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삼성전자, SK그룹)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재계 총수들이 윤석열 대통령과 네덜란드로 향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반도체 핵심 장비를 공급하는 ASML을 방문해 반도체 관련 협력 논의 등 반도체 공급망 강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10일 대통령실과 재계 등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오는 11~14일 윤 대통령의 네덜란드 국빈 방문에 함께 나선다.
정부는 윤 대통령의 이번 국빈방문을 계기로 네덜란드 반도체 핵심 장비와 한국의 반도체 제조 역량을 연합해 공급망을 강화할 계획이다. 윤 대통령은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 간 회담과 업무 오찬 등을 통해 반도체 관련 논의를 할 예정이다. 또한 반도체 대화체를 신설하고 상호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등 공동사업 발굴 협의도 추진한다.
특히 이 회장과 최 회장은 네덜란드 방문 첫날 양국 정상과 함께 네덜란드 남동부 벨트호벤에 위치한 반도체 장비 기업 ASML 본사를 방문할 예정이다. 내년에 출시될 최신 노광장비 생산 현장을 직접 살펴볼 계획이다.
ASML은 전 세계 유일하게 반도체 초미세 공정에 필요한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대당 2000억원에 달하는 EUV 노광장비는 연 40대 내외로 제작된다. ASML은 현재 네덜란드에서 생산시설을 확대하고 있다. 오는 2026년까지 EUV 연 90대 생산까지 가능할 전망이다.
또한 ASML은 2나노 이하 미세공정 반도체 구현에 필요한 하이(HIGH)-NA EUV 노광장비도 양산을 준비 중이다. 반도체 미세공정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ASML과 협력이 필수적인 셈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1위를 노리고 있다. 현재는 대만 TSMC가 파운드리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6월 세계 최초로 3나노 공정 양산을 시작하는 등 파운드리 시장 발전을 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세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순위는 TSMC가 57.9%로 1위를, 삼성전자는 12.4%를 차지해 2위를 기록했다.
이재용 회장은 이번 ASML 방문을 통해 ASML 경영진과 미세공정 장비 공급 관련 협력 관계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이 회장은 지난해 6월 유럽 출장길에 올라 ASML 본사를 찾아 노광장비 생산라인 등을 직접 살펴봤다. 지난해 11월에는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 방한 당시 함께 한국을 찾은 페터르 베닝크 ASML 회장과 만났다.
ASML은 방한 당시 베닝크 CEO는 경기도 화성에 ASML 장비 AS를 위한 새 공장에 2400억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하고 착공식에 참석했다. 베닝크는 한국에 연구단지 설립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