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바로사-깔디따 가스전 (사진=SK이노E&S)

오는 9월 첫 LNG 생산 시작, 수익성 주목

‘기후 악당’의 오명을 쓰게 한 호주 바로사 가스전이 13년 만에 결실을 맺는다. SK이노베이션 E&S(이하 SK이노E&S)가 2021년 35% 지분 취득하며 개발에 직접 참여한 북미 우드포드 가스전, 호주 바로사-깔디따(호주 바로사) 가스전 사업이 4분기 첫 액화천연가스(LNG) 생산을 시작한다. 바로사 가스전 개발은 ‘저탄소 LNG’로 평가하는 시작과 ‘기후 재앙’으로 보는 입장이 극명하게 갈리는 가운데 진행됐다. 그러나 이제 시장의 관심은 환경을 뒤로 하고 ‘수익성’으로 옮겨가고 있다.

SK이노E&S는 LNG 직도입으로 수익성을 확인한 이후 2021년 호주 바로사 가스전 지분 매매계약을 체결, 3억1000만달러를 투자했다. 이를 바탕으로 탐사·개발·생산(업스트림) 사업부터 LNG 수입 터미널 및 전용 선박 4척 운영 등 운송·저장·송출(미드스트림) 사업을 구축했다. 현재 해저 생산시설물과 파이프라인 설치를 마무리하는 단계로, 가스 생산의 핵심 설비인 FPSO(부유식 천연가스 생산·저장·하역 설비) 선박 역시 싱가포르에서 조립을 마치고 시운전 중이다.

바로사 가스전 사업에 반대하는 티위 제도 원주민들 (사진=기후솔루션)

'온실가스 발생량 > 천연가스 생산량' 기후악당 지목

하반기 가동이 시작되면 연간 130만t LNG를 추가로 생산할 수 있다. 바로사의 물량은 SK이노E&S 총 도입 물량의 20%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기존 다윈 LNG 터미널 설비를 그대로 활용하는 브라운필드 프로젝트 방식으로 투자비 절감이 가능하고 컨덴세이트(천연가스 채굴 시 부산물로 생산되는 휘발성 액체 탄화수소) 물량 확보로 높은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다고 평가한다. SK이노E&S는 다윈 LNG 터미널과 바유운단 폐가스전 시설에 대한 2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바로사 가스전은 환경단체와 원주민 반발로 수년간 어려움을 겪었다. 육상 LNG 터미널을 연결하는 260km 길이의 파이프라인은 호주 멸종위기종인 올리브리들리 바다거북과 납작등 바다거북의 서식지를 가로지르게 설계돼 지역 원주민들의 반발을 샀다. 2023년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전세계기후환경단체들의 연대체인 ‘기후행동네트워크’는 바로사 가스전 참여를 이유로 한국에 ‘오늘의 화석상’을 수여하기도 했다. 호주 연방 법원은 지난해 원주민의 주장을 최종 불수용했다.

SK이노E&S에 따르면 바로사 가스전에서 배출될 온실가스는 연간 350만t 수준이다. 이는 천연가스 350만t을 생산할 때 나오는 온실가스(240만t)와 천연가스 액화 과정에서 나오는 온실가스(160만t)를 합산한 수치다. SK이노E&S는 이를 포집 및 제거하는 CCS(Carbon Capture & Storage) 기술을 적용해 이를 해결할 계획이다.

동티모르 해상에 위치한 바유운단(Bayu-Undan) (사진=SK이노E&S)

CCS 기술 통해 탄소 수익화…실효성 여부 관건

바유운단 CCS 설비는 연간 1000만t 이상의 탄소를 처리할 수 있는 시설이다. CCS 기술은 이산화탄소를 포집한 후 설비를 통해 지하저장소에 저장하는 형식이다. ‘탄소 저장소 운영’으로 수익성 창출이 가능해 업계의 관심을 모은다.

반면 일각에서는 CCS 기술에 대해 “전세계적으로 탄소포집·저장·활용 기술은 대부분 응용연구 수준”이라며 아직은 연구단계라는 주장도 있다. 또, CCS는 탄소 주입 시스템·파이프라인·진입로와 같은 인프라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환경에 영향을 줄 수 있고, CCS 시설에서 사고가 발생할 경우 고농도의 이산화탄소가 지하수와 토양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CCS 기술이 온실가스 해결을 위한 방법으로 활용되지 못할 경우, 감축 등에 따른 비용 때문에 주주들에게 위험이 될 수 있다.

전유진 iM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트럼프의 에너지 시대가 의미하는 것들’ 보고서를 통해 “올해 하반기 호주 바로사 가스전 상업생산이 개시되면 SK이노E&S는 연간 130만톤의 LNG를 신규 확보하게 되는데, 이는 단순히 업스트림 확대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SMP 하향 안정화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다운스트림 사업의 안정적 이익을 유지하게 해주는 주춧돌 역할을 해줄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고무적이다"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