 여부 ▲ EC의 조건부 승인 이후 미국, 일본 당국의 기업 결합 승인 여부 등이다. 배 애널리스트는 "이 세가지 모두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EC의 조건부 기업결합 승인 여부는 이르면 내년 1월 결정될 것"이라고 봤다.
아시아나항공의 화물 사업부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국내 LCC의 한계도 짚었다. 예비 입찰과정에서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항공사가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에어인천, 에어프레미아로 알려진 가운데 이들 모두 재무 여력이 충분치 않다는 점을 언급했다.
배 애널리스트는 "티웨이항공의 경우 최종적으로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한 것으로 안다. 에어인천, 에어프레미아, 이스타항공의 현금성자산은 현재 1000억원 미만이다. 5000억원 이상 가격으로 알려져 있는 아시아나항공 화물 사업부 인수를 위해선 현실적으로 대규모 유증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아시아나항공의 화물 기재의 연령이 다소 높고, 아시아나항공 화물 사업부 매각 시 글로벌 네트워크와 전문 인력의 유지 여부, 항공화물 운임의 조정이 지속되고 있는 점도 아시아나항공 화물 사업부 매각의 장애물이라는 평가다.
배 애널리스트는 덧붙여 "당초 산업은행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추진한 이유가 국내 항공산업의 근본적인 경쟁력 강화란 점에서 외항사가 아시아나항공 화물 사업부를 인수할 가능성은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