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100조원대를 돌파하며 급격한 성장을 이루고 있다. 금리 인상기에 맞춰 출시한 ETF들이 시장에서 주목받는가 하면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기술주의 강세, 중국 증시의 부진 등이 전반적인 영향을 미치며 ETF 시장도 새로운 모습으로 진화했다.
■ 지수형 ETF 주춤한 사이 금리형 ETF 급성장
28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재 순자산액 기준 1위부터 5위에 오른 ETF들은 모두 CD금리 연계형 상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TIGER CD금리투자KIS(합성)이 6조6739억원으로 가장 많은 순자산액을 보유 중이고 KODEX CD금리액티브(합성) 6조4769억원, TIGER KOFR금리액티브와 KODEX KOFR금리 액티브가 4,5위에 올랐다.
이들 ETF들은 무위험 투자에서 기대 가능한 수익률인 한국무위험지표금리(KOFR)를 추종하는 상품으로 매일 투자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점에서 이른 바 ‘파킹형 ETF’로도 이목을 끌었다.
반면 신흥 강자들의 선전에 기존 강자들은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1위였던 KODEX200은 순자산 6조3708억원으로 3위로 밀려났고 5위권이었던 KODEX200선물인버스2X는 순자산이 38% 가량 빠진 1조4705억원으로 줄어들었다. KODEX인버스도 전년말 7964억원 규모에서 5929억원 규모로 25% 가량 감소하는 등 본래 삼성자산운용이 선점하고 있던 지수형 ETF들 중 다수가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
■ 레버리지도, 반도체도 미국만 '웃었다'
한편 수익률 기준으로는 미국 증시 및 기술주와 관련된 ETF들이 상위권을 휩쓸었다. 1위에서 3위까지는 모두 지수를 2배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들이 올랐는데 TIGER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레버리지ETF가 전년대비 162.79% 상승을 보이며 전체 ETF 가운데 가장 높은 성과를 거뒀다. 미국 나스닥지수를 2배 추종하는 TIGER 미국나스닥100레버리지와 KODEX 미국나스닥100레버리지도 나란히 137.67%, 124.27% 성과를 거뒀다.
이들을 제외하고는 미국 기술주를 담고 있는 ETF들이 눈에 띄었다. KODEX 미국FANG플러스와 TIGER미국테크TOP10 INDXX가 96.05%, 87.99% 성과를 달성하며 최상위권에 진입했다.
특히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출시한 ‘ACE 글로벌반도체TOP4 Plus SOLACTIVE’도 한해동안 85.36% 올라 의미있는 성과를 거뒀다. 우수한 수익률에 힘입어 지난해말 75억원에 불과했던 이 ETF의 순자산액은 현재 1096억원까지 13배 이상 불어나기도 했다.
반면 수익률 최하위권에는 중국 시장에 투자하는 상품들이 모두 이름을 올렸다. 신한자산운용의 ‘SOL차이나태양관CSI’는 전년말 7700원선에서 현재 4510원대로 무려 41.43% 하락을 보였고 KODEX차이나H레버리지도 38.11% 마이너스 성과를 기록했다.
특히 미래에셋자산운용 테마ETF 시대의 개막을 알렸던 ‘TIGER 차이나전기차SOLATIVE’는 한해동안 36.92% 손실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부진의 여파로 순자산액 역시 전년말 2조8534억원에서 현재 1조9058억원으로 33% 이상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