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대산업개발 본사 전경. (사진=HDC현대산업개발)
HDC현대산업개발(HDC현산)이 '서울원 아이파크'의 분양 마무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로 인한 법적 분쟁이 지속되면서 브랜드 신뢰도와 경영 안정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는 상황이다.
이에 HDC현산은 국내외 주택사업과 복합개발 프로젝트를 확대하며 실적 회복을 추진하는 동시에, 해외 수주와 친환경·스마트 건설 기술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려 하고 있다.
■ ‘서울원 아이파크’ 완판 초읽기…“광운대역세권 랜드마크 관심”
20일 HDC현산 등에 따르면 회사는 서울 노원구 광운대역세권 개발의 핵심 프로젝트인 ‘서울원 아이파크’의 마지막 잔여 세대 분양을 마무리하며 계약 마감이 임박했다. 이 단지는 서울 동북권에서 보기 드문 초대형 복합개발 사업으로, 주거와 상업, 업무, 문화시설이 결합된 미래형 도시 공간을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총 15만㎡ 부지에 조성되는 ‘서울원 아이파크’는 지하 4층~지상 49층, 8개 동 규모로, 분양형 공동주택 1856가구, 공공임대 408가구, 레지던스 768실 등 총 3032가구로 구성된다. 지난해 11월 청약에서 2만2100명이 몰리며 평균 경쟁률 14.94대 1을 기록했고, 1월8일 무순위 청약에서는 558가구 모집에 1만353명이 신청하며 모든 타입이 마감됐다.
HDC현산 관계자는 “광운대역세권 개발이 주거, 업무, 상업 기능이 융합된 복합도시로 조성되면서 랜드마크로 수요자들의 관심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마지막 잔여 세대 분양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서울원 부지 내 레지던스 768실도 연내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HDC현대산업개발 서울원 아이파크 투시도 (사진=HDC현대산업개발)
■ 브랜드 신뢰도 흔드는 ‘광주 화정아이파크 사고’…법적 리스크 지속
그러나 HDC현산이 ‘서울원 아이파크’ 분양에서 성과를 내고 있지만, 지난 2022년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의 후폭풍이 지속되면서 브랜드 신뢰도 회복이 중요한 과제로 남아있다.
이 사고로 6명의 노동자가 사망하고 1명이 부상을 입었고, 이에 따라 국토교통부는 서울시에 HDC현산의 등록 말소 또는 최대 1년 영업정지 처분을 요청했다. 이 사건 관련 법적 공방이 이어지면서 처분이 지연됐고, 최근 1심 선고에서 일부 경영진이 무죄 판결을 받으면서 행정처분 수위에 대한 논의가 다시금 불거지고 있다.
이에 광주 화정아이파크 입주예정자협의회는 과도한 행정처분이 입주 차질을 초래할 수 있다며 서울시에 선처를 요청하는 탄원서를 서울시에 제출했다.
협의회는 “사고에 대한 법적 처벌은 불가피하지만, HDC현산이 철거 뒤 재시공이라는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서는 회사 경영의 안정성이 보장돼야 한다”며 “영업정지 처분이 내려질 경우 입주 일정 차질과 추가적인 피해가 우려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와 함께 HDC현산의 브랜드 신뢰도 회복 역시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한때 ‘아이파크’ 브랜드는 국내 프리미엄 아파트 시장에서 강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었으나, 사고 이후 일부 지역에서는 브랜드 선호도가 하락하며 소비자 신뢰를 되찾기 위한 노력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광주 화정아이파크가 붕괴 사고 후 다시 지어지고 있다. (사진=연합)
■ 주요 주택사업·복합개발 프로젝트로 실적 회복 추진
HDC현산은 ‘서울원 아이파크’뿐만 아니라 대형 복합개발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실적 개선을 노리고 있다. 현재 HDC현산은 대규모 복합개발 프로젝트를 본격 추진하며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나섰다.
서울원 프로젝트(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는 4조5000억원 규모로 진행되며, 용산철도병원 부지 개발은 2025년 8월 착공 예정이다. 잠실 스포츠/MICE 프로젝트는 2조1672억원 규모로 2026년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복정역세권 개발사업도 1조3000억원 규모로 추진된다.
이와 함께 수원·청주·서산 등 자체 사업지 개발도 지속 확대하고 있다. 2025년 매출은 4조3000억원으로 예상되며, 신규 프로젝트 착공 지연으로 기존 전망보다 하향 조정됐지만, 대규모 복합개발을 통해 실적 개선과 기업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앞서 HDC현산은 지난해 연간 매출 4조2562억원, 영업이익 1846억원, 순이익 155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대비 1.2% 증가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4%, 9.9% 줄었다. 특히 4분기 실적이 부진하면서 연간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HDC현산 관계자는 “건설 시장 불확실성과 원가 부담 증가로 인해 선별 수주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면서도 “서울원 아이파크 착공과 수원 아이파크시티 준공 등 여러 진행 중인 프로젝트로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KB증권 장문준 연구원은 “광주 화정 사고 관련 행정처분 가능성 등의 리스크가 있지만, 서울원 아이파크의 높은 수익성과 1분기 계약금과 중도금 유입이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 HDC현산, 법적 리스크를 넘어서 위기 돌파 가능할까?
HDC현산은 '서울원 아이파크'의 성공적인 분양을 기반으로 실적 회복을 도모하고 있지만, 여전히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의 법적·행정적 후속 조치가 남아 있다.
향후 법적 리스크가 장기화될 경우, 주택사업 수주 경쟁력이 약화되고 신규 프로젝트에서도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또한, 정부의 부동산 규제와 글로벌 건설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외부 변수도 경영 전략 수립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HDC현산이 지속적인 리스크 관리와 브랜드 신뢰도 회복을 위해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며 “‘서울원 아이파크’를 시작으로 한 대형 복합개발 사업을 통해 기업 가치를 증명하고 안정적인 재무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장기적인 성장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