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들을 섞었는데 잡탕이 아니라 명품 비빔밥이 됐다. 맛있게 비볐다"
일본 게임 개발사 포켓페어가 선보인 오픈월드 샌드박스게임 '팔월드'의 흥행이 심상치 않다. 스팀 플랫폼에서만 130만명에 육박하는 동시접속자 수를 기록했다.
'짭켓몬'이라는 멸칭 혹은 애칭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표절 성격이 짙음에도 불구하고 흥행력을 보였다.
국내 게임업계에서도 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나 지난해 업계 최대 화두로 떠오른 '다크 앤 다커'가 표절 시비를 넘어 흥행할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다.
팔월드(Palworld) 게임 플레이 화면. (자료=팔월드 플레이 캡처)
22일 온라인 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에 따르면 '팔월드'가 전날 오후 3시 기준 최대 동시접속자 수 128만명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4위 기록으로 팔월드보다 높은 동시접속자 수를 기록한 게임은 '배틀그라운드(325만명)'와 '카운터스트라이크2(181만명), 로스트아크(132만명) 뿐이다.
팔월드는 일본 게임 개발사 포켓페어가 지난 19일 얼리 액세스(미리 해보기) 버전으로 선보인 오픈월드 샌드박스 게임이다. 필드에 있는 '팔(Pal)'을 포획해 함께 전투를 치르고 거점을 발전시킬 일꾼으로 활용할 수 있다.
팔월드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 디자인과 게임성이다. 이용자들의 평가를 종합하면 '포켓몬스터' 캐릭터 디자인과 '아크 서바이벌', '젤다: 야생의 숨결' 등의 게임성이 혼재돼 있다. 개발사가 각 게임들의 특징을 잘 버무렸다는 평가다.
팔월드를 두고 일각에서는 표절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지만 이용자들은 '재미' 측면에서 압도적인 호평을 보내고 있다. 스팀 이용자들의 해당 게임에 대한 평가글이 3만7000개를 넘어섰으나 93%가 긍정적인 평가를 보내면서 '매우 긍정적'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한 이용자는 이 게임에 대해 "ARK: 포켓몬스터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크래프톤 '다크 앤 다커 모바일' 트레일러. (자료=크래프톤)
■ 표절 논란 넘어선 흥행력…크래프톤 '다크 앤 다커 모바일'도 가능할까
국내 게임업계에도 '팔월드'와 같이 혜성처럼 등장한 신작이 있다. 바로 아이언메이스가 개발한 '다크 앤 다커'다.
던전 크롤링을 기반으로한 배틀로얄 액션 RPG '다크 앤 다커'는 파밍의 재미와 함께 스릴이 넘치는 탈출 시스템으로 지난해 스팀 화제작 반열에 올랐다.
그러나 이후 '다크 앤 다커'는 단순 표절 논란을 넘어서 넥슨의 미출시 프로젝트 'P3'의 핵심 에셋을 도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법정 다툼까지 벌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크래프톤은 '다크 앤 다커' IP를 구매하고 '다크 앤 다커 모바일' 출시 계획을 전했다. 애셋 무단 도용 의혹에서 자유로워지기 위해 블루홀 스튜디오에서 자체 개발한 에셋을 활용하면서 게임을 가다듬었다.
크래프톤 측도 이와 관련해 "상표권만 구매했다"는 입장이다. 크래프톤의 주장대로라면 에셋 관련 저작권 문제는 한발 떨어질 수 있겠지만 게임 자체의 유사성 시비는 지속적으로 제기될 수 있다. 특히 지난해 지스타2023에서 공개된 '다크 앤 다커 모바일'은 기존 '다크 앤 다커'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게임업계에서는 '다크 앤 다커 모바일'의 흥행 가능성을 놓고는 실패하지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 게임사 관계자는 "'다크 앤 다커'는 이미 몇 차례 스팀에서 테스트를 거치는 동안 게이머들에게 재미를 검증 받았다"며 "아직까지도 '다크 앤 다커' 출시를 기다리는 이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흥행에 성공한다면 기존 표절 관련으로 논란이 됐던 게임 사례들을 봤을 때 부정적인 여론이나 시각들은 대부분 희석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