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미안원펜타스 전경. 연합뉴스
서울 부동산시장이 상승열차 궤도에 안착했다. 특히,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는 과열 기미를 보이고 있다. 이를 반증하듯 지난달 말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서 분양한 '래미안원펜타스' 일반분양 1순위 청약에 9만명 이상이 신청해 평균경쟁률 527.3대1을 기록하기도 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한국부동산원(7월 넷째주) 발표 기준으로 18주 연속 상승하는 등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6월 들어 아파트 거래량이 6000건을 넘어서는 등 3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집계됐다. 올 상반기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 중 15억원을 초과하는 초고가 아파트 매매 비중은 20%를 넘어서는 등 가격 회복 탄력성이 큰 강남 3구에 대한 수요가 강하게 되살아나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31일 발표한 '6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지난 6월 서울 아파트 거래(신고일 기준) 6150건으로 전월보다 18.7%, 전년대비 48.7% 급증했다.
지난해 12월 1790건 수준이던 월간 거래량은 6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면서 부동산 상승기이던 2020년 12월(8764건) 이후 3년 6개월 만에 가장 많은 수준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서울 내 강남3구와 마·용·성 등 초고가 아파트 거래량이 유의미하게 살아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올 상반기 서울 아파트 15억 초고가 거래 비중이 20%를 돌파했고, 9억원 초과 고가아파트 거래 비중도 50% 이상을 차지했다.
전날 우리은행 자산관리컨설팅센터가 국토교통부의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과 거래비중을 조사(2024년7월21일 계약일 집계 기준)한 결과 2024년 상반기 15억 초과 초고가 아파트 매매비중이 20.45%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6년부터 실거래 집계를 공개한 이후 서울 지역의 15억 초과 아파트 매매거래 비중이 반기별로 20% 비중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대유행) 여파 등으로 인한 저금리, 유동성 장세가 불러온 주택시장 호황기(2021년 하반기 17.68%)에도 15억 초과 아파트 매매 비중은 20%를 돌파하지 못했었다.
특히 올해 상반기는 서울 9억원 초과 고가아파트 거래 비중이 54.02%로 과반 이상을 차지했다. 2020년 하반기 40.14%를 넘어선 이후 2022년 하반기 33.28%로 작아진 수치는 지난해 규제지역 해제와 과세완화 조치, 특례보금자리론 시행 등으로 2023년 상반기 45.27%, 하반기 47.77%로 높아졌고 올해 들어 서울아파트 거래의 절반(54.02%)을 넘어섰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최근 서울아파트 고가 거래 비중 증가의 주요 원인은 올해 매매시장 가격 상승을 견인한 지역이 강남3구와 한강변 일대 등 고가아파트 밀집 지역들 때문이다"라면서 "실제 강남3구의 올해 상반기 15억 초과 아파트 매매거래 비중은 66.54%였다"라고 설명했다.
함 랩장은 "해당 지역 아파트 매매거래 10채중 6채 수준이다"라면서 "마포·용산·성동구도 32.07% 거래 비중으로 3채중 1채는 15억원 초과 거래였다"라고 분석했다.
그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완화 및 연내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과 종합부동산세 인하 기대가 큰 편이라 '똘똘한 한 채'의 선호가 강남3구와 한강변 일대로 집중하고 있다"라면서 "향후 신축 공급 희소성이 더 큰 곳, 주택시장 경기변동에 대비해 가격 회복 탄력성이 더 높은 지역으로의 수요 쏠림이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달 말께 분양했던 래미안원펜타스는 분양가상한제 적용지역이었지만 1순위 일반청약에 9만명 이상이 몰리는 등 청약광풍 수준이었다. 이달에는 강남 도곡동에서 또 다른 분양가상한제 적용단지인 '래미안레벤투스'가 분양 출격을 앞두고 있다. 잇따른 로또청약에 수만명에서 수백만명의 청약자들이 몰리면서 부동산시장이 또다시 수도권을 시작으로 과열 양상이 번지고 있다. 이에 청와대는 투기 수요를 억제하는 정책을 마련하라는 긴급 지시를 내렸지만, 정부의 안일한 공급 대책에 실수요자들은 또 다시 불안에 떨고 있는 실정이고, 이는 집값 상승과 매수세를 부채질하는 양상이다. 정부는 공공임대주택 등 공급대책을 임시방편으로 내놓고 있지만 설익은 처방은 오히려 서민들과 주거취약계층의 영혼까지 끌어모은다는 '영끌'과 빚투만 또 조장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