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건설 사옥 전경. (사진=동부건설)
동부건설이 '비주택'에 방점을 찍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구축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원가율 압박과 더불어 미분양 발생 위험 등을 비용으로 처리하는 대손상각비가 크게 늘면서다.
26일 동부건설이 전자공시시스템 다트에 공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의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은 86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 감소했다.
동부건설은 매출이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영업손실 규모는 587억원 가량이다. 지난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101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은 1.1% 수준이었다. 지난해 상반기 손해보지 않는 장사를 했다는 것과 비교하면 올해 상반기 성적은 초라하다.
동부건설의 대규모 영업손실은 원가율이 치솟으면서 발생했다. 동부건설의 올해 상반기 매출원가율은 100.2%에 달했다. 손해를 보면서 공사를 한 셈이다. 지난해 상반기 매출원가율(93.5%)과 비교했도 6.7%포인트(p) 증가했다.
원가율과 더불어 증가한 판관비가 적자를 키웠다. 동부건설은 올해 상반기 판관비로 567억원을 지불했다. 전년 동기 대비 19.6% 증가한 수치다. 특히 판관비에서 미분양 위험 등을 비용으로 처리하는 대손상각비가 크게 늘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7억원 수준이었던 대손상각비는 52억원까지 늘어났다.
이 같은 적자 흐름에 올해 상반기 당기순손실은 801억원을 기록했다. 대규모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가운데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211.3%에서 올해 상반기에 292.9%까지 증가했다.
동부건설은 부동산 침체 속에 수주 다각화에 힘을 쏟으면서 균형잡힌 포트폴리오로 변화를 노리고 있다.
동부건설은 이달 초까지 약 1조7000억원의 수주를 기록한 가운데 공공공사 수주액만 9000억원 가량으로 전체 수주액의 절반 이상이다.
동부건설 측은 수주전략에 대해 "공공공사에서 교통과 항만 등 특화공종을 중심으로 수익성 높은 공사에 대해 선별 참여하고 있다"면서 "수주경쟁력 지속유지를 위해 실적과 기술인력 등을 강화하고 강점을 가진 발주처와 신규 발주처 등에서 영업활동을 다각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반기 실적에서도 동부건설은 별도 비주택 부분인 토목공사와 플랜트공사의 매출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7.6% 가량이다. 지난해 전체 매출에서 해당 공사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23.8%에 불과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중견건설사들이 전체적으로 주택 사업 비중이 줄었는데 동부건설도 마찬가지"라면서 "중견건설사들 대부분이 안정적인 수익이 나오는 공공사업 비중이 늘리려고 하는데 기존에 강점을 가진 영역에서 수주를 늘리려고 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어 "물론 지금은 주택사업을 지양하고 있지만 주택 사업의 수익성이 비교적 좋은 건 사실이기 때문에 부동산 경기가 다시 좋아지길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