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에선 이스라엘-이란 사태가 당장 전면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관측했다. 다만 매크로 측면에서 10% 이내의 증시 조정 가능성은 열려 있다는 평가다.
KB증권은 15일 보고서를 통해 "확전 가능성에 주의하면서도 당장 전면전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전문가들 평가"라고 밝혔다.
이에 대한 근거로는 우선 이란이 공격 대상으로 '민간이 아닌, 군사시설(인적이 드문 네게브 사막 공군기지)'만을 표적으로 삼았다는 점을 들었다. 이는 전면전으로 확전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이란의 UN대표부는 "이번 공격으로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은 '종료된 것'으로 간주한다"면서 추가 공격이 없을 것이란 입장을 명시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또한 공습 전에 미국에 사전 통보해 미국과 충돌할 의지가 없음을 밝혔다.
이은택 스트레터지스트는 "오히려 확전은 이스라엘에 달려 있다"며 "다만 이스라엘이 미국의 반대를 무릅쓰고 이란과 전면전에 나서긴 쉽지 않다는 시각이 많다"고 전했다. NYT는 "네타냐후가 바이든과 통화 후 이란 보복공격 계획을 철회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선 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이 확산 및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일부 시각도 있다.
이날 열리는 국내 주식시장에는 어느정도 영향을 미칠까.
KB증권은 4월 전략으로 제시한 조정폭(비교적 얕은 조정, -10% 이내) 전망을 유지했다. 당시 제시한 조정폭은 지금과 같은 사태(이스라엘-이란 충돌)나 유사한 충격이 발생하는 경우를 고려해 제시한 것이란 설명이다.
매크로 충격 발생 시 조정은 피하기 어렵지만 충격에 따른 조정폭은 ‘충격의 크기’보단 ‘경기사이클’에 달려있다는 것. 경기사이클이 고점 부근에서 매크로 충격이 발생하는 경우 증시 충격이 비교적 크게 (-20% 내외) 나타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충격은 다소 제한된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은택 스트레티지스트는 "이는 경기와 기업이익에 대해 여전히 성장 여력이 있기 때문"이라며 "이 경우 -10% 내외 하락하면, 저가 매수하려는 투자자들의 자금이 유입된다"고 했다. 그는 이어 "현재 경기사이클은 ‘중반부’에 도달한 상태라 판단, 기업이익 성장에 대한 기대는 여전히 남아있다고 볼 수 있다"며 "다만 미국 전략비축유가 낮은 레벨에서 중동 갈등이 생겼다는 점에서 유가 불확실성은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물론 전쟁이 전면전으로 치닫고 유가가 급등한 상태가 오랜기간 지속해 경기사이클이 꺾이고 기업이익도 무너진다면 그땐 주식시장 전망도 바뀔 수 있다"며 "하지만 이런 극단적인 경우만 아니라면, 증시 조정폭은 기존의 전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SK증권은 이날 보고서를 내고 "작년에도 그랬듯 지정학적 리스크는 분명한 위험 요인"이라고 했다. 강재현 애널리스트는 "위험자산을 피하려는 행태가 나올 것이고, 실물 경제에 수요 확대를 수반하지 않는 인플레 압력도 가져올 수 있다"며 "당장 미국도 조정 받은 판국에 이로 인한 국내 증시 조정도 불가피 할 것 같다"고 봤다.
강 애널리스트는 다만 "이러한 리스크를 제외하면 증시의 상방도 여전히 열려있다고 보는 것이 맞다"며 "이 위험이 너무 장기화돼 유가를 더 크게 들어올리지만 않는다고 하면 지금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로 인한 증시 조정은 매수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