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홍콩 H지수 기초 ELS 분쟁조정 기준안을 마련한 가운데 은행권 배상 비율이 평균 30~40%에 이를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다만 은행 실적에 미치는 파장은 감내할 만한 수준이란 분석이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기본 배상비율에 항목별 가감을 고려한 예상 배상률은 34~37%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기본 배상비율 범위의 중앙값인 25%에 부당 권유 비율을 20%로 가정하고 내부통제 부실 가중 9.4%포인트, 가감항목 합산 -2~-5%로 가정 시 최종 배상비율은 34~37%로 추정된다는 것.
김 애널리스트는 "투자자군을 항목별로 가른 후 개별 배상비율이 책정되는 구조이므로 현재로선 은행별 영향을 알 수 없다"며 "현 시점에서 최종 배상비율을 당사의 판단으로 가정했다"고 설명했다.
은행별 배상금액(세후)은 국민은행 9160억원(6760억원), 신한은행 2780억원(2050억원), 하나은행 1560억원(1150억원)으로 추정했다. H지수가 2021년 1분기 고점 기록 뒤 하락세를 보인 점을 감안해 손실률을 상반기 50%, 하반기 10%로 낮춰 반영한 수치다.
설용진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최저 기본 배상비율 20%에 공통 가중 10%포인트를 적용한 배상비율 30%만을 가정할 경우 가장 익스포저가 많은 KB가 약 7000억~8000억원, 신한·하나가 약 1000억~2000억원 규모의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설 애널리스트는 "가중 요인 등을 감안해 배상비율이 평균 40%까지 올라갈 경우 KB 약 1조원, 신한·하나가 약 2000억~3000억원 규모를 부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배상금액이 조 단위에 이를 것이란 예상에도 불구하고 은행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의견이 많았다.
김도하 애널리스트는 "KB금융의 경우 ELS 이슈를 감안해 2024년 주주환원율을 낮춰 잡았다"며 "상당 부분의 비용이 주가에 이미 반영된 점, DPS(주당배당금) 추정치가 1% 하향하는 데 그친 점을 감안해 목표주가를 변동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나민욱 DS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ELS 손실을 감안하더라도 업종 대부분 증익이 기대되고 여전히 밸류업 기대감은 유효하다"며 은행 업종에 대해 '비중 확대' 의견을 유지했다.
신용평가사인 한국기업평가 역시 "배상액이 은행의 손익에 미칠 영향은 작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은행의 BIS자기자본 규모를 감안할 때 배상부담이 자본적정성에 미칠 영향은 감내 가능한 수준"이라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