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왼쪽)와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 (사진=각 사) 국내 주택 경기 침체 장기화로 각 건설사들의 생존 전략 변화에도 가속도가 붙고 있다. 여기에 안전 사고에 관한 사회적 질타와 처벌 강화 등 대외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 일부 건설사는 조직개편을 조기에 마무리하고 수장 교체 카드까지 한발 앞서 꺼내는 등 변화하는 환경 적응을 위한 강수를 두고 있다. 다만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호실적을 거두는 경영진도 있어 건설업계의 CEO 전환에 대한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2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현대건설이 그룹 인사에 발맞춰 임원 및 조직개편을 단행할 예정이다. 지난 2021년부터 삼성물산 건설부문을 이끌고 있는 오세철 대표는 내년 3월 임기를 마친다. 업계에서는 오세철 대표의 교체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오 대표 체제에서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실적이 좋기 때문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8749억원으로 오 대표 취임 직전해인 2020년(5313억원) 대비 65% 가량 늘었다. 올해 3분기까지는 누적 영업이익이 9000억원에 육박하는 등 연간 영업이익 1조원 달성이 기대된다. 국내 주택 시장 침체 속에 새로운 돌파구로 떠오른 해외 프로젝트를 다수 수주한 공로도 있다. 오 대표 체제에서 삼성물산은 2년 연속 해외 수주 1위에 올랐다. 다만 연임 변수로는 삼성그룹 내 쇄신 분위기가 꼽힌다. 1962년생인 오세철 대표가 60세를 넘어서면서 '60세 용퇴론'의 작용 여부도 연임 예측을 어렵게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건설 윤영준 대표도 실적 측면에서 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 대표와 마찬가지로 임기 3년 차를 맞은 윤영준 대표는 지난 2년 간 현대건설의 도시정비사업 마일스톤을 쌓았다. 특히 지난해에는 도시정비 신규 수주에서 9조원을 넘어서면서 국내 건설사 최대 도시정비수주 실적을 기록했다. 윤 대표는 올해 주택 시장 침체 대응을 위해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지역 주요 해외 프로젝트 수주를 위해 현지 곳곳을 누비기도 했다. 윤 대표 체제에서의 실적 성장도 연임 청신호를 킨다. 윤영준 대표는 올해 3분기 누적 매출 20조원을 넘기면서 취임 이후 최대 매출 달성이 확정적이다. 현대건설의 성장을 위한 수주잔고도 윤 대표 체제에서 91조를 넘어섰다. 왼쪽부터 마창민 DL이앤씨 대표, 한성희 포스코이앤씨 대표, 박경일 SK에코플랜트 대표. (사진=각 사) 임기 4년차를 넘기고 있는 포스코이앤씨 한성희 대표는 다섯 번째 연임을 노린다. 포스코그룹은 임원 임기가 1년으로 제한된 만큼 매년 재신임을 받아야 한다. 한성희 대표는 재임 기간 동안 포스코이앤씨의 주택 사업 브랜드를 강화했다. '더 샵'의 강남권 진출을 가속화하고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를 론칭하면서 강남 주요 도시정비사업지에 확실한 깃발을 꽂았다. 올해도 공격적인 수주 전략으로 도시정비사업 3년 연속 '4조 클럽' 고지를 밟았다. 다만 올해 실적이 좋지 못하다. 포스코이앤씨는 올해 3분기 누적 매출 7조392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7% 성장했으나 영업이익은 1677억원으로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41.5% 줄었다. 마창민 DL이앤씨 대표도 내년 3월 임기를 마친다. 마창민 대표는 잇따른 중대재해 이슈와 함께 실적 악화를 동시에 겪고 있다. LG전자 상품전략그룹 전무 등을 역임한 마 대표는 지난 2020년 대림산업(현 DL이앤씨)로 자리를 옮겼고 이듬해 회사 분할과정에서 대표이사에 올랐다. 그룹의 지주사 체제 전환을 함께한 인물인 셈이다. DL이앤씨는 마 대표 취임 첫해 매출 7조6317억원, 영업이익은 9573억원으로 쾌조의 스타트를 보였으나 올해 3분기 기준 누적 매출은 3조7152억원, 영업이익은 1589억원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 중대재해 처벌법 시행 이후 현장에서 8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점도 부담이다. 다만 마 대표를 대신할 마땅한 인사가 없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특히 마 대표 체제에서 DL이앤씨는 CCUS(탄소 포집·활용·저장 기술)를 중심으로 친환경 신사업 포트폴리오 구성에도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박경일 SK에코플랜트 대표도 내년 3월 임기를 마친다. 박 대표는 SK에코플랜트의 친환경에너지 기업으로 체질 전환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동안 친환경에너지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볼트 온' 전략에 따른 과감한 투자에서 안정적인 성과를 내기까지 박 대표의 공이 적지 않았다는 평가다. 특히 올해 3분기 누계 기준 전체 매출에서도 환경사업과 에너지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35.1%에 달한다. 전년도 동기(21.4%) 대비 약 13.7%p 늘어난 수준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일부 건설사들이 조직개편을 앞당기고 수장을 교체하는 등 변화하는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생존전략을 빠르게 선보이고 있다"면서 "다만 어려운 대외 여건 속에서도 호실적을 거두고 있거나 신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측면도 있어 기존 CEO에게 맡길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안정과 변화 갈림길…임기 만료 앞둔 건설사 CEO 교체 가능성은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 어려운 환경에도 호실적
박경일 SK에코플랜트 대표, 친환경에너지 기업 도약 공로

정지수 기자 승인 2023.11.21 17:12 | 최종 수정 2023.11.29 14:52 의견 0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왼쪽)와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 (사진=각 사)

국내 주택 경기 침체 장기화로 각 건설사들의 생존 전략 변화에도 가속도가 붙고 있다. 여기에 안전 사고에 관한 사회적 질타와 처벌 강화 등 대외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

일부 건설사는 조직개편을 조기에 마무리하고 수장 교체 카드까지 한발 앞서 꺼내는 등 변화하는 환경 적응을 위한 강수를 두고 있다. 다만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호실적을 거두는 경영진도 있어 건설업계의 CEO 전환에 대한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2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현대건설이 그룹 인사에 발맞춰 임원 및 조직개편을 단행할 예정이다.

지난 2021년부터 삼성물산 건설부문을 이끌고 있는 오세철 대표는 내년 3월 임기를 마친다. 업계에서는 오세철 대표의 교체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오 대표 체제에서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실적이 좋기 때문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8749억원으로 오 대표 취임 직전해인 2020년(5313억원) 대비 65% 가량 늘었다. 올해 3분기까지는 누적 영업이익이 9000억원에 육박하는 등 연간 영업이익 1조원 달성이 기대된다.

국내 주택 시장 침체 속에 새로운 돌파구로 떠오른 해외 프로젝트를 다수 수주한 공로도 있다. 오 대표 체제에서 삼성물산은 2년 연속 해외 수주 1위에 올랐다.

다만 연임 변수로는 삼성그룹 내 쇄신 분위기가 꼽힌다. 1962년생인 오세철 대표가 60세를 넘어서면서 '60세 용퇴론'의 작용 여부도 연임 예측을 어렵게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건설 윤영준 대표도 실적 측면에서 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 대표와 마찬가지로 임기 3년 차를 맞은 윤영준 대표는 지난 2년 간 현대건설의 도시정비사업 마일스톤을 쌓았다. 특히 지난해에는 도시정비 신규 수주에서 9조원을 넘어서면서 국내 건설사 최대 도시정비수주 실적을 기록했다.

윤 대표는 올해 주택 시장 침체 대응을 위해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지역 주요 해외 프로젝트 수주를 위해 현지 곳곳을 누비기도 했다.

윤 대표 체제에서의 실적 성장도 연임 청신호를 킨다. 윤영준 대표는 올해 3분기 누적 매출 20조원을 넘기면서 취임 이후 최대 매출 달성이 확정적이다. 현대건설의 성장을 위한 수주잔고도 윤 대표 체제에서 91조를 넘어섰다.

왼쪽부터 마창민 DL이앤씨 대표, 한성희 포스코이앤씨 대표, 박경일 SK에코플랜트 대표. (사진=각 사)

임기 4년차를 넘기고 있는 포스코이앤씨 한성희 대표는 다섯 번째 연임을 노린다. 포스코그룹은 임원 임기가 1년으로 제한된 만큼 매년 재신임을 받아야 한다.

한성희 대표는 재임 기간 동안 포스코이앤씨의 주택 사업 브랜드를 강화했다. '더 샵'의 강남권 진출을 가속화하고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를 론칭하면서 강남 주요 도시정비사업지에 확실한 깃발을 꽂았다. 올해도 공격적인 수주 전략으로 도시정비사업 3년 연속 '4조 클럽' 고지를 밟았다.

다만 올해 실적이 좋지 못하다. 포스코이앤씨는 올해 3분기 누적 매출 7조392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7% 성장했으나 영업이익은 1677억원으로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41.5% 줄었다.

마창민 DL이앤씨 대표도 내년 3월 임기를 마친다. 마창민 대표는 잇따른 중대재해 이슈와 함께 실적 악화를 동시에 겪고 있다.

LG전자 상품전략그룹 전무 등을 역임한 마 대표는 지난 2020년 대림산업(현 DL이앤씨)로 자리를 옮겼고 이듬해 회사 분할과정에서 대표이사에 올랐다. 그룹의 지주사 체제 전환을 함께한 인물인 셈이다.

DL이앤씨는 마 대표 취임 첫해 매출 7조6317억원, 영업이익은 9573억원으로 쾌조의 스타트를 보였으나 올해 3분기 기준 누적 매출은 3조7152억원, 영업이익은 1589억원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 중대재해 처벌법 시행 이후 현장에서 8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점도 부담이다.

다만 마 대표를 대신할 마땅한 인사가 없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특히 마 대표 체제에서 DL이앤씨는 CCUS(탄소 포집·활용·저장 기술)를 중심으로 친환경 신사업 포트폴리오 구성에도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박경일 SK에코플랜트 대표도 내년 3월 임기를 마친다. 박 대표는 SK에코플랜트의 친환경에너지 기업으로 체질 전환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동안 친환경에너지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볼트 온' 전략에 따른 과감한 투자에서 안정적인 성과를 내기까지 박 대표의 공이 적지 않았다는 평가다.

특히 올해 3분기 누계 기준 전체 매출에서도 환경사업과 에너지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35.1%에 달한다. 전년도 동기(21.4%) 대비 약 13.7%p 늘어난 수준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일부 건설사들이 조직개편을 앞당기고 수장을 교체하는 등 변화하는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생존전략을 빠르게 선보이고 있다"면서 "다만 어려운 대외 여건 속에서도 호실적을 거두고 있거나 신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측면도 있어 기존 CEO에게 맡길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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