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제약·바이오 산업은 글로벌 정책 리스크와 기술 혁신이 동시에 작용하는 전환기에 진입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비만과 항암이라는 큰 틀의 흐름 속에 주목해야 할 기업들로 한미약품과 리가켐바이오 등이 꼽혔다.

26일 이지수 다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IRA(인플레이션 감축법)의 약가 협상 대상 확대, MFN(최혜국 약가) 모델 도입 검토, 의약품 수입 관세 부과 가능성, FDA 및 NIH(국립보건원)의 구조조정/예산 삭감 등 규제 환경이 한층 강화되는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애널리스트는 이러한 불확실성 속에서도 비만, 항암제, 희귀질환 등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견고하며 특히 신규 모달리티(New Modalities)에 대한 글로벌 제약사들의 투자는 오히려 확대되는 추세라는 데 주목했다.

GLP-1 기반 비만 치료제는 공급 정상화 이후 경쟁 국면에 본격 진입했으며, 경구 제형 및 장기 지속형 주사제 등 제형 혁신을 둘러싼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는 것.

그는 "항암제 영역에서는 면역관문억제제의 성장 둔화와 함께 ADC(항체-약물 접합체), 이중항체, TPD(표적 단백질 분해제), RPT(방사성 치료 제) 등 기술 기반 모달리티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글로벌 제약사들은 이에 대응해 기술이전, 공동 개발, 바이오텍 인수 등으로 핵심 플랫폼 확보에 나서고 있고, R&D 투자 규모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리가켐바이오와 에이비엘바이오는 글로벌 수요에 부합하는 ADC, 이중항체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펩트론과 디앤디파마텍은 각각 지속형 주사제(SmartDepot), 경구 제형 플랫폼 (ORALINK)으로 기술 차별화를 확보하고 있는 상황.

이 애널리스트는 "한미약품은 GLP-1/GIP/GCG 삼중작용제와 신규 타겟 약물로 비만뿐 아니라 MASH 시장까지 진입하며 파이프라인을 확장하고 있다"며 "정책 리스크가 지속되는 환경에서는 업종 전반보다는, 파이프라인 완성도와 임상 모멘텀, 기술 경쟁력이 입증된 기업 중심의 선별적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에 이 애널리스트는 업종 내 Top-pick으로 한미약품과 리가켐바이오, 차선호주로 에이비엘바이오, 관심 종목으로는 디앤디파마텍과 펩트론을 제시했다.