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각 사)
제약사들의 올해 3분기 실적이 일제히 상승했다. 올초 정부의 의대 증원 결정으로 발생한 의료 대란 여파 우려를 보기 좋게 벗어난 것이다. 국내 제약사들의 수출과 판권계약에 따른 기술료 유입 등 글로벌시장에서 선전한 결과란 분석이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올해 3분기 누적매출이 1조532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0.9% 증가했다.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이 1조5000억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3분기 수익성 상승세가 눈부셨다. 유한양행의 3분기 영업이익은 545억원으로 무려 690.6% 껑충 뛰었고 매출액은 5852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4.8% 증가했다.
유한양행의 3분기 큰 폭의 실적 증가는 폐암 치료 신약 렉라자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에 따라 파트너사 미국 얀센으로부터 받은 기술료(마일스톤) 영향이 컸다. 실제 유한양행의 3분기 라이선스 수익은 981억원으로 전년 동기(5억원)보다 1만9494% 폭증했다.
한미약품 역시 올해 3분기 누적 매출 1조1000억원을 기록하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또 갈아치웠다. 로수젯, 아모잘탄 등 주력 품목들의 급격한 성장에 따른 것으로, 한미약품은 6년 연속 국내 원외처방 매출 1위를 기록 중이다. 구체적으로는 이상지질혈증 치료 복합신약 로수젯의 상반기 누적 원외처방 매출이 1000억원을 돌파한 가운데 3분기 처방액은 전년 동기보다 17.5% 증가한 535억원을 달성했다. 고혈압 치료 복합제 제품군 ‘아모잘탄패밀리’도 3분기 367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같은 기간 GC녹십자는 영업이익이 소폭 줄었지만 누적 매출액이 1조239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4% 증가했다. 특히 3분기 들어 실적 개선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GC녹십자의 올해 3분기 매출액은 464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8%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22억원으로 20.8% 증가했다. 이 같은 상승세는 혈액제제 ‘알리글로’(ALYGLO) 미국 판매가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되면서다.
알리글로는 지난해 1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품목허가를 획득한 데 이어, 지난 7월 초도 물량이 출하되면서 미국에서 본격적인 판매가 시작됐다. 현재 미국 내 사보험 가입자의 80%를 확보한 상태로, 예정대로 판매가 순항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펙수클루와 나보타 등 자체개발 의약품의 성장세로 별도기준 3분기 누적 매출액이 9381억원을 기록하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220억원으로 20.3% 증가했다.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의 3분기 누적 매출은 1376억원에 달했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 큰 활약을 거두고 있다. 현재 나보타는 전 세계 톡신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미국에서 미용 시장 분야 중 매출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펙수클루는 3분기 누적 매출이 739억 원으로 연매출 1000억 원 달성이 유력해 보인다.
종근당은 별도기준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이 1조1469억 원으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회사 측은 HK이노엔의 위식도역류질환 케이캡의 공동 판매 계약이 종료됐으나 기존 품목의 순항과 함께 신규 품목 '펙수클루'(위식도역류질환), '고덱스'(간질환) 등이 반영되면서 실적 개선을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동아에스티는 전문의약품 사업의 선전으로 4년 만에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동아에스티의 3분기 누적 매출은 477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6% 증가했다. 성장호르몬제 ‘그로트로핀(재조합인성장호르몬(소마트로핀))’과 생약 성분 기능성 소화불량 치료제 ‘모티리톤’의 매출이 증가하면서 성장세를 견인했다는 것의 회사 측의 설명이다.
앞서 증권가는 올해 의료대란이 장기화 되면서 실적이 어두울 것으로 전망했었다. 의료 서비스 제공이 원활하지 않으면 의약품 처방량도 줄어 제약사 매출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요 제약사들은 장기간 연구개발(R&D) 투자로 나온 신약 개발의 성과와 수출 등 신성장동력을 마련해 실적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의료대란으로 인해 실적 하락을 예상했지만 지속적인 R&D 투자의 성과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실적에 대한 우려를 없앴다"며 "현재 많은 제약사들이 R&D 투자를 통해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 진출을 통한 매출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