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전환을 추진 중인 대구은행이 은행 과점체제를 깨는데 메기 역할을 할 수 있을 지를 두고 회의론이 일고 있다.
특히 5대 금융지주의 경쟁상대가 되기엔 자산 규모, 영업 경쟁력 등 어느 것 하나 신통치 않은 대구은행에 최근 돌발 변수까지 생겼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부산·경남·대구·전북·광주 등 5대 지방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총 1조4358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7.3% 감소했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경남은행을 제외하곤 모두 전년대비 실적이 뒷걸음질쳤다. 부산은행은 3791억원으로 16.8%, 대구은행은 3639억원으로 6.2%, 광주은행은 2407억원으로 6.8%, 전북은행은 2045억원으로 0.3% 각각 감소했다. 경남은행(2476억원)이 유일하게 증가했지만 증가폭은 1.9%에 그쳤다.
5대 지방은행의 순익을 다 합쳐도 시중은행 1위인 하나은행(3조4766억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대구은행의 경우 이익 규모가 무려 10배나 차이가 난다.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3549억원)와 비슷한 수준이다.
순익 차이는 자산 규모의 차이에서 기인한다. 지난해말 기준 하나은행의 총자산은 500조원에 육박하지만 대구은행은 70조원 조금 넘는 수준이다. 약 7배 차이다.
고금리 환경 지속으로 지방 중소기업들이 어려움을 겪는 것도 지방은행에게는 불리한 요소다. 대구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연체율은 0.40%로, 은행권 전체 연체율(0.38%)을 웃돈다. 다만, 전북은행(1.09%)이나 광주은행(0.61%), 부산은행(0.48%)보다는 낮다는 점이 유일한 위안거리다.
실적이 악화한 상황에서 최대주주 변경이라는 돌발 변수도 등장했다.
대구은행의 모기업인 DGB금융지주는 최대 주주가 국민연금(8%)이었지만 2대 주주였던 OK저축은행이 지분을 7.53%에서 8.49%로 늘리면서 위치가 바뀌었다. OK금융그룹은 일본계 대부업으로 사업을 일으킨 금융기업이다. JB금융지주의 2대 주주이기도 하다.
OK저축은행은 '배당수익을 기대한 단순투자 목적'이라고 지분 확대 배경을 설명하고 있지만 금융당국에 시중은행 전환을 신청 중인 대구은행으로선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OK금융그룹이 지난해 대부업에서 철수했다고는 하나 시중은행의 주인이 되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라며 "대구은행 입장에선 악재에 가까워 보이는 변화"라고 전했다.
자료=대구은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