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달 3일 경기도 광명시 '기아 오토랜드 광명'의 국내 최초 기아 PBV(목적기반차량) 전기차 전용공장에서 2024년 신년회를 개최하고 신년사를 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기아가 올해 1월 국내 친환경차 판매량에서 현대차를 크게 앞섰다. 지난해 1월까지만 해도 대동소이했던 친환경차 판매량이 올해 들어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기아는 최근 시가총액도 현대차를 앞서면서 주목을 받았다.
■ 기아 1월 친환경차 판매, 현대차보다 6700여대 많아
2일 현대차와 기아에 따르면 양사의 올 1월 국내 친환경차 판매량은 합산 2만8770대로 집계됐다. 양사의 친환경차는 전기차, 하이브리드, 수소전기차를 말한다.
기아의 1월 국내 친환경차 판매량은 1만7749대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월(8936대) 대비 98.6% 증가한 것. 반면 현대차 1월 국내 친환경차 판매량은 1만1021대로, 지난해 1월(8117대) 대비 35.8% 늘었다.
지난해 1월에도 기아의 친환경차 판매량이 현대차를 앞섰지만, 당시엔 819대 정도 차이만 났다. 하지만 올해 1월은 기아가 현대차보다 6728대 더 많았다.
■ 하이브리드차 압도적 많아…기아 쏘렌토, 현대차 싼타페보다 더 팔려
양사의 올 1월 친환경차 판매량에서 하이브리드차가 전기차를 압도했다.
기아는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이 1만7121대였고, 전기차는 628대로 집계됐다. 현대차도 같은 기간 하이브리드 1만898대, 전기차 121대가 판매됐다. 기아는 현대차보다 하이브리드차 판매가 6223대 많았고, 전기차도 기아가 현대차보다 507대 더 많이 팔았다.
기아의 쏘렌토 하이브리드가 6959대로 가장 많이 팔렸다. 카니발 하이브리드(3744대)와 스포티지 하이브리드(2504대)가 뒤를 이었다. 기아 전기차는 EV9 449대, 레이 EV 110대, EV6 29대, 니로 EV 21대, 봉고 EV 19대 판매됐다.
기아 더 뉴 쏘렌토 하이브리드. 기아는 올해 1월 친환경차 중 쏘렌토 하이브리드가 가장 많이 팔렸다. (사진=기아)
현대차는 싼타페 하이브리드가 5028대 판매되며 가장 많이 팔렸다. 뒤를 이어 투싼 하이브리드(2495대), 그랜저 하이브리드(2177대) 순으로 많이 판매됐다. 이어 하이브리드 차종 중 코나(683대), 아반떼(398대), 쏘나타(117대) 순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현대차의 전기차 판매량은 아이오닉 5(39대), GV70(37대), G80(26대), GV60(7대) 순으로 집계됐다. 이어 아이오닉 6·코나·포터는 각각 4대씩 판매됐다. 수소전기차 넥쏘는 2대 팔렸다.
■ 정부 보조금 발표 늦어져 전기차 판매 크게 줄어…기아, 올해 전기차 신차 준비
전기차 판매가 저조한 이유는 전 세계 전기차 판매 둔화 현상도 있지만, 계절적 비수기 영향이 더 크다. 매년 전기차 보조금 정책이 2~3월에 확정되기 때문에 1월에는 보조금을 받을 수 없어 사실상 국내 전기차 판매가 크게 감소한다.
현대차의 경우 지난해 2만5000대 이상 팔린 포터2 일렉트릭이 지난달 일시 중단됐다. 정부의 전기차 구매 보조금이 확정되지 않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올해 경쟁력 있는 신차 출시와 전기차 라인업 확장 등을 통해 전동화 리더십을 확보하고 수익성 중심의 사업운영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아는 “올해 전기차 시장에서 EV3, EV4 등 신차를 출시해 매출액 101조원, 영업이익 12조원을 달성하겠다”고 목표했다.
한편 현대차는 올해 1월 국내 4만9810대, 해외 26만5745대 등 전 세계 시장에서 전년 동월 대비 1.8% 늘어난 총 31만5555대를 판매했다. 기아는 같은 기간 국내 4만4608대, 해외 20만73대, 특수 259대 등 전년 동기 대비 4.2% 증가한 24만4940대를 판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