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테슬라의 배터리데이에서 4680 배터리가 처음 공개되었다. 이 배터리는 기존의 1865, 2170 배터리에 비해 에너지 밀도가 높고, 제조단가가 낮아 차세대 배터리로써 배터리 셀 업체들이 앞다투어 개발을 시작하였다.
전기차 배터리는 기본적으로 셀, 모듈, 팩으로 구분이 된다. 배터리 셀은 양극, 음극, 분리막, 전해질 등 배터리의 기본적인 요소로 구성된 가장 중요한 단위이다. 배터리 모듈은 여러 개의 배터리 셀을 묶어 단단한 프레임을 통해 외부 충격에서 보호하는 형태를 말한다. 배터리 팩은 이러한 배터리 모듈을 모아 BMS와 냉각 시스템 등을 추가적으로 장착한 형태를 일컫는다.
배터리 셀은 형태에 따라 각형, 파우치형, 원통형으로 구분된다.
각형 배터리는 전기차에서 가장 많이 쓰이고 있는 배터리 형태이다. 내구성이 높고 공정 단계 수가 적어 대량 생산에 용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에너지 밀도가 낮아 주행거리가 상대적으로 짧은 게 단점이다.
파우치형 배터리는 쌓아 올린 소재를 필름 소재의 파우치가 감싼 형태이다. 생산과정이 복잡하여 다소 높은 기술력을 필요로 할뿐더러, 생산비용이 크다는 게 특징이다. 하지만 배터리 셀 안의 공간을 빈틈없이 채울 수 있어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일부 전기차에서 사용을 하고 있다.
원통형 배터리는 금속 재질의 원기둥 모양으로 AA건전지와 유사한 모양이다. 규격이 표준화 되어 있어 대량 생산에 용이할 뿐 아니라 가격이 가장 저렴하다. 다만 다른 형태와 달리 소형으로만 제작할 수 있어서 전기차에 장착하는 경우 여러 개의 배터리를 하나로 묶어야 하기 때문에 전기차 배터리 시스템 구축 비용이 크게 드는 단점이 있다.
원통형 배터리 중 하나인 4680 배터리는 지름이 46mm, 높이 80mm 용량을 갖춘 원통형 삼원계 계열 배터리 제품이다. 4680 배터리는 에너지밀도가 더 커 더 긴 주행 거리를 가진다는 장점이 있다. 기존 2170 배터리 대비 에너지 용량을 5배 늘려 주행거리를 16% 증가시키면서도, 생산단가를 크게 줄일 수 있다.
또한 탭리스 방식을 사용하여 탭 대신에 전극판으로 대체하여 출력을 향상시킴과 동시에 탭을 만드는 공정을 생략하여 배터리 가격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이 4680 배터리의 또 다른 특징이다.
기존의 2170 배터리와 1865 배터리는 크기가 작기에 배터리 팩에 4000개가 넘는 배터리셀이 필요했으나, 4680 배터리는 개별 배터리 크기가 커지기 때문에 필요한 배터리 수가 줄어든다. 이에 따라 BMS도 대폭 단순화 되어 비용을 절감시킬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4680 원통형 배터리는 테슬라에 의해 주도 되어 개발이 되고 있다, 테슬라는 이미 4680 배터리를 일부 차종에 탑재시켰다.
LG에너지솔루션은 4680 배터리 개발을 완료하여 오는 8월에 오창공장에서 4680 배터리 양산 단계에 들어갈 예정이며, 삼성SDI는 46파이 배터리 양산 목표를 내년 초로 잡고 있는 상황이다.
관심있게 볼만한 기업으로 동원시스템즈와 TCC스틸을 꼽는다.
- 동원시스템즈
동원시스템즈는 소비재 전반의 포장재를 생산 및 판매하는 기업이다. 동원참치에 들어가는 캔을 위주로 생산하는 기업이다. ‘05년 18650 규격 원통형 캔을 자체 개발하여 당시 국내 주요 배터리 업체에 납품한 이력이 있다.
이러한 이력을 토대로 46파이 원통형 배터리 캔까지 개발에 성공하였다. 국내 최초로 4680용 캔을 성공한 이력이다. 이런 기술력을 토대로 LG에너지솔루션 오창 공장에 독점 공급될 예정이다. ’24년 8월 LG에너지솔루션과 함께 본격적으로 양산할 것으로 예상되며, 글로벌 완성차 업계 BMW, 볼보, GM 등도 4680 배터리를 채택함에 따라 향후 더 큰 성장 모멘텀이 기대된다.
- TCC스틸
TCC스틸은 식음료 및 산업 포장 용기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주요 제품으로는 주석도금강판과 니켈도금강판이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니켈도금강판을 생산하는 회사로, 원통형 배터리 캔을 만드는 원재료로 사용된다. 4680 배터리의 양산이 시작될 경우, 국내에서는 TCC스틸의 니켈도금강판만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양산을 본격화하게 되면 성장을 기대할 수 있게 된다.
이에 TCC스틸은 지난해 선제적으로 니켈도금강판 생산 라인을 확장하여 생산량을 기존 7만톤에서 20만톤으로 대폭 늘리며 성장을 도모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차입을 통해 시설투자가 진행되고 있어, 순차입금이 2327억원으로 다소 높은 상태이다. 니켈도금강판 사업이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기 전까지는 자금조달이 계속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 과정에서 지분 희석 가능성을 고려하여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
필자인 이재모 그로쓰리서치 대표는 투자자산운용사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으며, 1000개 이상의 기업을 탐방했고, 한국경제TV에 출연중이다.
[편집자주] 독립 리서치 기업인 '그로쓰리서치'의 기업 탐방 후 분석을 담은 내용입니다. 뷰어스는 글과 관련한 투자 결과에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