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빅테크 중심으로 증시 조정이 나타나면서 국내서도 외국인 매도세가 거세다. 연초 이후 외국인 순매도 규모만 7조원에 육박한다. 이런 가운데 국민연금 등 국내 연기금의 저점 매수도 덩달아 강해지고 있다. 이에 과거 연기금이 코스피 밸류가 낮아졌을때 저점 매수의 강도가 컸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 연기금의 순매수 종목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신한투자증권은 14일 보고서를 통해 "미국 빅테크 중심으로 쏠림 해소가 크게 나타난 만큼, 다음 주는 기술적 반등을 기대할 만하다"면서 "특히 살펴볼 것은 반도체"라고 밝혔다. 엔비디아의 GTC 2025 행사를 통해 위축된 AI 투심 회복 기대감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마이크론 실적발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들의 향방을 가를 중요한 이벤트다.
특히 국민연금 등 연기금의 수급기조를 잘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기금은 지난해 12월27일 이후 34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보여왔다. 역대 최장 랠리 기조다. 강진혁 애널리스트는 "그만큼 작년 하반기 코스피가 부진하면서 연기금의 국내 주식 보유 비중이 목표치를 크게 이탈했다고도 볼 수 있다"며 "연기금이 저점매수를 시작할 만큼 국내 주식시장 밸류가 낮아졌다는 의미"라고 진단했다. 그는 "국민연금은 국내주식 비중이 크게 낮아진 상태에서 목표 비중과의 괴리를 메울 필요가 있다"며 "국민연금 등 연기금은 추세추종보다는 저점매수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국내 연기금은 코스피지수의 12개월 후행 PBR이 0.9 이하일 경우에 적극 매수에 나서는 모습을 보여왔다. 연초 이후 외국인은 6.9조원 순매도, 연기금은 3.4조원 순매수 기조다. 물론 국민연금의 경우 수익률 확보와 동시에 안정적 자금운용을 목표로 하는 만큼 국내 주식을 목표 비중 상단까지 채우진 않을 것이란 게 중론이다.
강 애널리스트는 "연기금 등이 매수한 업종·종목은 역발상적 관점에서 관심이 유효하다"면서 "연기금 등의 순매수 랠리가 시작된 12월 27일 이후 순매수 업종은 반도체·화학·SW 등이 상위를 차지했고, 운송·조선·필수소비재에선 순매도가 나타났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